작성일 : 13-07-25 20:40
감사합니다
 글쓴이 : 이현진
조회 : 7,677  

 오늘 우리 다롱이를 거기서 마지막 이별했습니다.  여러모로 애써주시고 끝까지 잘 처리해 주신 종사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롱이3-2.JPG


 

 

 

 

 

 

 


보명 13-08-01 21:24
 
15년 넘게 우리와 同苦同樂하다가 간 너, 어제는 너의 初齋날, 할매는 절에가서 종일 정성드려 기도하고 나는 너의 곁에서 촛불 밝히고 향켜고 평소 네가 촣아하던 쥐포와 연어, 상투과자등을 네앞에 차려놓고 너와 함께 했다. 평소와 같이 그리도 떠나기 전 생생히 死力을 다해 할말 다 하고 간 널 感動으로 기억한다.
  氣品있고, 堂堂하고, 思慮깊고, 어디하나 흠잡을 데 없이 살다간 영원한 우리의 다롱이, 부디 평소의 念願되로 人道還生하여 다시 因緣을 잇자구나.
보명 13-08-03 12:06
 
다롱아
처음 우리 집에 온 날
사슴 같은 모습으로
낮 가림도 없이 한 식구이듯
그날부터 15년 우리와 같이
생사고락을 함께 하던 너
그렇게도 당당하고 기품 있던 너
이제는 이승과 저승으로 나뉘어
다시는 너의 그 매력적인 모습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구나
할매 품에 안기어 초롱초롱
그리도 쌩쌩하게 사력 다해
온갖 애기 다하고 떠나간 너
깨끗하고 감명 깊게 떠나간 너
평소에 전화하던 모습대로
때때로 꿈에라도 나타나 보렴으나
모두들 너를 영원히 기억하마!
보명 13-08-04 12:27
 
마지막 너의 모습, 평소에도 말을 잘 하던 그대로
더 또록또록 힘주어 말하는 구나 생각하고
할매한테 안기어 펀안하니까 잠시 아픈 것도 잊고
저렇게도 힘주어 말도 잘한다고 무심코 그 장면,
너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기지 못했는데
말을 마치자 순간적으로 슴을 멈추고 이승을 하직한 너,
생시와 같이 눈에 선하구나.
보명 13-08-24 17:34
 
