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명 이랑 태어난날 2003년 6월 6일
성 별 여아 하늘로간날 2016년 9월 14일
품 종 말티즈 당시몸무게 3.2Kg
주인명 문영주

 

참배: 6,103 명 헌화 : 863 번


이랑아~ 이제 안 아픈 곳에 있니? 2015년 난소암, 자궁암 수술도 잘 견뎌준 니가 1년 만인 2016년 5월 22일 유방암 전이 소견이 나와 수술을 했지. 나이도 많고 수술 부위도 넓어서 개복 후 반만 수술하고 나머지 절반을 남겨둘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에도 난 그러려니 했어, 6월 11일 토요일 갑자기 걸음걸이가 휘청거려 늦은 밤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몇 가지 검사만 하고 발길을 돌렸지. 일요일 새벽까지 넌 잠 한숨 자지 않고 온 거실을 배회하길래 상태가 심각함을 알고 아침 병원 문 열자마자 진료실로 향했고 그길로 넌 긴 입원생활이 시작되었지. 스테로이드에도 반응이 없던 넌 결국 골육종 진단을 받고 하반신 마비가 되어 엉덩이를 끌면서 다녔고 난 휠체어를 주문제작해서 널 태우곤 했었지. 골육종이란 그 병은 너의 척추뼈를 점차 녹아내리게 했고, 그 무렵 감각이 없던 뒷발을 핥아대다 결국 괴사가 진행되었고 한달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난 널 데리고 병원에 소독하러 다녔고. 결국 발가락 하나를 절단하고, 그리고 나서도 보름을 넘게 병원을 더 나녔었지... 8월 초 동군이가 디스크, 탈장 수술을 한다고 병원에 입원할 때만 해도 난 이랑이는 걱정도 안했어. 그런데 엑스레이 상에서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것 같다고 하였고, 그 이후 넌 주 2회 병원을 방문하며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시작했고, 그 무렵부터 발작을 하기 시작하더구나. 처음 발작을 하고 목이 뒤로 젖혀지고 오른쪽 앞 발이 뻣뻣해질 때 난 니가 하늘나라로 가는줄 알고 펑펑 울었지. 널 부드럽게 마사지 해주면서 "아기 강아지, 흰둥이 강아지, 꺄꿍이 강아지, 이랑이 강아지, 사랑합니다, 사랑할까요, 사랑합시다"라고 읖조려 주니 1분도 안되어 정상으로 돌아왔어. 그날부터 넌 하루에 한번씩은 꼭 발작을 했고 최근에는 하루에 서너번도 했지. 그러나 난 발작에 대처하는 법이 익숙해져서 무섭지는 않았단다. 아픔을 이겨내는 니가 더 고마웠고... 그러나 9월 초가 되자 하루에 1센티씩 암이 자라더구나. 담당 선생님은 추석 넘기기 어려울거라 하셨어. 초음파 상에는간, 폐, 신장, 심장, 온 몸에 전이가 되어 있었지. 암이 커져 위를 압박하니 그 좋아하던 닭가슴살과 육포조차 거부하고... 물만 겨우 마시고... 난 우리 이랑이가 물을 몇번 핥아 먹는가도 세었었어. 많이 마실 땐 130회를 핥아 마셨어... 9월 10일 아무 것도 먹지 않으려 하고 목도 못가누는 널 데리고 병원가서 각종 검사를 했더니 검사 결과가 너무 안 좋았어. 빈혈도 심했고 신부전도 와 있더라. 긴급 수혈을 했었고 오랜만에 널 안을 수 있었어. 하반신 마비가 와서 널 함부로 안을 수 없었기에 눈으로만 바라보다 오랜만에 안아볼 수 있어 무척 좋았단다. 수혈이 거의 끝나고 집에 가려니 니가 딸꾹질을 했지. 그게 수혈 부작용이라고 널 입원시킬수밖에 없었고. 하루 입원해 있는 동안 혈뇨도 심하게 봤다고 하길래 9월 12일(월) 난 널 퇴원시키겠다 했어. 담당 선생님은 도파민치료라도 하자 하셨지만 난 작별인사를 못할까봐 무서웠던 거야. 부모님댁에 널 데려갔을때 오랜만에 똘망똘망한 눈으로 가방안에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눴지. 밤 10시 널 데리고 집에 와서 늘 먹던 마약성 진통제를 주사기에 넣어 너의 입 속으로 넣은 거. 그게 눈뜬 널 본 마지막 순간이 되었구나. 9월 13일(화) 새벽 평소와 다른 거친 숨소리에 지유 이모를 불렀고 지유 이모는 하루종일 너의 곁에 있었어. 발작이 너무 심해지고 멈추지 않아 오후 1시 진통제를 하나 더 줬더니 그때부터 깊은 잠에 빠져든 너. 그리고 추석을 하루 앞둔 9월 14일(수) 오전 9시 40분 진료시간, 오후를 넘기기 어려울 거란 담당 선생님의 얘기. 그리고 집에 와서 너만 바라봤어. 오후 3시 30분 넌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끝냈지. 마지막까지 효도하는구나... 파트라슈가 추석 전날 5시까지 하고 추석 당일 휴무라 하니 넌 시간을 잘 맞춘거야. 시간맞춰 가느라 난 울고불고 하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널 데리고 파트라슈로 향했지. 넌 작은 스톤으로 내 곁에 있고 너의 일부는 낙동강 강변에 뿌렸단다. 14년을 함께 하면서 강이나 바다에 한번도 못 데려간게 너무 미안해. 이랑이 남자친구인 동군이도 허전한지 잠도 안 자네. 이랑이가 아무 것도 먹지 않아 지난 일요일 너를 입원 시켜 놓고 펫월드 가서 간식을 종류별로 한 박스를 샀어. 그 중 하나라도 먹겠지 싶어서... 그런데 넌 간식 하나 손도 안대고 떠났구나. 그건 14년을 함께 한 너의 남자친구 동군이를 위해 남겨둔 선물인거지? 내 곁에서 늘 함께 해준 이랑아,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 강아지 친구들과 무지개동산에서 놀다가 엄마가 가면 그때 만나자. 아침 일찍 나가 밤 늦게 오고, 출장도 자주 다녀서 분리불안 많은 널 많이 외롭게 한 게 마음에 걸리네... 이제 또 무지개다리에서 날 기다릴 이랑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지만, 또 만날거란 기대를 안고 살아갈께~ 100살, 200살까지 살자는 약속을 못 지킨 너, 이랑아 너무너무 사랑해!!!
 
myj4528
16-09-14 21:25  
이랑아~ 너 하늘나라 가기 전 딱 일주일 전 사진이야. 사진 속 너의 눈망울이 아파 보이지만, 진통제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약기운에 잠만 자던 너보다 눈 뜬 너의 모습을 항상 기억하고 싶어 이 사진을 골랐어. 까만 눈, 예쁜 눈 보러 자주 올께~ 하늘나라에서 동군이 오빠 지켜줘~ 동군이 오빠마저 데려가면 엄마가 살 수가 없단다. 너 혼자 심심하더라도 동군이 오빠는 엄마 곁에 조금 더 있도록 니가 지켜줘. 이랑아...
patrasche
16-09-15 12:27  
파트라슈입니다.
이랑이 명복을 빌겠습니다.
myj4528
16-09-15 18:41  
이랑아, 오늘은 추석이야. 평소같으면 동군이와 함께 부모님댁에 가서 사랑받았을 너지만 이번엔 동군이와 둘이만 길을 나서는데, 얼마나 허전한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너를 뿌려놓은 낙동강을 한번 바라보니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집에 돌아와 동군이 목욕을 씻기는데, 내가 이랑이를 마지막으로 목욕시킨 게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수술하느라 그리고 하반신 마비가 와서 널 함부로 안을 수 없어 목욕도 못 시켰지. 생각해 보니 겨울이 마지막이었던 거야. 지금은 가을인데... 너무 속상하고 힘들어서 또 이렇게 널 추억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보고 싶구나, 이랑아~~~
myj4528
16-09-16 11:41  
우리 이랑이~ 하늘에서 엄마 내려다 보고 있니? 아침에 동군이가 물그릇을 엎지르는 바람에 바닥에 깔아놓은 이불이 다 젖었구나.  세탁기를 돌리러 베란다에 나가다 너 세상구경하라고 베란다 앞에 놓아둔 분홍색 방석이 눈에 띄네. 차마 빨 수가 없어서 코로 이랑이 냄새 한번 맡아보려 했는데, 아무 냄새가 안나 속상하구나.. 그 곳에서 일주일 전 베란다에서 놀이터 쪽을 바라보며 세상 구경을 하던 니가 또 생각나 이렇게 글을 남긴다.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는 놀이터의 계단... 이랑이와 늘 산책하던 곳이었지. 니가 하반신마비가 온 후로는 가방 속에 넣어 그 계단에 앉아 있곤 했는데, 니가 무지개다리 건넌 그날 아침 병원 다녀오면서는 왜 거길 들르지 못했는지... 그날이 마지막일줄 예감하고 있었으면서도 마지막으로 바람한번 못 쐬주고 널 보낸 게 또 마음이 아프구나. 뭐가 그리 급해서 집으로 바로 왔을까... 우리 이랑이한테 못해준것만 자꾸 생각나서 너무 너무 속상하고 눈물이 나...
myj4528
16-09-17 09:41  
이랑아~ 천개의 바람이 되었니? 오늘은 바람이 무척 거세구나. 오늘은 우리 이랑이가 바람되어 엄마 곁에 와 있나보다 생각하고 있어. 동군이가 분홍식 이불 위에서 거실쪽으로 얼굴을 내밀고 길게 뻗어 있는 모습이 우리 이랑이를 생각나게 하네. 하반신 마비가 와서 걷지도 못하는 니가 오랜 시간을 콩콩대며 거실로 나가 있는 걸 자다 깨다 보노라면 엄마에게 아픈 모습 보여 주기 싫어서 그랬나 하며 널 번쩍 들어 내 곁에 다시 눕혔는데... 가만 보니, 거실쪽에는 바람이 느껴지는구나. 방안에만 갇혀 있는 게 답답해서 넌 온 힘을 다해 콩콩대며 거실로 나간 거였는데 엄마가 그걸 몰라줬구나. 니가 콩콩대며 거실로 나갔을 정도면 한시간은 족히 콩콩대었을텐데 그런 니 노력을 모른채, 널 번쩍 들어 다시 방으로 데려 오다니... 콩콩댈때마다 엉덩이 뼈가 바닥에 부딪혀 많이 아팠을텐데 그걸 참으면서까지 바람을 느끼고 싶었던 거구나... 엄만 이제야 이랑이의 마음을 읽게 되었어... 엄만 오늘도 동군이를 통해 이랑이를 느끼게 된다. 우리 이랑이한테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보니 부족한 게 너무 많은 엄마여서 참 많이 속상하구나...
myj4528
16-09-18 15:24  
이랑아~ 오늘은 이랑이가 좋아하는 동물농장하는 날인데, 이랑이 하늘나라 가서도 동물농장 보고 있니... 이제 연휴 마지막 날이야. 내일부터는 엄마도 일상으로 돌아가 출근해야 하는데, 동군이 혼자 두고 어떻게 집을 나설지 벌써부터 걱정이야. 동군, 이랑 둘이서 서로 의지하면서 엄마를 기다리다가 이제 동군이 혼자 엄마 기다려야 하니 겁많은 동군이도 앞으로 많이 힘들어 할거야. 이랑이가 늘 위로해주렴~ 우리 이랑이, 늘 동군이와만 지내느라 하늘나라 가서 만난 낯선 강아지들과 잘 못 어울릴까봐 엄만 걱정도 되네. 혹시 쓸쓸하거든 언제든 엄마에게 와~ 어떤 날은 바람으로, 또 어떤 날은 햇빛으로, 또 어떤 날은 어둠으로 와도 된단다. 엄마는 자다가도 이랑이 쉬~한 거 잘 느꼈었잖아. 한창 스테로이드 치료받을 때 오분, 십분 단위로 쉬~를 해도 엄만 잘 알아차렸었던 거 기억하지? 이랑이가 혹시 엄마에게로 왔는 데 엄마가 몰라 주면 이랑이 서운할 테니까 이랑이가 어떤 모습으로 오더라도 이랑이를 느낄 수 있도록 잠잠히 노력할께~ 그리고 이랑이가 늘 엄마 곁에 있을 거란 생각으로 이 힘든 시간들을 이겨낼께~ 사랑많은 이랑이, "이랑이는 사랑입니다"라고 늘 얘기한 거 잘 기억하지? 사랑 많이 받고 사랑 많이 나눠준 우리 이랑이, 늘 사랑해~~~
myj4528
16-09-19 10:57  
이랑아~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추석 잘보내었냐고 인사를 건네는구나. 정색을 하고 잘 보내지 못했다고 너무나 힘든 시간들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또 내가 이랑이 얘길 꺼내야 할까봐 그냥 얼버무리고 마는구나. 이랑이 병이 너무 위중하기에 이랑이 간병하느라 아픈 동군이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햇는데, 이젠 동군이에게 그 자리를 내어 주려 이랑이가 떠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드네. 동군인 늘 엄마의 옆자리를 이랑이에게 양보하고 엄마 발 밑에서 잠들었었는데, 이랑이가 떠나고 나니 동군이가 엄마 옆 자리에 눕는다... 늘 동군이가 이랑이에게 양보했었는데, 이젠 이랑이가 동군일 위해 양보하는 거지? 어제밤엔 하릴없이 책장을 정리했단다. 보지 않는 책들은 버리려 내다 놓고... 이랑이 있을 때 책장을 정리했었더라면 이랑이가 먼지가 덜한 곳에서 쉴 수 있지 않았을까 하여 또 밤새 눈물이 흐르더구나. 이랑이가 떠나던 날 누었던 파란 색 이불은 아직도 세탁하지 못하겠어. 언제쯤 이 마음이 정리가 될까...
myj4528
16-09-20 10:39  
이랑아~ 오늘은 또 어떤 모습으로 엄마에게 올까 기다려지는 하루야. 이랑이가 하늘 나라로 먼 길 떠난 후 매일매일 날씨가 달라지네. 구름, 비, 태풍, 지진. 오늘은 쨍쨍한 햇빛이구나. 요 며칠 동군이 오빠 산책을 못 시켜줬는데, 오늘은 동군이 오빠 데리고 우리가 자주 가던 아파트 놀이터를 들려 보려고 해. 이랑이도 우리 곁에서 함께 할거지? 어제 학교에서 엄마 동료 교수님들께서 우리 이랑이 먼길 떠났다고 조의금을 모아 주시더구나. 겉으로는 태연히 웃었지만 집에 오니 마음이 무너지더라. 우리 이랑이를 엄마의 가족으로 생각해 주는 교수님들이 감사해서 그리고 이랑이가 더 보고 싶어져서...동군이 오빠는 자꾸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 웅크리고 있어. 강아지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려주니 금새 잠이 드네. 우리 이랑이 아플 때 음악이라도 많이 들려줄 걸. 그럼 아픔을 덜 느꼈을 텐데... 이랑이는 떠나고 나서도 엄마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착한 아기 강아지야. 나이가 많이 들었어도 내게는 언제나 아기 강아지였던 우리 이랑이. 많이 많이 사랑해~
myj4528
16-09-21 14:58  
이랑아~일주일 전 이 시간... 우리 이랑이는 엄마와 마지막 시간을 가졌지. 이랑이가 떠나는 시간을 알고 있었더라면 품 안에서 보낼 수 있었을텐데... 이랑이가 하늘나라로 떠나기 위한 마지막 호흡을 하고 나서야 이랑이를 품에 안을 생각을 한 내가 너무 어리석다 느껴지는구나. 이랑이의 힘겨운 호흡도 여전히 생각나고, 마지막을 예감하기라도 하듯 감고 있던 눈을 잠시 떴던 그 순간도 생각나는데, 시간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흘러만 가네. 재활용 분리 수거 하러 가는 길, 동군이와 함께 이랑이와 자주 찾던 놀이터에 들렀는데, 이랑이가 좋아하는 우리 아파트 길냥이 야옹이가 낮잠을 즐기고 있더라. 이랑이가 있었다면 깡깡깡하고 짖었을 텐데. 단잠을 깨우는 우리 이랑이의 소리기 들리지 않으니 야옹이는 낮잠에서 깨어날 줄을 모르더라... 오늘은 엄마 학교 축제란다. 엄마는 아직 이랑이를 잃은 슬픔으로 가득한데, 학교는 축제로 떠들썩하니... 우리 이랑이도 하늘나라 생활이 무료하거든 엄마 학교 잠깐 들러 축제를 즐리고 가~
myj4528
16-09-22 17:35  
이랑아~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이랑이를 추억하고 싶어서 주문한 미니앨범이 도착했어. 올 초 스마트폰 사진폴더가 초기화되는 바람에 동군, 이랑 최근 사진들을 모두 잃어버렸었잖아. 내게 남은 건 아픈이랑이 사진뿐이라 생각했는데, 예전 싸이월드 홈페이지가 생각나서 가보았더니 생후 50일째 내게 처음 왔던 이랑이의 사진이 있더라. 꼬물꼬물한 너를 동군이 오빠가 품안에 품고 있는 사진들을 보니, 이랑이가 더 보고 싶어지는거야... 동군이 오빠가 우리 이랑이 잘 지켜준 것처럼 이제 이랑이가 동군이 오빠를 잘 지켜줘. 동군이 오빠는 이랑이가 남겨준 간식을 무척 잘 먹어. 이러다 살이 쪄서 디스크가 더 심해지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야.  동군이 오빠는 아직도 이랑이를 찾느라 두리번거리곤 해. 낑낑대며 이곳 저곳을 다니며 치매 증세도 심해지려 하고... 이랑이를 보내고 나서 드는 자책과 죄책감들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기에 엄마는 동군이 간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단다. 질투심 많은 우리 이랑이, 동군이 오빠 질투할거지? 그럴 거를 알면서도 엄마는 동군이에게 마음을 쏟을 수 밖에 없단다. 우리 이랑이가 이해 좀 해줘~
myj4528
16-09-23 13:29  
이랑아~ 오늘 날씨가 정말 화창하고 좋아서 산책하기 참 좋아 보여. 우리 이랑이 있는 하늘나라는 날씨가 늘 화창하니?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건 하늘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거라고 엄마가 베란다 창가에 이랑이 손 살짝 내밀어 비 느낌 알려 준거 잘 기억하지? 이랑이 비 맞지 말고, 늘 햇볕 아래에만 있거라~ 이랑이는 햇빛 비치고 바람 살짝 부는 봄, 가을 날씨 좋아했잖아. 바람에 벗꽃잎이 날리면 엄마가 그걸 꽃눈이라고 일부러 나무를 흔들어 이랑이 꽃비 맞게 했었고, 가을 낙엽이 떨어지면 그걸 소복이 쌓아서 이랑이 발에 밟히는 느낌이 어떤지 느껴 보라고 했었는데...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또 우리 이랑이가 생각난다. 너무 슬퍼하면 안되는데 또  슬퍼진다... 매일 매일 "우리 이랑이 하늘에서 보고 있니"라고 내가 말 거는 거 알지?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도 엄마는 앞으로도 그렇게 혼잣말을 할거야. 가끔은 마음으로라도 느낄 수 있게 이랑이가 대답을 해줬으면 해~ 우리 꺄꿍이 이랑이~ 오늘도 하늘나라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
myj4528
16-09-24 13:30  
이랑아~ 아침에 보니 동군이 오빠가 닭고기 스튜 먹을 걸 다 토해 놓았네. 가슴이 또 한번 철렁한다... 지난 8월 초 동군이 오빠 디스크와 탈장 수술한다고 3주를 면회도 못하고 입원해 있을 때 기억나지? 그때는 엄마가 어딜 가든 이랑이를 데리고 다녔었잖아. 아픈 이랑이를 혼자 둘 수가 없어서... 엄마가 온라인 강의 촬영한다고 스튜디오 갔을 때도 이랑이 엄마 무릎에 있었던 거 기억하지? 하루 종일 강의촬영을 해야 해서 이랑이가 답답한 가방 속에 있느라 힘들어 했었잖아. 회의 갈때도 이랑이 데리고 갔었고... 그런데 동군이 오빠는 덩치가 커서 데리고 다닐 수가 없어서 어제 구청 회의갈 때 집에 혼자 두고 갔더니 울타리를 다 헤집어 놓고, 패드도 다 뒤집어 놓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봐. 동군이 오빠는 스트레스 받으면 먹은 걸 토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랑이가 떠나고 나서 동군이 오빠 잘 참는가보다 했더니 그게 아닌가보다.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표현해도 되는데, 동군이 오빠는 그간 억지로 참았나봐... 동군이 오빠는 꿈을 자주 꾸니까 이랑이가 동군이 오빠 꿈에 좀 다녀가줘~ 이랑이 괜찮다고... 세상에서 제일 착한 우리 이랑아! 오늘도 이랑이를 추억한다 ~
myj4528
16-09-25 11:05  
이랑아~오늘 아침에 동물농장 봤니? 엄마를 잃어 버리고 하수구에 빠져 있다가 구조된 시츄 강아지가 엄마 만나고 너무 반가워서 발라당해서 꼬리를 막 흔들었잖아... 우리 이랑이도 하반신 마비 오기 전에는 정말 애교 많은 강아지였는데... 몸이 아파서 엄마한테 꼬리도 못 흔들고 배를 보일 수도 없게 되니 그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해. 이랑이도 아프지만 않다면 세상 그 어느 강아지보다 힘차게 꼬리 흔들 수 있는데 그치? 병원 진료 가서도 엄마가 이랑이 곁에서 1미터만 떨어져도 콩콩거리면서 엄마 찾았었잖아. 이랑이는 그만큼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강아지란거 잘 알고 있으니, 너무 미안해 하지 마~ 그동안 엄마는 엄마가 힘들어서 이랑이한테 못해준거 미안해 하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문득 우리 이랑이도 엄마 곁을 훌쩍 떠나버려 엄마한테 미안해하고 있을지 모르겠단 생각을 했어. 혹시 그 마음때문에 하늘나라 가서도 편히 못 뛰어 놀고 있는 건 아닌지 덜컥 겁도 나더라. 사람들이 그랬지. 이랑이는 엄마 잘 만나서 그 비싼 치료도 받는다고... 그때마다 엄마가 그랬지? 내가 강아지를 잘 만난 거라고... 이랑이와 엄마는 마음이 잘 통했으니까 엄마 마음 이랑이에게 전해지는 것 만큼 이랑이 마음도 엄마에게 잘 전해지고 있으니 염려말고 오늘도 신나게 뛰놀아~ 사랑해, 이랑아~
myj4528
16-09-26 13:16  
이랑아~ 동군이 오빠 재활도 할겸해서 아파트 한 바퀴 돌고 왔어. 동군이 오빠 영역 표시하느라 아파트 이곳 저곳을 들르는데, 우리 이랑이 자주 쉬~하던 곳도 보이더라. 그래서 이랑이 좋아하는 동백나무 앞에도 들르고, 벚나무 아래도 들렀어. 그리고 우리 이랑이 하늘에서 보고 있지라고 엄마가 되뇌었는데, 이랑이 우리랑 함께 한 거 맞지? 수리, 가든이 키우는 아저씨에게도 그리고 아파트 경비 아저씨에게도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간 거 말씀드렸단다. 모두들 우리 이랑이를 안타까워 하시며, 안 아픈 곳으로 갔으니 염려 말라고 위로하시더구나. 엄마뿐 아니라 이랑이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 이랑이 예뻐했던 거야... 그 맘 잘 간직하면서 무지개다리에서 뛰놀 때 자부심 가져~ 혼자 쓸쓸하게 있지 말고... 엄마가 늘 그랬잖아. 쓸쓸한 강아지 되지 말라고... 우리 이랑이 전매 특허인 깡총깡총 뛰는 거, 그동안 아파서 못했으니 무지개 다리에서는 마음껏 뛰놀아. 이랑이 휠체어 안버리고 엄마가 간직하고 있어. 이랑이 냄새 베어 있을까봐...시간이 지나면 그 냄새도 사라져 버리겠지만 이랑이를 추억하려고 간직한단다. 그래도 되지? 오늘도 이랑이 많이 사랑해~
myj4528
16-09-27 07:19  
우리 콩콩콩 이랑이~ 혹시 간밤 꿈에 다녀갔니? 자다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는 내 모습에 깜짝 놀라 잠이 깼단다. 아무리 기억하려해봐도 꿈 내용도 꼼 속에 누가 나왔는지도 기억 못하겠어. 그런데 왠지 이랑이가 다녀간 느낌이 드는구나. 어제 퇴근 길 차량 계기판을 보면서 아직 주유하려면 멀었네 하는 생각이 들 찰나... 지난 석달간 매일 이랑이 데리고 병원 오가느라, 때로는 응급 상황이 발생해서 하루에 세번도 다녀오느라 자주자주 주유를 했었는데... 요즘은 혼자 남은 동군이가 불안해 할까봐 가급적 외부 활동을 줄이고 꼭 필요한 일들만 하느라 밖을 거의 나가지 않았더니 차량 계기판이 그 사실을 알려 주는구나 싶어 퇴근 길에 이랑이 생각을 많이 했었어. 그리고 잠들기 직전에도 이랑이 떠나보낼 때 후회되는 것들을 첫째, 둘째 하면서 혼자서 떠올렸거든. 그 생각하면서 울었더니 그래서 이랑이가 꿈에 나타난건가 싶어. 그런데 꿈이 도통 생각나지 않으니 이것도 무척 속상해.  꿈에 한번 나와달라고 했던 게 혹시 이랑이에게 전해질까 싶어 이렇게 또 부탁해. 이랑아~ 꿈속에서조차 너무 살짝 다녀가니 엄마가 눈물만 흘리잖아~ 우리 콩콩콩 이랑이, 신나게 뛰노는 모습도 한번 보여줘~ 늘 기다릴께~
myj4528
16-09-28 17:04  
이랑아~ 오늘은 비가 무척 많이 오네. 이랑이가 엄마 보고 싶어서 하늘에서 많이 울고 있는 거 아닌가 걱정 되는구나. 이랑이를 엄마 곁에서 떠나 보낸지 오늘로서 2주가 되는 날이야. 이랑이가 떠나기 전날 엄마는 너를 두고 외출하기 부담스러워 배달음식을 먹었는데, 그리고나서는 그 배달음식점에 주문하기가 무척 겁이 나는구나. 이랑이는 사경을 헤매고 있었을텐데 나는 우적우적 배를 채우고 있었구나 싶어서 말이야. 병원에서 말한대로 만약 안락사를 선택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봤어. 그럼 적어도 떠나보낼 시간을 예상할 수 있으니 마지막으로 힘껏 안아도 보고 당부하고픈 말도 많이 했을텐데 말야.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이랑이가 경련과 발작으로 너무 힘들어하니 엄마가 억지로 먹였던 그 마약성 진통제가 혹여 이랑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서 마지막 시간을 더 앞당긴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도 드는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자책감은 줄어들기는 커녕 더 커져만 가니 이를 어쩌면 좋아. 이랑이 엄마가 잘못한거 아니지? 엄마가 힘 낼 수 있게 따뜻한 위로 부탁해~ 다른 위로보다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며 엄마와 동군이오빠를 지켜 주는 것. 그리고 이다음에 무지개다리에서 만나게 될 그날, 세상에서 가장 빠른 강아지로 엄마 품에 와락 안기는 것. 그것 뿐이란다... 사랑하는 이랑이~ 깡깡깡, 콩콩콩하면서 오늘도 신나게 보내~~
myj4528
16-09-29 17:41  
이랑아~ 컴퓨터 바탕화면을 위의 이랑이 사진으로 바꾼지 벌써 보름이 되었어. 이랑이가 무지개 다리 건넌 후, 엄마는 외출 할때마다 컴퓨터를 켜 놓고 가. 그리고 방문을 열어 놓지... 이유는 거실 울타리 안의 동군이가 방쪽을 쳐다보면 컴퓨터 바탕화면의 이랑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일까? 외츨해서 CCTV로 동군이 오빠를 관찰하면 울타리 안 하늘색 방석에 꼼짝않고 앉아서 방 안의 컴퓨터 쪽만 응시하고 있어. 동군이 오빠는 이랑이가 늘 방안 컴퓨터 화면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이랑이는 아프기 전에 CCTV에 잘 안 잡혔었잖아. 거실 테이블 밑에 숨어 있어서 말야. 엄마는 요즘 이랑이를 생각하면 화면 속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올라. 이랑이 힘들어서 마지막 호흡하던 그 힘든 순간이 떠오르는 것보다는 더 낫지만, 그래도  우리 이랑이 아프지 않을 때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 이랑아~ 하루종일 잘 지내다가도 퇴근 후 점점 집이 가까워지면 콩콩콩 이랑이~ 아기 강아지~ 하며 우리 이랑이 동물 병원 데리고 갈 때마다 읖조려줬던 그 멜로디를 아직도 흥얼거린단다. 이랑이가 보고 싶어서... 이 마음 우리 이랑이 있는 그 곳, 하늘까지 꼭 닿길...