다롱이(1) -2004.8.25-
  우리 집 막내 요크셔테리아의 이름이 ‘다롱이’ 입니다. 요놈이 여섯 살이나 됩니다. 몸무게야 3.5키로 밖에 안 되지만 아주 사람 간이 녹아 내리게 잘 생기고, 요키 종류가 다 그렇듯이 맹랑한 놈이죠. 제집 식구들 외에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놈이라 식구 외에는 누구든 날쌔게 달려들어 물어버리기 때문에 길을 나설 때는 꼭 목줄을 해야 하고 데리고 다니며 잠시도 방심하면 안 됩니다.
  얼마 전에는 장모께서 몸이 불편하여 한달 여 우리 집에 와 계신 적이 있는데 두 번이나 물렸습니다. 한 번은 할머니가 물리시곤 아파서 우셨다고 합니다. 마루문을 잠시만 열어 두어도 아래채에 계시는 할머니가 바람 쐬러 마당에 내려올라치면 쏜살같이 뛰어나가 물어 버리죠. 주인도 지를 괴롭히거나 하면 느닷없이 달려들어 손이고 팔이고 눈 깜짝할 사이 물어뜯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오신 이후 텔레비전이 있는 큰방에는 얼씬도 못하시니 좋아하시는 연속극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몇 번이나 쥐가 마루에 들어와 산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요놈이 한사절단하고 며칠을 뒤집고 다니며 기어이 찾아내 쫒아내곤 했죠. 이놈이 얼마나 귀염을 받는가하면 잘 때는 이놈이 지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한테나 붙어서 베개를 같이 베고 자거나 발치에서 자곤 하는데 보는 사람마다 추울 때는 덮어주기가 바빠요. 통닭이나 뭐 간식거리를 먹거나 상에 고기라도 올리면 이놈부터 시식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료를 먹을 때는 꼭 돼지고기 삶은 것을 잘게 썰어 세끼를 같이 먹어 왔는데, 몇 달 전에는 기어이 탈을 내어 동물병원에 다니며 한달 여 통원치료를 받느라 30만원이나 까먹었습니다. 이것저것 검사받고 꼴에 안겨서 링거 맞고, 약 타먹고 그랬지요. 첫날은 이틀이나 토하고 싸고 초죽음이 되어 실려 갔으니 누구를 물 정신도 없었지만 이튿날부터는 의사고 간호사고 물어뜯으려 해서 입마개를 씌우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모두들 우리 ‘다롱이’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들 합니다. 사료 외에는 절대로 딴 것은 먹이지 말라고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먹어온 습이 있어서 사료만은 먹질 않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고기를 조금 양념으로 같이 얹어주며 “자 반찬 올렸다. 먹어라”하면 그때서야 맛있게 먹습니다.
  매일 같이 들어오는 신문도 그때 마루문이 열렸다 하면 쏜살같이 뛰어나가 악을 쓰며 신문을 물어 흔들고 갈가리 찢어 놓습니다. 누가 벨이라도 울렸다 하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죠. 산보 나갔다가 누가 지 주인한테 길이라도 묻는다고 말을 붙이면 고함을 지르며 물려고 합니다. 그간 부주의해서 몇 번 행인들을 물어 그때마다 병원에 가느라 몇 만원씩 병원비 물어주고 백배 사과를 하곤 했었지요. 그래도 우리 ‘다롱이’이니까 다 용서가 됩니다.
  지금이 한창 더운 시기이지만 털을 제 때 깍지를 못해 꼴이 말이 아니지만, 개 미용실에서 깎일라치면 이놈 성질 때문에 전신마취를 시켜야 하니 번번이 집에서 깎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한번에 하지 못하고 그놈을 얼레고 달래고 하여 몇 번에 나누어 깎입니다.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물 받아 둔데 만 있으면 턱하니 들어 앉아 더위를 식히곤 물투성이 그대로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지 않나 천성아 깨끗한 것을 좋아해 빨래 새로 해 개어 둔 것이 있으면 꼭 거길 올라가잡니다.
  이웃집에 신경이 아주 예민한 아주머니가 한분 있어 몇 번이나 잔소리를 듣고, 이놈은 이놈대로 지를 싫어하는 것을 알아 그 아주머니와 길에서라도 마주치기만 하면 한사코 물어 뜯겠다고 짖어댑니다. 그런데 한 삼년 지나고 나니까 이 아주머니께서 손들고 말았습니다. 요즘은 짖는 소리가 담 넘어가면 “야, 시끄럽다” 그러곤 말고, 길에서 만나 짖어대면 “야, 알았다 알았어.” 하고는 웃어넘깁니다.
  특히 우리 막내와는 무슨 상사가 들었는지 걔가 한번씩 서울에서 내려올라치면 꼭 막내와 붙어 자고 서울에서 전화를 하면 전화기에 붙어 앉아 짖어 대다가 지부터 바꾸라고 짖어 댑니다. 바꾸어주면 무슨 사연이 그리 많은지 구구절절 짖는 양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시급히 이사를 가야할 처지이지만 요즘은 아파트에서도 개 키우기가 용이치 않으니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이 한옥에서 차일피일 하고 있습니다. 마당이 넓어서 이집이 우리 ‘다롱이’ 에게는 안성맞춤이니까요. 심지어 우린 농으로 그러고는 합니다. ‘이집이 어디 우리 집이냐 다롱이 집이지. 우린 다롱이 집에서 얹혀서 살고 있는 셈이다’ 이럽니다.
  이런 ‘다롱이’는 우리의 한 식구로 확고부동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남은 생을 우리와 같이할 수밖에 없겠지요. 특히나 명리학상으로 봐서 아들놈이 둘이라야 좋다는데 아들이 하나 밖에 없으니 이놈이 모자라는 하나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고, 딸애들이 이놈이 들어온 뒤부터 지네들 하는 일들이 잘 풀리고 운이 도우는 것 같다며 애지중지하고 있습니다.