myj4528
16-09-30 19:28  
이랑아~ 오늘 동군이 오빠를 데리고 엄마 학교에 갔어. 예전에 이랑이도 엄마 학교 간 적 있었지, 그치? 늘 조수석 자리는 이랑이 차지였고, 동군이 오빠는 조수석 아래에 있었잖아. 이랑이가 없는 지금, 동군이 오빠를 조수석에 앉혔는데... 그런데 오늘 보니 동군이 오빠는 조수석 자리가 많이 불편한가봐. 계속 낑낑대면서 불안해하며 가방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하더라. 조수석 자리는 이랑이 자리인데 그 자리에 동군이 오빠가 대신 앉아 있으니 미안했나봐... 이랑이와 동군이 오빠. 14년을 함께 하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규칙들이 있었는데 이랑이가 떠나고 나서 규칙들이 하나씩 깨지니 동군이 오빠는 많이 혼란스러운가봐. 이랑이의 빈자리는 오늘 또 이렇게 느끼는구나... 언젠가는 동군이 오빠와 나의 일상에서 이랑이 흔적이 조금씩 사라지겠지? 그런 날이 천천히 왔으면 좋겠어. 어느날 문득 오늘은 이랑이 생각이 한번도 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되는 게 너무 두렵고 무섭구나. 언제나 우리 곁에서 이랑이를 추억할 수 있게 해줘. 사랑하는 우리 이랑이, 많이 사랑한 만큼 오래도록 기억할께~
myj4528
16-10-01 14:02  
이랑아~ 오늘은 컨디션이 어때? 기분 좋은 하루인거지? 아침에 인터넷 뉴스를 보니 강아지 짖음방지기 부작용 기사가 올라와 있네. 예전에 우리 신촌에 살 때 그땐 동군, 이랑이가 한 두살이라 이갈이도 많이 하고 짖기도 참 많이 짖었잖아. 기억나? 그때는 이웃의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동군이, 이랑 못 짖게 엄마가 혼도 많이 냈었는데... 벌도 많이 세웠지... 그때 벌을 세워서 척추가 안 좋아졌나 싶기도 하다니까... 암튼 그때 동물병원에서 짖음방지기를 추천해 주어서 한 개 15만원 하는 거를 두개 사다가 하나는 이랑이, 하나는 동군이 오빠에게 채워 줬었는데. 동군이 오빠는 그걸 목에 채운 뒤 전혀 짖지 않았지만 이랑인 그걸 하고서도 정말 많이 짖었잖아. 단계를 최고로 올려도 이랑이가 짖음을 멈추지 않아서 엄마가 목걸이를 풀어 줬지. 그때 이랑이 목에 살이 헐어서 염증까지 생겨 빨갛게 부어 있던 걸 보고 너무 놀라서 병원에 데려 갔었던 거 기억하니?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한두달 전에는 기력이 없어서 낯선 사람을 만나도 짖지도 못하니 그땐 이랑이 짖는 목소리가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더라... 강아지로서 짖는 건 참 당연한 건데, 아기 강아지일 때는 엄마가 생각이 짧아서 이랑이 참 많이 혼내킨 것 같아 이제와서 너무 후회된다. 엄마가 처음이라 몰라서 그랬다 쳐도 정말 정말 미안해~ 일부러 미안한 꺼리를 찾는 것도 아닌데, 늘 이렇게 미안한 일들이 생각나서 힘들어. 우리 이랑이~ 엄마의 미안한 맘 꼭 알아줬으면 해~ 오늘 하루도 하늘 나라에서 신나게 놀아~ 무지개 다리 앞에서 너무 기다리고만 있지 말고... 평생을 기다린 이랑이, 또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거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려... 사랑한다~ 우리 콩콩콩 이랑이 아기 강아지~~
myj4528
16-10-02 11:30  
이랑아~ 연휴 잘 보내고 있니? 금요일밤, 토요일 밤이면 거의 매주 응급실 갈 일이 생겼기에 엄마는 언젠가부터 남들이 기다리는 금요일과 토요일을 무진장 싫어했던 거 알지? 또 어떤 일이 생길까 불안해서 말야... 그러던 어제 토요일 밤, 처음으로 밤에 불을 끄고 자려 해 봤어.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이랑이 아프면서부터 엄마가 밤이든 새벽이든 빨리 깨려고 불을 안 끄고 잤잖아. 그래서 이랑이 뒤척이는 소리에 금방 잠을 깰 수 있었고... 이랑이가 약때문에 쉬를 많이 하니까 그 냄새에도 금방 깨서 새벽에도 대 열 댓번은 깨던 엄마잖아... 그러다가 어제 불을 끄고 누웠는데, 그렇게 깜깜한 밤은 정말 몇달 만인지 모르겠더라. 너무 깜깜하니까 그게 낯설어서 엄마도 동군이 오빠도 잠이 쉽게 들지를 못하겠더구나. 결국 다시 불을 켜고 잠을 청했단다.  동군이 오빠는 아직 이랑이를 찾기에 엄마가 거실을 향해 그리고 베란다를 향해 이랑이 이름을 불러봐. 그럼 동군이 오빠는 이랑이가 있는줄 알테니까 적어도 지금의 불안감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 해서 말야...이랑이가 바꾸어 놓은 우리의 일상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아. 그만큼 이랑이는 우리의 삶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었던 거야. 산책을 할 때면 사람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게 아니라 강아지가 사람을 산책시키는 것 같다고 사람들이 그랬었는데... 서열 정리가 안된거 같다고 나무라는 이들도 있었지. 그때마다 서열이 바뀌면 어떠냐고 우리 집 서열 1위는 이랑이라고 웃으면서 얘기했던 엄마잖아. 이랑아~ 아무리 불러도 싫지 않은 이름, 우리 이랑이~ 오늘도 사랑해~
myj4528
16-10-03 12:37  
이랑아~ 오늘은 꼼짝도 안하고 집에서 동군이 오빠랑 뒹굴뒹굴하고 있어. 빗으로 동군이 오빠 털을 빗기다 보니 어느덧 미용할 때가 되었구나 싶어... 엄마는 우리 강아지들 미용한 날짜 전부 메모해 두는 거 알지? 우리 이랑이 마지막으로 미용한 날짜를 찾아보니, 작년 10월 20일이야ㅠㅠ 올 2월 초 큰 수술을 앞두고 예민해질까봐 미용을 못 시켰고, 수술을 위해 병원에서 털을 그냥 밀었었지... 그후 5월에도 6월에도 같은 상황이 되었고... 그러다 7월 말 너를 데리고 평소 미용하던 샵에 가서 미용을 부탁했지. 너두 기억하지? 엄마랑 같이 샵에 갔던 거... 그런데 하반신 마비에다 척추마저 건강하지 못한 널 미용할 수 없다더구나. 부산으로 이사 오고나서부터 우리 강아지들 미용을 도맡아 해 주시던 분들이라 그럴 분들이 아닌데 싶었지만, 너무 위험하다고 하더구나ㅠㅠ유난히 무더운 올 여름, 에어컨을 24시간 켜두어도 거동이 불편한 니가 욕창이라도 생길까봐 난 문구용 가위로 매일 조금씩 조금씩 털을 잘랐어. 14년을 함께 하면서 혹여라도 무슨 일 날까 싶어서 발톱도 샵에 가서 깎이던 나였는데, 거의 한달동안 매일 조금씩 자르니 마치 샵에서 미용한 듯 위 사진 속의 예쁜 너의 모습이 되었어. 이럴줄 알았으면 매일 매일 조금씩 자른 그 털들을 버리지 말고 다 모아둘 걸 그랬나 싶어. 이랑이 얼굴은 사진으로 그리고 모니터로 보고 있지만, 우리 이랑이 털을 만질 수가 없어 무척 안타까워. 우리 이랑이 새하얗고 보드라운 털이 그리운 오후야...  콩콩콩 이랑이~ 비록 하늘나라에 있지만 마음만은 오늘도 엄마 곁에서 엄마 사랑 많이 느끼렴~
myj4528
16-10-04 11:33  
이랑아~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지? 오늘 아침 큰 결심을 하고 이랑이가 하늘나라 가기 전 오줌 싼 이불을 빨았단다. 세탁기 근처를 갔다 왔다를 몇번이나 했는지 몰라...이랑이 냄새 맡아보려고 했는데 아무 냄새가 나지 않아 결심을 했어... 우리 이랑이 하반신 마비 와서 배뇨 조절 안되어 하루에 수백번 오줌을 싸기 시작하던 첫날, 엄마가 밤새 잠 못자니 너무 힘들다고 그 새벽에 그렇게 울었었잖아. 그것도 참 많이 후회되. 이랑이가 그걸 보고 얼마나 미안한 마음 들었을까 싶어서... 적어도 이랑이 안 보는 데서 울었어야 하는데 이랑이 들으라고 소리내며 울었던 거 정말 후회되네...그날부터 우리 이랑이, 하루에 패드를 수십장을 썼었지. 대형 패드를 9등분 내어 잘라서 이랑이 엉덩이에 받혀 놓으면 때로는 5분에 한번 때로는 한 시간에 한번 쉬~를 했었잖아. 시간날때 마다 패드 잘라 두는 걸 소일삼아 했었는데.그렇게 많이 잘라 놓은 패드를 하늘나라 갈 때 한장도 안 남기고 다 쓰고 갔지... 어쩜 그걸 하나를 안 남기고 마지막 한 장을 쓰고 가는구나 싶어서 마지막 호흡을 거둔 이랑이를 붙잡고 하염없이 울었던 거 기억하지?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나니 가득 쌓아 놓은 패드가 줄어들 줄을 모르겠어. 동군이 오빠는 척추 수술 후 이랑이처럼 앉아서 쉬를 하니 하루에 패드 한장이면 족해. 쌓여 있는 패드만 봐도 우리 이랑이가 또 생각나. 이랑이를 이렇게 많이 그리워하고 있단다~ 파트라슈 들어올 때마다 눈물이 흐르네..이랑아~ 많이 보고 싶다...
myj4528
16-10-05 16:52  
이랑아~ 그곳 날씨는 어때? 여긴 태풍이 휩쓸고 간 여파가 심해. 아침에 일어나니 인터넷이 안되는거야. 인터넷이 안되면 TV, CCTV가 다 먹통이 되니 부랴부랴 기사 요청을 해 놓고 학교를 다녀왔어. 학교를 다녀오니 동군이 오빠가 엄마 티셔츠를 꼬깃꼬깃 접어서 그 위에 살포시 앉아 있네. 엄마 냄새 맡으니 덜 불안했나봐. 우리 이랑이도 엄마 옷 정말 좋아했잖아. 어느날은 학교 다녀오니 청바지 무릎을 다뜯어 먹어서 양쪽 무릎에 손바닥만한 구멍이 났던 적도 있었고. 후드티의 끈이 없어져서 어디 갔나 했더니 그걸 이랑이가 잘근잘근 씹어 홀라당 먹어버린 적도 있었지. 이랑이, 생각나니? 그 다음날인가 이랑이가 끙끙거리며 엉덩이를 바닥에 끌고 다녔잖아. 세상에~ 후드 끈이 엉덩이에 삐죽 나와 있고. 그래서 엄마가 비닐 장갑을 끼고 후드끈을 살살 빼냈더니 그 길이가 어마무시해서 동물농장에 제보할까 싶었던 적도 있었지. 이랑이가 아프고 나서는 식욕이 줄어든데다 암이 이곳 저곳에 퍼져서 소화를 잘 못시키니 변비까지 와서 엄마가 이랑이 엉덩이 살살 주무르면서 배변 유도하기도 했었잖아.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동군이 오빠와는 없었던 많은 에피소드를 이랑이는 엄마에게 남겨 주었네. 우리 이랑이 얘기는 몇달을 밤새워 얘기해도 이야기보따리 풀 수 있을 것 같아. 동군이오빠는 아직 혼자 있는 거 잘 못해. 예전엔 학교 간 사이 늘 잠자는 모습이 CCTV에 잡혔었는데, 이젠 불안한 눈빛과 두리번거리는 표정만 잡히네. 동군이 오빠도 얼른 회복되길.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이랑이는 늘 평안하길~
myj4528
16-10-06 18:53  
이랑아~오늘 동군이 오빠 미용하러 샵에 갔더랬어. 샵을 가는 길목에서 이 길을 이랑이와 같이 걸었을 때를 생각했어. 배수로 앞에 딱 마주하니 우리 이랑이가 더 생각나더라. 동군이 오빠는 덩치가 있어서 거길 점프해서 넘었는데 우리 이랑이는 배수로 모서리의 그 좁은 아스팔트 길로 돌아가서 건넜잖아... 그런데 동군이 오빠도 척추 수술한 뒤로 잘 못 걸어서인지오늘은 예전 우리 이랑이처럼 똑같이 배수로를 건너네. 우리 이랑이 행동 하나하나가 동군이 오빠를 통해 다시 떠오르는구나. 샵에 들렀더니 가족을 기다리는 아기 말티즈 강아지들이 있더라. 우리 이랑이가 엄마한테 처음 왔을 때 그 얼굴을 한 아기 강아지들... 동군이에게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줘야하는 시점이 언제인지 몰라서 한참을 들여다 보고 고민했어. 아기 강아지 데려오면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에서 서운해하면 어쩌지 그리고 동군이 오빠가 곁을 내주지 않으면 어쩌지하는 걱정도 되고... 우리 이랑이~ 아직은 엄마가 이랑이를 그리워 하는 게 맞는거지? 다른 강아지 데려오면 이랑이 질투심에 깡깡거릴거지? 이랑이 똑닮은 아기 강아지 뱃속에 있냐고 늘 물었었는데 우리 이랑인 동군이와 14년을 살면서 아기 강아지 하나 안 남겨 줬잖아. 엄마 사랑 뺏길까 그랬니?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제일 착한 강아지 이랑이~ 많이 많이 보고 싶어...
myj4528
16-10-07 19:32  
이랑아~ 동군이 오빠는 요즘 먹는 걸 전혀 조절을 못해. 이랑이 있을 때만 해도 이랑이와 동군이 사료 그릇을 따로 두지 않아도 이랑이가 다 먹고 나면 동군이 오빠가 와서 먹고, 이랑이가 물 다 마시고 나면 그제서야 동군이 오빠는 목을 축였었잖아. 그런데 이젠 먹는 게 눈에 띄기라도 하면 동군이 오빠는 우적우적 삼키다시피 먹어치워... 디스크 때문에 체중조절이 필요한데 말야... 닭가슴살도 꺼내기가 무섭게 손에서 낚아 채가서 먹어버리는 통에 혹여 체하기라도 할까 걱정이 되... 우리 이랑이는 사료도 한알 한알 꼭꼭 씹어 먹었는데 그지? 물도 찹찹 소리내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셨었는데... 그 소리가 너무 듣고 싶구나. 동군이 오빠가 뭐든 너무 급하게 먹으니까 소화하기 좋게 닭가슴살을 준비하는데 오늘도 눈물을 왈칵 쏟았네. 우리 이랑이 입맛을 다 잃어서 모든 간식을 거부할 때 닭가슴살 그거 하나 엄지 손톱만큼씩 먹을때... 그 큰 암덩어리들이 온갖 내장 기관들을 다 짖눌러서 소화도 제대로 못했을텐데 닭가슴살을 으깨어 주사기로 줄 생각을 왜 못했을까 싶어... 엄마는 기껏해야 가위로 잘게 잘라서 이랑이 입가에 가까이 댄 게 전부였잖아. 병원에서 처방해 준 리커버리캔조차 거부한다고 입맛에 맞는 다른 간식 찾을 생각만 했지 주사기에 약 넣어 주는 것처럼 리커버리캔을 주사기에 넣어 먹일 생각을 왜 못했을까? 멍충이라고 얼마나 자책했는지 몰라. 이랑아~ 처음이라 모든 게 서툴렀던 날 용서하렴~ 우리 이랑이 다시 태어나거든 그때도 엄마에게로 와줘~ 지금 후회하는 것들 만회할 기회를 또 줬으면 해~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6-10-08 13:52  
이랑아~가급적 안 움직이도록 하는 게 좋다는 담당 과장님 얘기에 이랑이에게 텐트를 사줬었잖아. 지난 여름 많이도 무더웠지. 그런데 이랑이는 뱃속에 암이 자라니 늘 화끈화끈 열이 나고... 텐트 안에 들어가 에어컨 바람 쐬면 좋을 것 같아 엄마가 사줬었잖아~ 우리 이랑이는 아기때부터 갑갑함을 싫어해서 가방도 360도 망사로 다 뚫려 있는 걸 좋아했기에 텐트도 망사로 다 뚫려 있는 핑크색 사줬는데... 엄마가 억지로 널 그곳에 넣어보려 했지만 한번인가 들어가 보곤 싫었는지 낑낑대며 나오려고 했지. 그런데 그걸 동군이 오빠가 너무 좋아해. 이랑이 사이즈에 맞는 거라서 동군이 오빠에겐 좀 작을텐데도 기를 쓰고 그 안에 들어가 있어. 잔뜩 웅크리고 말야... 혹시라도 이랑이 체취가 남아 있어서일까? 동군이 오빠는 똑똑해지는 약을 다시 먹기 시작했어. 그 덕인지 움직임도 조금 활발해지고 곧잘 걷기도 해. 응아를 하고 나면 내 손을 이끌며 가서 치우고 오라고 힌트도 줘. 동군이 오빠를 지켜달라고 조금만 더 엄마 곁에 있도록 해달라고 매일 수차례씩 하늘 보고 이랑이에게 부탁했는데 우리 이랑이가 그 부탁 들어주는구나... 우리 이랑이 사진들로 컴퓨터 화면보호기를 만들어서 외출할 때마다 컴퓨터 켜 두고 다니는데, 외출해서 CCTV보면 왠종일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는 동군이를 본단다. 아마 동군이 오빠가 화면으로 이랑이 사진을 계속 접하니 불안함과 우울함이 많이 없어진 거 같아. 이랑아~ 이랑이가 남겨준 것들 동군이 오빠가 너무 잘 쓰고 있어... 너무너무 고맙구나.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이랑이 사용하던 휠체어는 동군이 오빠가 사용할 일 없었으면 해. 이랑아~ 엄마가 매일 이곳에 들러 이랑이에게 소식 전할테니까 동군이 오빠 좀 잘 지켜줘~부탁할께~ 사랑해~~
myj4528
16-10-09 16:15  
이랑아~오늘은 가을 바람이 느껴지는 한글날이야. 우리 이랑이 이름 들으면 사람들이 이름 예쁘다고 그랬었잖아. 또 누군가는 아랑이로 헷갈려 하기도 하고... 실은 동군이오빠 혼자 집에 두고 학교를 가야 하니 동군이가 너무 외로워해서 짖으니까 동군이오빠와 같이 있어줄 누군가가 있어야겠다 싶어 인터넷을 통해 말티를 데려왔고 그래서 이름도 이랑이라고 지었지. 우리 이랑이를 처음 만난 곳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었어. 경지도 이천에 있는 강아지를 고속버스에 태워 보내 주셨지. 그렇게 꼬물꼬물한 이랑이를 처음 만났어... 동군이, 이랑이가 우애가 좋으니 아기를 가지라고 중성화수술도 안 시켰었잖아. 아기 가지면 우리, 함께라고 지으려 했었고. 그럼 동군이랑 우리함께가 되니까... 그런데 이랑이는 2살때 상상임신을 한번 한 이후로 둘은 14년을 함께 지내도록 아기를 안 가졌고 동물병원에서도 다들 신기해했었지. 그때문이었을까. 우리 이랑이는 부인과 질환을 너무 많이 앓았어. 13살때 유방암 수술하고나서 14살이 되던 설날에 자궁암, 난소암 수술까지 하게 되자 그제서야 중성화수술을 했지. 여름에 다시 유방암이 재발했고 골육종에 이어 온 몸으로 암이 전이되어 버렸어... 엄마가 이랑이 중성화수술을 안하는 바람에 이랑이가 나이 들어 너무 많은 병을 앓은 것 같아 너무 미안해. 동군이 오빠는 다시 혼자가 되었어. 이제 보니 동군이야말로 이랑이 옆에 있을 때 가장 빛나. 이랑이가 너무너무 보고싶고 그리운 오후야...