다롱이(2) -2005.10.23-
 우리의 귀염둥이 다롱이(요키)가 또 사고를 쳤다. 산책길에 전봇대에다 쉬를 하고 있다가 옆을 지나는 동네 아이를 번개같이 달려들어 장딴지를 물어 버린 것이다. 가까운 수성병원에서 주사를 맞히고 약을 지어 먹인 거야 당연하지만 애 엄마, 할머니, 고모들하며 줄줄이 해대는 바람에 집사람이 온갖 수모를 다 겪고는, 요놈을 몇 시간 동안이나 목욕탕에 가두어 두고 벌을 세우긴 했지만 밤에는 같은 베개에 토닥거리며 데리고 잔다.
  강아지 인들 타고난 천성이 제 식구 아니면 일단 달려들어 물어놓고 보니 아무리 조심해도 1,2년에 한번쯤은 사고를 친다. 지식구들이라도 갖고 노는 장난감을 뺏거나 밤 같은 것을 주었다 다시 뺏으려하면 사정없이 손을 물어 버린다. 그래도 하는 짓아 귀엽고 예뻐서 그냥 오냐오냐하니까 집에서 제일 어른 노릇을 하려고 한다. 잠자는 것도 제일 상석을 차지하고 밥상에 고기라도 올리면 지키고 앉아 있다가 저부터 주라고 악악거린다.
  매일같이 던지고 가는 신문도 용케 그 시간을 알아 마당에서 놀고 있다가는 신문이 올 시간이면 턱하니 대문 앞을 지키고 있다가 신문이 던져지면 고함을 있는 데로 지르며 신문을 물어뜯고 밟아서 갈가리 찢어 놓는다. 마당에 가끔 들르는 고양이도 기어이 쫒아내어야 하고 쥐들은 봤다하면 쫒아가 쥐구멍을 파헤치며 나오라고 낑낑거리고 고함치고는 이 구멍 저 구멍을 쫒아 다닌다. 어쩌다 대문이 열려있으면 지나가던 사람이 봉변당하기 일쑤이고 언젠가 한번은 어설픈 밤손님이 담을 넘었다가 혼쭐이 나서 도망가기도 한 적이 있다. 그런 날이면 한참을 짖어대다가 쫒아 와서는 귀에다 대고 무어라 얘기하는 것이 아마도 ‘이상한 놈이 집에 들어와 내가 쫓아내었지’ 하며 자랑하는 모양이다.


다롱이(3) -2005.11.3=
  집사람 서울 막내한테 가고 우리의 다롱이가 종일 혼자 집에 있게 되었다. 오늘도 잠시 낮에 들러 점심주고 쉬를 시켜 놓고 “갔다 올게 놀고 있어라”하니 힘없이 방에 들어가 웅크리고 누워 버린다. 이제 날은 어두워지는데 불 켜줄 사람 없으니 깜깜한 방에서 이제나 저제나 누가 오나하고 인기척만 기다리고 있겠지.
  이놈 때문에 집사람이 어디 볼일 보러 갔다가도 서둘러 귀가하곤 하는데 이번 며칠은 어쩌는 수 없이 혼자 내버려 두는 수밖에. 백련암 아비라 기도가는 때 빼고는 드문 일이다.
  토, 일요일은 딸애가 틈틈이 봐주고 월요일은 내가 쉬는 날이라 봐주는데 평일은 어쩌는 수가 없다. 낮에는 내가 잠깐 들러 점심 챙겨주고 나면 딸애가 강의 시간 도중 틈이 생기면 집에 들러 잠시 같이 놀아 주곤 한다.
 저녁이면 내가 직장에서 저녁을 먹고 퇴근하자 말자 바로 그놈부터 목줄하고 신보를 시킨다. 이럴 때는 종일 기다린 것은 다 잊고 오로지 밖에 나가는 것만 좋아서 길길이 뛰며 좋아서 지나는 사람마다 다 짖어대고 난리다.
이제나 저제나 누가 오나 하고 기다릴 다롱이 생각에 하루가 초조하기만 하다.


다롱이(4)  -2011.5.15=
  다롱이! 우리 요키의 이름입니다. 13년 넘게 우리와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저께 집사람이 아비라 기도가고 요놈과 며칠 씨름을 하고있는 중입니다. 같이 먹고, 같이 자고 사람과 꼭 같습니다.
오늘은 이놈을 안고 말을 부칩니다. “ 어쩌다 몸은 개로 받았지만 개로 살지 말고 사람으로 살다 가거라” 하고... 알아 듣는지 말끄럼이 쳐다봅니다.
  한 달전 종양 수술을 받고 이제 거의 회복이 다되어 예전 같이 잘 짖고, 전화도 잘 받고 하지만 나이가 있으니까 하루 한 두번 외출 나가는 것도 전에는 한 시간 이상씩 다니더니 요 근래는 한 30분 용변만 해결하고는 집으로 들어갈려고 합니다.
  개 수명으로는 앞으로 몇 년 남지 않아서 벌써부터 저 세상으로 보낼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만나면 헤어지는 게 당연하지만 저 세상 보내고 나면 두고두고 생각하게 되겠지요. 절에만 가면 지 축원은 빼 먹지 않습니다. 來生에는 사람 몸 받아 잘 살라고 말입니다.
    -카페에 올린 글 중에서 너를 추억하며 옮긴다-
보명 15-08-20 16:14
 
내달에 서울 1년차 종합검진 받으러간다. 그리고는 너 만나러 가야지. 그동안 잘지내고 있거라.
우리 착한 롱아야. 오늘 유달리 네가 보고싶다. 할매가 네사진이랑 주위를 깨끗이 해노았네.....
보명 15-11-19 04:03
 
우리 다롱이는 잘지내고? 우리는 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