myj4528
16-10-10 20:02  
이랑아~엄마는 그동안 미뤄뒀던 염색을 하러 미용실을 다녀왔단다. 이랑이도 미용실 기억하지? 7월 말에 엄마가 염색하러 미용실 갈 때 이랑이 데려갔었잖아. 동군이 오빠는 디스크 수술때문에 3주동안 병원에 입원중이었고... 동군이 오빠는 혼자 두고 외출한 적 있어도 이랑이 혼자 두고 외출한 적은 그동안 한번도 없었잖아. 우리 이랑이는 엄마바라기라서 엄마 없이 혼자 있는 거 너무 힘들어 햇으니까. 엄마가 외출하면 늘 동군이오빠가 호위무사로 지켜주니 안심하고 외출할 수 있어도 이랑이 혼자는 둘 수가 없겠더라고... 그래서 동군이 오빠 입원해 있는 3주동안은 어딜 가든지 우리 이랑이 데리고 다녔었는데... 미용실에 이랑이 데리고 간 그날, 우리 이랑이가 가방 안에서 너무너무 조용하게 있어서 미용실 선생님들이 강아지가 무릎에 있는지도 몰랐을 정도였지. 오늘 미용실 가서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갔다는 소식 전했어. 다들 안타까워하더라... 아무리 봐도 할머니 강아지 얼굴 아니었다고 아기 강아지처럼 보였는데 14살인지 몰랐다고 하시더라~ 우리 이랑이 그때도 한창 많이 아플 때였는데 엄마사랑 많이 받아서 이쁜 모습이었지. 이랑이 떠나고 엄마가 너무너무 속상해서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고 흰머리도 많이 났나봐~ 그어떤 클리닉과 염색약으로도 치유될 수 없겠지. 우리 이랑이가 엄마 곁에 와 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살랑거리는 가을 바람이 되어 엄마 곁에 올거지? 이랑이 좋아하는 낙엽이 되어 오면 엄마가 사각사각 밟으면서 우리 이랑이 생각할께~ 다른 집 아니고 내게 와 주어 무척 고마워~~ 사랑해~ 이랑아~
myj4528
16-10-11 21:53  
이랑아~ 넉달 전 오늘이 생각나는구나. 난소암, 자궁암 수술 후 잘 회복되어 귀여운 아기 강아지의 모습으로 있던 니가 엄마 책상 의자에서 폴짝 뛰어 내린 후 뒷다리를 잘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던 날이었어. 엄마는 집에 돌아오면 늘 책상에 앉아서 티비도 보고 책도 보고 컴퓨터도 이용하니 우리 이랑이의 자리는 늘 엄마 양반다리 위였잖아. 그래서 가끔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려도 아무 일 없었는데, 그날은 다리에 힘이 풀렸었지. 저녁 준비를 하러 거실에 나와 있는데 우리 이랑이가 다리에 힘이 풀려서 엄마에게 올 때만 해도 그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다리에 힘이 없기에 너무 놀래서 야간 응급실로 향했지. 응급진료팀장님은 우리 이랑이가 나이가 있어 디스크 증상인 것 같다고 돌려 보내셨어. 그리고 우리 이랑이는 밤새 안절부절 못하며 엄마를 피해서 거실을 배회했었어. 그게 우리 이랑이 걷는 모습의 마지막이었지. 다음날 날 밝자마자 병원으로 향했지만 일요일이라 문이 굳게 잠겨 있더구나. 몇 시간 뒤 오전 10시쯤 전화했더니 진료중이라 해서 이랑이를 데리고 다시 병원으로 향했지. 골든타임을 놓친 걸까? 우리 이랑이 바로 입원해서 온갖 검사를 다 받았었는데, 디스크 아니면 골육종이라고. 골육종이면 예후가 안 좋다고 하셨고, 당시에는 디스크 진단을 받았어. 그런데 나중에 보니 디스크에 골육종까지 왔었던 거였어. 6월 11일 응급실 방문했을 때 바로 치료에 들어갔더라면, 바로 입원 치료를 했더라면, 스테로이드 약이라도 처방해 주셨더라면 우리 이랑이 하반신 마비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서 응급진료팀장님 속으로 원망도 많이 했어. 좀더 연륜있는 수의사가 당직을 섰더라면 우리 이랑이 증상을 한눈에 알아봤을텐데 하는 생각에 하늘을 원망도 많이 했어. 엄마에게 6월 11일은 우리 이랑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날로 기억돼. 아직 그 밤이 기억나는데... 우리 이랑이가 다리에 힘이 풀려 이곳 저곳을 헥헥이며 누비던 그 밤이 이렇게 생생히 기억나는데, 우리 이랑이가 엄마 곁에 없다는 건 왜 이리도 믿기지 않을까... 너무 많은 슬픔이 밀려 오는 밤이구나. 보고 싶은 우리 이랑아~
myj4528
16-10-12 15:39  
이랑아~ 동군이 오빠가 이랑이 없이 혼자 지내다 보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나봐. 동군이 오빠는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피부질환 생기잖아. 탈모도 오고... 등과 배에 발진이 일어나서 힘들어 하고 있어. 약도 먹고 약욕 처방도 받았는데 차도가 없네. 실은 이랑이와 동군이 수술한 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하는데, 가면 우리 이랑이 생각에 눈물 왈칵 쏟을까봐 집 근처 병원으로 갔어. 우리 이랑이 거기서 동물등록만 하고 진료는 이차 병원에서 쭈~욱 받아 와서인지 담당 선생님이 이랑이는 어떠냐고 여쭈시네.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갔다고 전했더니 등록만 하고 진료 기록이 없다고 혼잣말 하셨어. 실은 이랑이 병이 너무 위중해서 동네 작은 병원에서는 진료 안될거란 얘기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아무 말 않고 왔어. 우리 이랑이 힘들었던 투병생활을 다시 얘기해야 할까봐 그랬던거야. 괜찮지? 우리 이랑이 이쁜 모습들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힘들고 아픈 얘기 하고 싶지 않아 그랬던 거니 이랑이도 이해할거야. 동군이오빠도 빨리 나아야 할텐데 큰일이야. 이랑아~ 하늘나라 그곳에는 아픔없는 것 맞지? 우리 이랑이 아무리 덩치 큰 강아지들한테도 절대 꿀리지 않았잖아, 그치? 그곳에서는 씩씩하게 깡깡깡 외치고 마음껏 짖으렴~
myj4528
16-10-13 20:08  
이랑아~ 오늘은 선선한 바람이 되어 엄마 곁에 다녀간거지? 이곳은 무척 선선한 날씨야. 산책하기 좋은 날씨이기도 하고, 우리 강아지들 몸 잔뜩 웅크리고 잠을 청하기에도 좋은 날씨야. 이맘때쯤이면 털을 자를지 말지를 고민하는 때이기도 하지... 동군이 오빠는 샵에서 미용을 하기 주저된다고 해서 엄마가 인터넷에서 각종 미용 용품들을 주문했어. 집에 돌아오니 주문한 게 배송되어 있더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바리깡을 집어 들었어. 동군이 오빠 허벅지쪽에 엄마가 미용하려고 처음시도했는데 아무래도 처음인지 긴장이 되어 제대로 밀지 못했네. 혹시라도 상처생길까봐... 우리 이랑이는 평소 미용하고 집에 데려오면 너무 날카로워져서 하루 이틀 정도는 우울해했잖아. 그치? 그래서 미용하러 가는 거 싫으면서도 미용하러 가는 날만큼은 아스팔트 길이나마 산책할 수 있으니 깡총깡총 뛰면서 좋아했잖아. 그마저도 엄마가 귀찮다는 이유로 샵의 아저씨보고 동군이, 이랑이 아침 일찍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도 했었고... 지금 생각하면 이른 시간, 좁은 플라스틱 케이지 안에 들어가 오토파이 굉음과 함께 샵에 가는 것도 스트레스였을테고, 딱딱한 테이블 위에 두 발을 들고 체념한 채 온 몸을 맡겨야 하는 것도 무서웠을 테고, 미용이 끝나고 나서도 엄마 퇴근할 때까지 좁은 창살 속에 갇혀 있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이랑이가 곁을 떠나고 나서야 그 마음들이 하나 둘 전해지니, 너무나 먹먹해. 엄마가 처음이라서 몰랐다고 하기엔 14년의 세월이 너무 길지... 내 기준을 내려 놓고 우리 강아지들 기준에 한번 맞춰보려 했더라면 지금의 이 후회는 없을텐데... 이랑아~ 미안하고 또 미안해. 엄마의 사랑이 결코 모자라서가 아니란 말로는 부족한 거 알아. 엄마의 마음 이해해 달라고 하는 것도 염치 없다는 것도 알아. 이랑아~ 밤이 깊어질수록 이랑이 보고픈 마음이 커지는구나. 정말 보고 싶다... 우리 이랑이...
myj4528
16-10-14 22:44  
이랑아~ 오늘은 엄마가 서울 출장을 다녀왔어. 이랑이 간병하느라 한동안 출장을 가지 않다가 여러달 만에 KTX에 올랐단다. 우리 이랑이는 평소에는 깡깡깡하는 강아지여도 기차 타면 너무나 조용하게 가방 안에 있었지. 기차 내릴때쯤 되어서야 사람들이 가방 속에 강아지가 있었다는 걸 알고 놀랄 정도였으니까... 비행기를 타도 기차를 타도 단 한번도 짖거나 소리를 낸 적이 없는 강아지였어. 그치? 14년의 생을 마감하는동안 9년을 서울에서 5년을 부산에서 살면서 이사도 많이 했었고 그 바람에 기차 탈일도 많았었는데, 우리 이랑이는 언제 가장 행복했을까 생각을 해 봤단다. 신촌에서 처음 엄마를 만났을때, 아니면 단독주택 마당에서 뛰놀 수 있던 행운동, 그렇지 않으면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이곳 부산에서 였을지... 부산에 와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초코 강아지도 만났고... 엄마가 장기 출장 갈때는 병원 좁은 철망 속에 갇혀 있지 않아도 되었고, 거실을 마음대로 뛰놀 수 있으니 어쩜 부산에서의 생활이 가장 행복했을까? 부산에 와서 이런 저런 병으로 고생을 많이 했으니 부산보다 서울이 더 좋았니? 서울에 계속 살았더라면 가까운 서울수의대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었을텐데 그런 점에서 신림동이 더 좋았을까? 기차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시간, 이런 저런 생각이 나더라. 예전 같으면 출장 다녀오면 집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고 있을 동군이, 이랑이 생각에 택시 타고 돌아오는 그 길이 그렇게 신났건만, 이제는 혼자 있을 동군이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하기만 하는구나. 이랑이는 비행기나 기차를 타면 늘 고개를 창밖쪽으로 향하게 앉아 지그시창밖 경치 보기를 좋아했는데... 이제 하늘에서 이곳을 내려보고 있을텐데 역시나 지그시 내려보고 있니? 엄마 마음 이랑이한테 잘 닿는지도 궁금하네~엄마는 내일 새벽 또 출장 길에 오르는데, 그 사이 동군이 오빠 외롭지 않도록 하늘에서 텔레파사 많이 보내줘~늘 이랑이한테 부탁만 하게 되네. 사랑해~ 이랑아~
myj4528
16-10-15 16:52  
이랑아~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간지 한달이 지났네. 함께 살던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 건넌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상처가 회복되는 데 한달 정도 걸린다고 하더구나. 그런데 엄마는 동군이 오빠가 있어서인지 아직까지 많이 힘드네... 이랑이는 동군이 오빠와 물 그릇도 사료 그릇도 나눠 썼고, 하다 못해 마약 방석까지 함께 공유하던 사이였잖아. 옷을 사도 항상 분홍색, 하늘색을 한개씩 샀고, 마약 방석도 사료 그릇도 늘 한 개씩 사 두었지만 우리 동군이, 이랑이는 둘이 한 방석에 사이 좋게 앉아 있었으니...그래서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서도 이랑이 사용하던 걸 하나도 치울 수가 없었어. 동군이 오빠가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엄마는 아직 이랑이가 곁에 없다는 게 많이 힘들어. 마음은 함께라는 거 알지만 까만 콩 세개를 만질 수도, 꼿꼿이 세운 꼬리를 쓰다듬을 수도 없으니 말야. 엄마는 동군이가 자다 깨서 엄마를 찾느라 고개를 갸우뚱거리면 입버릇처럼 이랑이 엄마 여기 있네라고 말하기도 해. 둥군이 엄마보다 이랑이 엄마라 불렸으니까... 가끔은 동군이더러 이랑이라고 부르는 말실수도 곧잘 해... 오늘은 출장 다녀와서 동군이 오빠랑 꼼짝 않고 집에 있어. 동군이에게도 우리 이랑이 얘기 많이 들려 주고 있단다. 그러니 이랑이 너무 서운해 하지 말고, 하늘 나라 생활을 좀 즐겨~ 엄마 바라기 이랑이, 많이 많이 사랑해~
myj4528
16-10-16 20:16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이제 많이 건강해졌어. 엄마가 외출해서 CCTV를 살펴 보는데. 울티리 안에 있어야 할 동군이 오빠가 없는거야... 이랑이 아플 때 동군이 오빠가 자꾸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이랑이 안정되라고 울타리 쳐 줬는데, 똑똑한 동군이 오빠는 기어이 이랑이 울타리를 머리로 들어 올려 들어갔었지... 그래서 동군이 오빠 울타리도 새로 하나 장만했잖아. 이랑이가 없는 지금 동군이 오빠가 울타리를 다 사용하다 보니 24칸이 되었어. 그런데 동군이 오빠가 CCTV에 안 보이니 엄마가 얼마나 놀랐겠어. 동군이 오빠는 쓰레기통도 잘 뒤지니까, 혹시 쓰레기통에 뭐를 버렸는지까지 걱정되더라~ 집에 와서 보니까 방안에 있네^^ 방안 컴퓨터 모니터 화면 보호기 속의 이랑이를 보면서 너무나 조용하게 있더라~ 이랑이를 얼마나 가까이서 보고 싶었으면 24칸 그 무거운 울타리를 머리로 들어 올리고 울타리 밖으로 나와 방으로 갔을까... 이랑아~ 동군이 오빠와 엄마, 일상을 너무나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이랑이 많이 많이 그리워하고 있어~ 오늘 비가 내리니 이랑이가 비가 되어 우리 곁에 왔다고 동군이 오빠한테 이야기했어. 모니터 속 이랑이는 실제 사이즈와 똑같이 편집해서인지 엄마도 모니터를 자꾸자꾸 쓰다듬게 되는구나. 보고 싶어서 일부러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모니터 속 움직이는 이랑이 모습을 보게 되. 이랑이 사진만 찍을 줄 알았지 동영상을 찍어둘 생각을 못해서 무척 속상해. 이랑이 아파서 발작하는 모습이나 휠체어 타는 모습, 이런 거 주치의 선생님 보여드리려 동영상 촬영할 생각만 했지, 건강하던 이랑이 모습을 영상에 담지를 못했네. 이랑이를 사진 찍을 줄만 알았지 이랑이와 엄마 같이 찍은 사진은 14년을 사는 동안 몇 장되지도 않아ㅠㅠ 엄마가 생각이 짦아도 너무 짧았어. 지나고 나니 이렇게 후회되는 것들이 많구나. 이랑아~ 보고싶다...
myj4528
16-10-17 20:49  
이랑아~오늘도 신나게 하루 잘 보냈니? 엄마는 오늘 학교 다녀와서 깜~짝 놀랐단다. 동군이 오빠가 오늘도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있는거야. 거기다 이랑이 주려고 사두었던 간식 박스를 다 헤집어서 오리고기, 닭가슴살 들어 있는 종이 박스를 다 물어 뜯어 놓고 엄마 책가방도 다 열어 헤집고, 목캔디도 바닥에 다 쏟아놨더라. 동군이 오빠 한창 말썽 많이 피울때 모습 그대로인거야. 더군다나 간식 박스는 거의 1m 높이에 있었는데, 그거 내리느라고 두발로 얼마나 낑낑댔겠어. 두발로 일어서면 허리에 무리가서 디스크 재발하니까 절대 못하게 하는데도 간식 그거 하나 먹겠다는 일념으로 기어이 해 낸 거더라... 우리 이랑이 있었더라면 둘이서 머리 마주해서 동군이는 간식 내리고 이랑이는 간식 봉지 뜯고 둘이서 합심했을텐데... 이랑이는 동군이보다 이가 날카로워서 둘이서 늘 역할 분담했었잖아. 키 작은 이랑이는 간식 박스 내리는 건 못하니 동군이의 도움이 필요했었고 동군이는 포장된 봉지를 뜯지 못하니 이랑이의 도움이 필요했었지... 이랑이가 없으니 간식은 바닥에 다 펼쳐놨는데, 그걸 뜯지를 못해서 하나도 먹지는 못했네. 그 순간 동군이 오빠는 이랑이가 무척 그리웠을 듯해. 이랑아, 오늘도 이렇게 일상에서 빈 자리가 역시 크게 느껴지는 하루구나. 내일은 동군이 오빠가 또 어떤 모습으로 엄마에게 우리 이랑이 생각나게 하려나 싶네. 세상에서 제일 착한 아기 강아지 흰둥이 강아지, 우리 이랑이, 사랑해~
myj4528
16-10-18 19:22  
이랑아~이랑이 있는 그곳은 어떤 날씨니? 살랑살랑 가을 바람도 부니, 아니면 늘 따뜻한 봄날이니? 이곳은 일교차가 심해서 낮에는 덥게 느껴지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 동군이 오빠 피부질환때문에 계속 몸을 긁어 대니까 옷을 입혀 두는데, 옷걸이에 걸려있는 이랑이 옷 동군이 오빠한테 입혔어. 평소같으면 이랑이가 깡깡깡하면서 펄쩍펄쩍 뛰었을 거야. 동군이 오빠에게는 옷 사이즈가 너무 작으니 얼굴도 들어가지 않았겠지. 그런데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동군이 오빠 살이 많이 빠졌어. 그래서 이랑이 좋아하던 블랙과 레드 섞인 후드 벨벳 옷이 동군이 오빠에게도 잘 맞네. 처음에는 동군이 오빠도 자기 옷 아니니까, 이랑이 냄새가 나는 것 같으니까 안 입으려고 계속 도망다니더라~ 그러다가 얼굴을 폭 씌우니까 벗으려 하지는 않아. 이랑이 옷 버리지 못하고, 그냥 두려 했는데, 이랑이 생각에 힘든 동군이 오빠에게 하나씩 입히면 될 것 같아. 이랑이 혹시 질투하거나 속상해 하지 않을 거지? 평생을 이랑이 배려했던 동군이 오빠이니까 이번엔 이랑이가 양보하자~ 마음씨 예쁜 이랑아~ 저 옷을 이랑이가 입었을 때가 계속 생각나서 엄마는 또 눈물이 나~하늘 나라에서 늘 우리 지켜 보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하루 하루 살아갈께~ 사랑해~
myj4528
16-10-19 17:53  
이랑아~ 이랑이 옷을 입은 동군이 오빠가 엎드려 있는 뒷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랐네. 어쩜 이랑이와 그리도 닮은 모습으로 있는 건지... 이랑이도 척추가 아팠고 지금 동군이도 척추가 아프니 어쩌면 저 자세가 가장 편해서인지도 모르겠네. 그것도 모르고 엄마는 이랑이 배에 욕창이 생길까하여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댔으니, 말 못하는 우리 이랑이 얼마나 아팠을까? 욕창이 생기면 소독하면 그뿐인 것을 엄마는 척추 아픈 이랑이의 고통을 몰라줬구나. 이랑이로 인해 동군이 오빠 간병은 더 잘하게 된 것 같아. 생전 이랑이는 동군이오빠한데서 늘 도움받았었는데, 이제는 동군이오빠의 삶 하나 하나에 이랑이가 영향을 안 미치는 게 없다 싶어. 이랑아~ 동군이 오빠보다 늦게 태어나서 동군이 오빠보다 당연히 오래 살거라 기대했었고, 동군이 오빠가 척추 디스크 진단을 먼저 받았기에 이랑이의 작은 몸짓 하나에 관심을 못 쏟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무척 힘들었어. 언제쯤 이 죄책감을 훌훌 털 수 있을까? 동군이 오빠 모습에서 이랑이를 볼 수 있어 무척 감사하고 애잔한 하루구나...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6-10-20 19:19  
이랑아~ 하늘나라에서는 이랑이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고 있니? 우리 이랑이 올초 수술받으면서 발치도 했었지. 수술동의서 작성 당시 발치한다는 데 동의만 했을 뿐인데, 나중에 수술 끝나고 면회갔더니 주치의 선생님께서 발치한 이랑이 치아를 보여 주는데. 그게 18개였어ㅠㅠ 나는 너무 너무 놀랐어. 한 두개 뽑을 거라고만 생각했었지 그렇게나 많이 뽑으리란 건 상상도 못했지. 그 이후로 우리 이랑이는 대부분의 치아가 없는 상태가 되어 딱딱한 거도 못 먹고, 잘게 잘라서 주는 거만 겨우 먹었잖아. 그나마 맛있는 건 죄다 질기거나 딱딱한 것들 뿐인데... 그렇게 좋아하던 치킨 비스켓도 깨작거리면서 먹고 말야... 우리 이랑이 치아도 안 좋은데 나중엔 소화기능마저 떨어지니 식욕이 더 없어졌지. 나중에는 뭘 입에 가져다 대어도 고개를 저었어. 기력도 없는 니가, 앞발로 온 몸을 지탱하느라 점점 골격 형태가 변하기까지하는 니가 겨우 겨우 힘을 내어 고개를 이리 저리 저을 때는 정말 속상했어. 맛있는 거 주고 싶어도 혹시나 그게 이랑이 영양에 도움은 안되고 도리어 암덩이를 키울까봐 몀려도 되었어. 그래도 마지막까지 맛있는 거 먹이고 싶은 마음에 억지로라도 입에 넣었던 게 도리어 위경련만 일으키게 했지... 이랑이 하늘나라 가던 날 새벽, 배에서 그렇게 꼬르륵 꼬르륵 하던 소리는 뭐때문이었을까? 일주일째 거의 아무 것도 먹지 않아 배가 고파서였는지 아니면 위경련때문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암이 위를 너무 압박해서인지는 아직도 모르겠구나. 이랑이 깨어 있는 순간 한번이라도 더 눈을 마주칠 걸. 그렇게 갑자기 코마상태에 빠질 거란 건 정말 상상도 못했어. 책상에 앉아서 강의 준비하느러 이랑이에게 등만 보였던 내가 너무 바보 같아. 엄마의 등만 바라보며 누워 있는 너의 심정이 어땠을까? 한번만 봐달라고 손짓이라도 하고 싶었을 니가 힘없이 누워 있을 수밖에 없으니 할 수 있는 거라곤 엄마가 한번만 돌아봐 주기만 애타게 바랐을텐데...나는 쉬했는지 힐끗 한번 돌아보고 다시 등돌리기 일쑤였지... 이랑아, 오늘 유난히 보고 싶고 그립다. 아직 한번도 꿈에 나오지 않은 너. 엄마 꿈에 좀 다녀가 주면 안되겠니?
myj4528
16-10-21 19:39  
이랑아~ 날이 많이 차네. 하늘나라에선 어떤 옷 입고 있니? 춥지는 않니? 우리 이랑이 한창 아플 때가 너무나 무더운 여름이었었는데, 그래서 에쁜 옷도 못 입혔는데...엄마가 인터넷에서 수의 구매한다고 너무 설레발 치고, 그걸 또 사진 찍고 있으니 우리 이랑이 절망감이 들어서 하늘 나라 더 빨리 간 건 아닌가 무섭기까지 해. 옷 입기 싫어 하는 동군이와 달리 우리 이랑이는 옷을 손에 들면 저 멀리에서도 두 귀를 휘날리며 깡총깡총 뛰어왔는데 말야. 너무나도 무더웠던 지난 여름, 뼈만 앙상히 남은 니가 콩콩 거리다 혹여 뼈라도 으스러질까 하여 그 두꺼운 겨울 극세사 이불을 네등분 접어서 그위에 이랑이를 두고 울타리를 쳐놨으니, 제아무리 에어컨 바람이라도 얼마나 무더웠을까? 올해 그렇게 무더운 여름 날씨에 이랑이는 무더위와도 싸웠겠구나. 엄마는 바닥에 이랑이 발목이 쓸려서 피가 나고 염증이 생기니까 아프지 말라고 그랬던 건데. 이랑이가 엄마 마음을 오해했을까 염려가 되는구나. 이제 제법 날씨가 차가워지니 하늘나라에서 이랑이 춥지는 않은지 염려가 되네. 얇디 얇은 수의 입고, 뜨거운 용광로에 들어가던 이랑이가 아직도 눈에 생생해서 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엄마는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휩싸여... 날이 차면 찬대로 따뜻하면 따뜻한대로 우리 이랑이가 자꾸 생각나. 너무나 보고 싶은 세상에서 제일 착한 아기 강아지, 흰둥이 강아지, 꺄꿍이 강아지 이랑이. 많이많이 사랑한다고 했는데, 혹시라도 엄마에게 서운함있거든 훌~훌~ 떨치거라~ 엄마딸 이랑아, 사랑해~
myj4528
16-10-22 19:26  
이랑아~낮에 잠깐 TV를 보는데,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란 이름의 프로그램이 EBS에서 하더라. 무심코 봤는데, 이별이 다가운 강아지들 사연이 소개되는거야. 3개월을 선고받았지만 1년째 살아 있는 강아지를 보며 우리 이랑이 생각이 나더라. 주치의 선생님이 이랑이더러 처음엔 올해 넘기기 어려울 거라 하셨다가 일이주 지나니 두달 넘기기 어려울거라 하셨고, 그리고 또 일이주 지나니 추석 넘기기 어려울거라 하셨지. 그때 이랑이에게 엄마가 씩씩한 목소리로 그랬잖아. 선생님이 틀렸다는 걸 우리가 보여주자고... 그런데 우리 이랑인 야속하게도 정말 추석을 하루 남기고 엄마 곁을 떠났지. 주치의 선생님이 얘기할 때 이랑이 못 듣게 했어야 하는데, 귀가 밝은 우리 이랑이가 그 소리 듣고 절망 속에 삶의 끈을 놓아버린 건 아닌가 한동안 상심했었어... TV 속 강아지들은 가족들과 이별을 예감하고 추억여행을 떠나더라. 엄마는 이랑이 데리고 여행 한번 못갔지. 버스, 지하철, 택시, 기차, 비행기. 이 모든 것들이 이랑이와의 여행때문이 아니라 그냥 이동을 위한 교통 수단에 불과했었지... 오늘은 해운대에서 부산불꽃축제가 있는데, 우리 이랑이는 숨이 다하고 장례식장을 가느라 남항대교도 광안대교도 해운대도 처음 갔네. 온 몸이 불에 타 가루가 되어서야 낙동강에 뿌려지고... 낙동강은 이랑이 할머니, 할아버지 아파트에서 고작 걸어서 3분 거리인데, 거길 한번 못 데려갔구나. 할머니네 강아지 쵸코는 오늘 거제 대명리조트 놀렀다고 하네. 객실로 못 올라가게 해서 데스크에 맡겼다고 하는데... 엄마는 우리 이랑이와 여행 한번 못 간 게 이렇게 한이 된다...이랑아~ 엄마가 이랑이에게 해 준거라곤 어줍짢은 병간호밖에 없었네. 그와중에 이랑이가 가장 아팠던 순간, 하늘 나라 가기 마지막 일주일은 함께 있어준 시간도 많지 않았어. 자책하지 않기로 해 놓고, 엄마는 이렇게 또 자책하며 속상해한다. 이랑아~ 많이 사랑한만큼 많이 보고싶다...
myj4528
16-10-23 18:49  
이랑아~하늘나라에서 엄마랑 동군이 오빠 걱정 많이 했지? 엄마는 아직 이랑이를 마음에서 떠나 보내지 못해 많이 슬퍼 하지만, 그래도 일상 업무 차질없이 잘 해 내고 있어. 동군이 오빠도 피부병 많이 나아서 내일까지 약 먹으면 이제 안 먹어도 될 것 같아. 아까 택배 가지러 관리실 갈 때는 동군이 오빠가 뛰기까지 하더라~ 집에 와서 보니 뒷발 양쪽 발바닥은 조금 까져 있었지만 말이야. 워낙 오랫동안 동군이 오빠가 뛰질 않다가 몇달만에 너무 기분좋게 뛰다 보니 그런가봐~ 이제 베란다로 화장실로 이랑이 찾으러 다니거나 하지도 않고, 잘 때는 엄마 옆에 꼭 붙어서 잔단다. 동군이 오빠는 정말 많이 회복된 것 같아. 엄마가 매일 이랑이에게 동군이 오빠를 지켜 달라고 했는데, 그 마음이 하늘까지 닿았나 보네~ 동군이 오빠 목욕 시키고 새하얀 털을 보니까, 목욕하고나서 온몸의 물기를 털던 오래전 이랑이가 생각나더라~ 엄마에겐 이랑이 건강할 때 사진도 영상도 거의 없지만 엄마의 기억 속에 추억 속에는 하나도 잊혀지지 않고 고스란히 있단다. 사진과 영상에만 의존했더라면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 못할 것을 오히려 머릿 속에 생생히 남아 있으니 그리울 때 언제든 추억할 수 있어 고마워~ 이랑아, 오늘은 어제보다도 날이 더 차구나. 이랑이는 날씨 조금만 차가워져도 엄마 품 속으로 막 들어오고 그랬지. 캥거루처럼 엄마 옷 속에 쏙 들어가 있는거 좋아했는데, 하늘나라에서는 엄마 품 그립지 않니? 엄마 보고싶으면 언제든 꿈에 다녀가거라~ 항상 기다릴께. 사랑해~ 이랑아~
myj4528
16-10-24 19:53  
이랑아~동군이 오빠가 엄마한테 간식 달라고 앞발을 얼굴에 가져다 대며 졸라대네~ 요런 건 항상 애교많은 이랑이 몫이었는데... 동군이 발이 참 따뜻하구나. 우리 이랑이 발도 무척 따듯했었는데...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3일 전, 수혈받느라 엄마가 안고 있을 때 체온이 너무 떨어져서 그 무더운 여름 날씨에 핫팩을 2개나 배에 깔고 담요까지 덮고 있었지. 그래도 이랑이 발이 너무 싸늘하게 차갑더라... 강아지는 발이 차가우면 안된다고 들어서 이랑이 발이 차가울 때마다 엄마는 늘 불안해 했었어. 이랑이 하늘나라 가던날 아침에는 유독 발이 차더구나... 아무리 손으로 움켜 쥐고 있어도 차가움이 가실 줄을 모르고...이랑이 하늘나라 간 뒤로 엄마는 매일 동군이 발 검사를 한단다. 혹시 발이 차가운 거 아닌가 해서... 동군이 오빠는 혼자 슬며시 베란다 나가서 바람 쐬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발이 너무 차가워서 깜짝깜짝 놀래... 동군이 오빠는 오늘부터 자율급식 연습중이야. 이랑이 건강할 때만 해도 이랑이가 사료를 먼저 다 먹고 나면 동군이가 먹었잖아. 그리고 사료를 아무리 가득 담아 두어도 우리 동군이, 이랑이는 일정량 먹고 나면 알아서 물러날 줄 아는 똑똑한 강아지들이었지... 그런데 이랑이가 없으니 동군이는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그러는지 있는대로 다 먹으려해서 도저히 양 조절이 안되더라. 그래서 하루에 두번 정해진 시간에 주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외출해서 돌아오면 이곳저곳을 뒤지느라 집이 엉망이야. 두 발로 일어서서 의자도 넘어뜨려 놓고 씽크대 서랍도 열어 놓네. 이러다 디스크 재발할까 걱정이야...그래서 이제 슬슬 혼자서 자율급식 연습을 시키려해. 잘 될런지 모르겠지만 말야. 우리 똑똑한 이랑아~하늘나라에는 맛있는 거 무지 많을텐데, 스스로 양 조절해서 먹고 있니? 아니면 아파서 제대로 못 먹었던 거 보상받는 기분으로 배부르게 많이 먹고 있니? 날이 차가워서인지 요즘 이랑이 생각이 부쩍 많이 나네~ 보고 싶다, 이랑아~
myj4528
16-10-25 20:09  
이랑아~엄마는 이제 막 집으로 왔어. 오늘은 외부 강의가 있어서 멀리 갔다 왔거든. 그만큼 동군이오빠는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다는 뜻이야. 오늘 강의는 해운대에서 있었어. 사실 급행버스를 타면 시간이 얼마 소요 안될 수도 있었겠지만, 해운대로 가는 그 길이 마치 이랑이 하늘나라 가던 그 길을 생각나게 해서 도로 위를 달릴 수가 없더라. 그래서 지하철을 환승해서 오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어. 우리 이랑이 해운대 가던 날이 장례식 가는 날이었잖아. 그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우리 강아지들 풀냄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까 제작년쯤 우리 흰둥이를 마음껏 뛰놀 수 있게 주택으로 이사가겠다고 우리 강아지들에게 꼭 맞는 집지어서 가겠다고 집짓기, 건축 공부 열심히 했었잖아. 그런데 작년 동군이 치매 증상이 나타나고, 이랑이 난소암과 자궁암 수술하게 되면서 익숙한 환경을 떠나면 안되겠다 싶어 이곳에 그냥 계속 살기로 했었지. 주택으로 이사가려고 한창 집 알아보러 다닐 때 해운대가 좋을지 아니면 가덕도가 좋을지 고민하던 게 엊그제 갔구나. 엄마가 조금 더 일찍 판단을 내렸다면 주택 앞마당에 수목장이라도 해서 매일 이랑이를 추억할텐데... 엄마는 고작 이곳 인터넷분향소에 와서 매일 글을 남기는 거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구나... 이랑아~ 혹시 다른 강아지들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얘기 나누며 엄마한테 서운한 거 있지는 않니? 다른 강아지들은 아빠, 엄마, 언니, 오빠 등 많은 식구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우리 이랑이는 오로지 엄마 사랑밖에 못 받아서 서운한 건 아니니? 이랑이를 보내고 나니 이것저것 후회되는 게 많아 속상하구나... 이랑아~ 엄마가 이랑이 사랑한 거는 다른 강아지들 저리가라할 정도야. 엄마 마음 꼭 알아줘~~~
myj4528
16-10-26 19:20  
이랑아~ 오늘은 수요일, 우리 아파트 재활용 분리 수거날이야. 늘 엄마가 바빠서 재활용 분리 수거를 제때 못하고 창고에 모아 두는 걸 아는 할아버지는 수요일 시간 날때마다 집에 들러 청소도 하고 분리 수거도 하고 그러시지. 오늘도 엄마는 외부 강의에 학교 수업에 너무 바쁜 일정들을 보내고 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문자 보내셨네. 재활용 분리수거하러 집에 와 있다고... CCTV를 보니 할머니가 쵸코 강아지도 데려 왔구나. 우리 동군이 혼자 쓸쓸할까 그랬나봐. 쵸코 강아지는 이랑이와도 사이가 좋았었지.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이틀 전 혹시 모를 작별 인사 하러 하단집에 갔을 때 쵸코와 이랑이가 서로 눈을 마주하며 대화라도 나누듯 그렇게 한참을, 몇십분을 있었던 거도 기억해. 세상은 지진이 나서 경황이 없을때였느데 말야...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청소 끝내 놓고 집으로 돌아 가려고 하니 동군이가 가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시네. 동군이 오빠가 집에 혼자 있기 싫어서 따라가려고 했나봐... 그래서 할머니가 하단 집에 데려갔으니 퇴근 후 동군이 오빠 데리러 오라는 얘기셨어. 재활용 분리 수거하는 날이면 우리 이랑이는 할아버지 사랑 듬뿍 받는 날이었지. 무서워서 화장실에 숨는 동군이와 달리 청소하는 할아버지를 졸졸졸 따라다니는 이랑이가 무척 귀엽다며 간식도 더 많이 줬다는 얘기하며... 우리 이랑이 추억할 거리들은 아직도 너무 많단다. 우리 이랑이는 할아버지 사랑도 많이 받은 강아지였으니까 명절 연휴로 분주하던 그 때 잠시 할아버지가 집에 와 계실 때 시간 맞추어 하늘나라 간거였잖아. 그치? 마지막 가는 길, 할아버지가 차도 태워 주셨었고... 이랑아! 매 순간 우리 이랑이를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단다. 몸은 곁에 없지만 마음은 이 곳에서 늘 나와 함께 있는 이랑아~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었으리라 믿고, 엄마는 동군이 오빠 데리러 가려해~ 사랑해~~
myj4528
16-10-27 20:07  
이랑아~요즘 날씨가 많이 선선해져서인지 길에 산책하는 강아지들이 부쩍 많이 보여. 이제 겨울이 오면 산책하기 어려워지니 미리 산책을 많이 해 두려는 마음들때문이겠지. 엄마가 이랑이 보내고 후회되는 것이 무척 많은 데 그 중 하나가 우리 이랑이와 산책을 많이 못 한 거야. 집 근처에 산책할 곳이 마땅히 없다는 핑계아닌 핑계였지. 그렇다 하더라도 베란다 산책조차 많이 못한 건 엄마가 달리 핑계될 게 없구나. 베란다에 놓여 있는 벤자민 화분만으로도 이랑이는 풀냄새를 맡으려는 듯 두발로 깡총 뛰곤 했고, 베란다 샷시 문 가까이 코를 가져다 대고 긴 호흡을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이랑이가 바깥 공기 마시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데 말야. 정말 마음 먹고 산책하려는 날엔 날이 잔뜩 흐려 비가 오거나 혹은 온도가 너무 높거나 너무 낮으니 그걸 또 핑계대는 엄마였지. 결국 엄마는 베란다 산책이라는 말도 안되는 산책을 하곤 했지. 어쩜 우리 이랑이에게는 그게 삶의 낙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마저도 자주 못했네. 이랑아~ 하늘나라는 산책할 시간이 무척 많을텐데, 우리 이랑인 엄마가 곁에 없어서 그마저도 즐기지 않고 쓸쓸히 있는건 아니니? 평소에도 간혹 산책을 할라치면 엄마보다 앞서서 가다가도 뒤를 돌아보며 엄마와 같이 가려 했고, 낯선 장소를 가는 날에는 무서워서인지 안아 달라고 보채는 이랑이였지. 이랑아~ 우리 이랑이와 있었던 이런 저런 일들이 생각 나네. 이제 밤이 점점 길어지면 이랑이가 그리워지는 날들도 더 많을거야. 날이 추울수록 엄마 품속에 더 깊숙하게 파고드는 이랑이였으니까... 너무너무 따뜻한 이랑이이니까...보고 싶다. 우리 이랑이...
myj4528
16-10-28 21:01  
이랑아~오늘 마이 펫의 이중생활이라는 영화를 다운로드해서 봤어. 영화 장면 장면이 그냥 지나갈 수가 없더라. 엄마가 출근하려 하면 애잔한 눈으로 가지 말라는 듯 쳐다 보는 이랑이하며, 핸드폰을 두고 가서 다시 들어갔을 때조차 너무 좋아하던 그 표정하며. 하루종일 엄마만 기다리던 엄마 바라기 이랑이. 월요일부터 금요일을 바쁘게 살다가 토요일 하루 집에서 축 쳐져 지내는 게 싫어서 일부러 토요일마다 조조영화를 보러 다녔던 엄마였어. 영화 보고 나서도 바로 집으로 오지 않고 파리바게뜨에 들러 책도 보고 논문도 보고 밀린 일들을 하다가 가끔은 출근도 했었지. 그리고 오후 늦게서야 집으로 와서 이랑이를 반겼지...그렇지 않은 날은 서울 출장을 갔었고. 그러다 우리 이랑이 많이 아프면서부터는 조조영화 안 봤더니 마지막으로 영화을 본 게 6월 4일이더라. 6월 11일 우리 이랑이 하반신 마비로 주저 앉던 날이라 그 전 주가 조조영화를 마지막으로 본 거였어. 그리고 오래동안 영화를 보지 않다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인터넷으로 영화를 봤는데, 그게 강아지 나오는 영화였어. 우리 이랑이가 보고 싶으니 영화 속 등장하는 강아지마저 우리 이랑이, 동군이 같더라. 이랑아~ 길가 산책하는 강아지들이 이제 모두다 스웨터를 입기 시작했어. 우리 이랑이 옷도 그대로인데... 목줄, 가방, 남은 약, 연고, 소독약, 솜, 그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고 엄마 가까이 두고 있단다. 이랑이 목소리, 이랑이 얼굴 하나도 잊지 않으려고... 그래도 이랑아~ 엄마 꿈 속에 다녀가주라~ 많이 보고 싶어...
myj4528
16-10-29 21:32  
이랑아~오늘 하루 잘 지냈니? 엄마는 오랜만에 집에서 동군이 오빠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어. 이번 한주 무척 바빠서 주중에 동군이 혼자 둔 시간이 많았기도 하고, 날이 추워지니 나가기도 싫고 해서 동군이 오빠와 그냥 집에만 있었어. 낮에 잠깐 동물병원에서 전화가 왔더라. 동군이 오빠 아프지 않은지 심장사상충 약은 잘 먹고 있는지 그리고 이랑이 떠난 빈자리는 잘 채워 나가고 있는지 안부 전화였어. 우리 이랑이~ 짧은 기간동안 너무 증세가 급격히 나빠지기도 했고, 자주 입원하기도 해서 병원 선생님들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네~ 늘 모두의 사랑을 받은 이쁜 강아지 이랑이. 동군이 오빠는 오늘따라 하릴없이 어두컴컴한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 있네. 이랑이가 보고 싶어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를 좀 봐 달라는 나름의 시위인건지... 이랑아~ 오늘은 엄마가 두려워하는 토요일이야. 토요일 밤만 되면 우리 강아지들 잘 지내다가도 응급실 갈 일이 생겨서 늘 긴장하곤 했었지. 이랑이의 두려운 눈빛, 거친 호흡, 힘들었던 그 순간들이 생각나는 밤이야... 보고 싶구나 이랑아~
myj4528
16-10-30 17:53  
이랑아~동군이 오빠가 산책하고 싶어하는 걸 알면서도 엄마가 귀찮아서 오늘도 그냥 집에 있었어. 그랬더니 나름대로 운동하려고 했는지 동군이 오빠 전매특허인 거실에서 방으로 쏜살같이 왔다갔다 묘기를 보여 주네. 한동안 허리가 아파서그런지 전혀 보여주지 않던 모습이었는데 말야. 우리 이랑이도 목욕하고 나면 물기 터느라 거실과 방을 후다닥거리며 왔다갔다 하곤 했는데 그치? 엄마가 이랑이를 붙잡으려고 하면 더 빨리 달아나는 바람에 잡기 어려웠지. 이랑이 달리기 실력은 아기때부터 남달랐잖아. 서울 신림동 오피스텔 살때 쓰레기봉투 내놓느라 잠깐 문을 열었을뿐인데 그틈을 달리고 달려 계단을 내려 신림동 왕복 8차선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하던 너였지. 엄마는 그런 널 붙잡으러 도로를 함께 질주했고...달리는 차들 속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니가 길가 산책하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인도로 다시 달려나오는 바람에 너도 엄마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지.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엄마에게 무슨 자신감이 있었을까 싶어. 그런 이랑이, 엄마 곁에서 14년을 살았으니 감사함이 생기다가도 혼자 남은 동군이를 보면 우리 곁에 조금 더 있어주지 그랬니 하는 욕심도 생기는구나. 이랑아~ 바람이 차다. 날이 추울수록 엄마 품이 더 그리울텐데, 엄마 보고싶으면 언제든 꿈에 다녀가~
myj4528
16-10-31 19:11  
이랑아~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간지 한달하고도 반이 지났네. 엄마 수첩 맨 앞에 연두색 포스트잇에 앞가슴둘레 23, 배둘레 38이라고 쓰여 있어... 9월 초 이랑이 수의 주문하느라고 사이즈 재서 적어 둔건데, 차마 버리지 못하고 붙여 놓고 있어. 당시에 이랑이 뱃속 암덩어리들이 커가고 있을 때여서 가슴둘레에 비교할 때 배둘레가 너무 차이가 났었지. 수의가 도착하고나서도 이랑이 뱃속 암덩어리들은 점점 커져갔고, 하늘나라 가던 날, 결국 수의가 잘 들어맞지 않더구나. 시간이 넉넉했으면 차분하게 그렇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입혔을 텐데, 장례식장에서 시간이 촉박해하시니 엄마도 마음이 다급해서 결국 이랑이 수의를 제대로 입히지도 못하고 급하게 리본으로 묶었어. 남들은 마지막 가는 길 곱게 보내 주려고 이쁘게 꼼꼼하게 입혔을텐데 엄마는 이랑이 마지막 옷마저 제대로 못 입혀 준 나쁜 엄마가 되고 말았어. 이랑아~ 그래서인지 엄마는 후회되는 게 너무 많아. 이랑이 사용하던 거도 못 버리고 모아 두고 있는데, 이랑아~ 이건 정말 비밀인데...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전 집에서 마지막으로 쉬~했던 패드... 그거 오늘 버렸어 ㅠㅠ 지퍼백에 꽁꽁 싸매어 두었는데, 오늘 꺼내 보니 곰팡이가 펴 있네... 이거 버려도 되지하고 이랑이에게 말 걸고 그리고 버렸단다. 그만큼 엄마는 이랑이꺼 다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이랑이와 더 많은 추억을 쌓지 못한 엄마의 회한이라고 해두자... 시월의 마지막 밤, 이랑이를 추억한다~
myj4528
16-11-01 20:32  
이랑아~ 오늘따라 사진 속의 이랑이가 더 아련해 보이네. 우리 이랑이는 눈치가 빨라서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두루마리 휴지를 온 방에 풀어놓을 때, 신발이나 옷을 물어뜯어 놓은 날이면 엄마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으려 고개는 그대로 눈채 곁눈질로 눈치만 슬슬 살폈지. 겁이 많은 동군이 오빠와 함께 한 행동이지만 항상 먼저 다가와 손짓을 하던 건 이랑이였어. 여전히 무서운 표정으로 있을 때면 저 멀리 갔다가 잠시 후 다시 와서 손짓을 하고. 내 주위를 빙빙 돌기를 몇번 하다 보면 나도 화가 누그러져서 이랑아~하고 다정스럽게 이름을 불렀지. 그럼 또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혀를 낼름거리며 손을 핥았어. 지금 생각해 보면 동군이, 이랑이가 스트레스 받고 있는 걸 단지 행동으로 표현한 것 뿐인데, 엄마가 외출한 시간이 너무너무 외롭고 힘드니 그 맘 좀 알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것인데 그걸 몰라주고 그만 혼을 냈구나. 이랑이가 아파서 근처에도 안 오려 하고 가까이 다가서면 깨물어 내 손에 피가 철철나니 너무 아프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해서 주인을 몰라보고 그렇게 힘껏 깨물면 어떡하냐고 너무 한거 아니냐고 짜증을 낸 것도 미안하고, 길거리 떠돌아 다니는 강아지되려고 그러냐고 그럼 엄마한테 오지 말라고 거실에 내보내고 불을 끄고 문을 쾅 닫은 것도 너무 후회되는구나. 나의 스트레스를 우리 이랑이에게 푼 것만 같아. 이랑이 아픈 걸 알아차리기는 커녕 오히려 어둠 속에 널 가두다니... 이랑아~ 혹시 엄마가 너 힘들게 한 거 하나하나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건 아니지? 엄마가 성숙하지 못해서 이랑이에게 다가가는 법을 몰라서 한 지난 일들은 부디 잊어줘. 대신 우리 이랑이 아플 때 정성껏 간호했던 거, 그거만 기억해주렴~ 이런 엄마라도 한결같이 늘 좋아해준 이랑이, 너무너무 사랑한다~
myj4528
16-11-02 16:02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요즘 먹성이 참 좋아. 자율급식 시작했는데, 이제 슬슬 적응하는 것 같기도 해. 이랑이가 남겨둔 유기농 고구마 간식도 이제 다 먹어서 종류별로 새로 주문했어. 주문하는 김에 이것저것 간식도 함께 주문했단다. 우리 이랑이 아프고 나서 입맛이 없어지니 엄마가 간식도 이것저것 알아 보고 했지. 그 전에는 사료만 먹여야 하고, 사람 먹는 건 절대로 줘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맛있는 거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 아프고 나니 입맛을 잃어 온갖 간식을 가져다 주어도 힘없이 고개를 가로 젖던 너... 거동이 불편해 지니 소화에 도움되라고 구해줬던 유기농 고구마. 그렇게 맛있게 잘 먹길래 한 가득 주문해 놨더니 그걸 거의 입에도 못 대고 떠나간 너였지. 이랑이가 남긴 고구마 간식을 동군이가 무척 맛있게 잘 먹어서 새로 주문했는데, 어쩜 이번 고구마는 그렇게 말랑말랑한지... 우리 이랑이 먹었던 고구마는 그렇게 딱딱할 수가 없었는데... 이가 거의 없는 이랑이를 위해 잘게 가위질을 하노라면 가위질이 어려울 정도로 딱딱하게 굳은 고구마였는데, 이번에 주문한 고구마는 어쩜 그리도 말랑말랑하니... 식감이 얼마나 좋은지 동군이 오빠가 씹는 소리마저 맛있게 들리는구나. 이랑아~ 엄마는 고구마 하나에도 이렇게 마음이 무너진다. 우리 이랑이~ 더 좋은 거 더 맛있는 거 못 먹여 보낸 후회가 밀려와서... 하늘나라의 온갖 진귀한 음식을 앞에 두고 있는 너겠지만, 엄마가 챙겨 주는 음식이 가끔은 그립지 않니? 엄마 보고 싶으면 언제든 달려오렴~ 어떤 모습으로 오든 엄마가 이랑이를 알아볼께~
myj4528
16-11-03 21:53  
이랑아~엄마는 오늘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동군이 오빠가 우리 이랑이 한창 아플때처럼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가서 두 앞발을 주기적으로 바르르 떠는거야. 동군이 오빠는 겁이 많아서 조금만 낯선 환경에 있거나 미용을 하고 집에 와서 부끄러울 때, 찬 바람이 불어 추위에 떨때 몸을 바르르 떠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유도 없이 그것도 주기적으로 몸을 그렇게 떠는 건 처음이었기에 너무나 무섭더라. 이랑이 증세가 많이 심해져 암이 전이되어 발작과 경련을 할때의 모습을 알기에 엄마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단다. 고작 석달 전의 그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이 상황에서, 이랑이 떠나 보낸 슬픔도 아직 다 해결하지 못했는데 동군이마저 나를 떠나가면 나는 어떻게 살라는거냐고 하늘을 원망도 많이 했어. 우리 이랑이 발작할때 온 몸을 쓰다듬어 주면서 노래 불러주고, 얼굴 부비부비하며 안아 주면 일이분 내 발작이 멈추더라는 경험이 있기에 동군이에게도 똑같이 그렇게 했어. 그래서였을까? 동군이가 몸을 바르르 떠는 증세는 없어졌어... 이랑아~ 동군이오빠를 지켜달라는 엄마의 부탁, 아직은 혼자가 힘드니 동군이와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하늘까지 닿은 거니? 이랑아~ 엄마에게는 이랑이도 동군이도 다 소중한 아기 강아지들이란다. 동군이 오빠, 엄마 곁에 조금 더 있게 도와줘~ 늘 부탁만 해서 미안. 그런데 이랑이 말고는 엄마가 딱히 부탁할 강아지가 없어 그래. 엄마 맘 알지? 보고싶은 이랑아~
myj4528
16-11-04 15:24  
이랑아~ 엄마는 오늘도 동군이를 통해 우리 이랑이를 추억한다. 동군이 오빠가 몸을 동그렇게 말아 극세사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얼굴만 빼꼼히 내놓고 있어. 동군이는 답답한 걸 싫어해서 이불 속에 들어가기 보다는 이불 위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언젠가부터는 이불 속에 들어가 있어. 우리 이랑이는 워낙에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걸 좋아해서 가끔은 이랑이가 없어진 줄 알고, 이랑아 이랑아를 다급하게 외치곤 했었지. 그럼 이불 속 어딘가에서 이랑이가 엄마 나 여기 있어요라고 소리치기라도 하듯 세차게 꼬리쳐서 꼬리가 이불에 닿는 소리가 나곤 했었어. 그럼 난 그게 너무 귀여워서 계속 모른 척하고 이랑이 이름을 더 크게 불러댔어. 그럼 두 귀의 털들이 정전기 가득해서 쭈뼛 선 채로 엄마 나 여기 있다니까요하고 이불을 헤집고 나오던 너였어. 겨울이 다가오면 그런 귀여움을 더 자주 보여주던 너였지. 이제 날이 점점 차가워지니 그런 애교많던 이랑이가 더 보고 싶어지려한다. 이랑아~이랑이가 떠나가던 그 무더운 계절이 이제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겠지. 그래도 엄마는 우리 이랑이를 기억할 수 있어. 여느 해에 비해 가장 무더웠던 여름, 다들 전기요금 누진세로 에어컨 켜기를 주저하던 그 여름, 암과 힘들게 싸우며 차가운 수술대 위에 몸을 늬우고, 쓰디 쓴 항암제, 항경련제, 마약성 진통제에 의지한 채 온갖 고통을 견디다가 추석을 고작 하루 남겨 놓고 떠난 우리 이랑이를 어떻게 잊겠니. 이랑아, 고통없는 곳에서 엄마가 준 사랑을 기억하렴~ 사랑해, 이랑아~
myj4528
16-11-05 20:05  
이랑아~오늘 가스렌지 주변을 정리하다 분홍색 넥칼라를 발견했어. 넥칼라에 '이랑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이랑이 입원해 있을 때 사용했던 넥칼라인가봐... 집에는 이랑이 사용하던 넥칼라가 이제 4개나 되네. 그것도 사이즈별로 다 있어. 지난 7월 하반신마비가 와서 발에 감각이 없어진 상태에서 너 입원해 있을 때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발가락을 핥아 대던게 그만 상처로 남았지. 그걸 보고 입원실에서 더이상 핥지 못하도록 붕대로 감아놓았는데, 퇴원해서 보니 이미 살이 조금씩 괴사되고 있었더라. 그날부터 한달동안 매일 병원에 소독하러 다였고, 엄마는 이랑이가 발가락을 핥지 못하도록 넥칼라를 씌웠어. 결국 발가락을 절단하고 말았지. 그때 우리 이랑이 얼마나 놀랐을까? 감각이 없으니 아프지 않을거라고 주치의는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우리 이랑이 얼마나 놀랐겠니? 그 이후로도 엄마는 이랑이가 다른 발가락을 핥을까봐 줄곧 넥칼라를 씌웠지. 넥칼라때문에 시야를 늘 가리게 되니 우리 이랑이 얼마나 갑갑했을까...그러던 어느날 발작을 하다가 넥칼라에 앞발이 끼어서 목이 꺾이는 일이 생겼고, 엄마는 이랑이 발가락 안 잃으려 하다가 이랑이가 발작으로 더 큰 고통을 겪겠다 싶어서 그날부터 넥칼라를 사용하지 않았었지. 물론 이랑이는 발가락을 핥는 행동도 하지 않았어. 이랑아~ 그 오랜 시간 넥칼라를 쓰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었니? 점점 더 큰 넥칼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목도 얼마나 아팠을까... 이랑이 몸무게는 점점 줄어드는데, 넥칼라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니... 엄마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바보멍충이였어. 분홍색 넥칼라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이랑이 이름 세글자에 엄마는 오늘도 마음이 무너진다... 보고 싶다, 이랑아~
myj4528
16-11-06 16:56  
이랑아~동군이 오빠 액티베이트 약 먹이고 왔어. 엄마가 똑똑해지는 약이라고 동군이 오빠에게 매일 먹이는 약 있잖아. 동군이 오빠는 이제 정말 똑똑해져서 그 어떤 간식에 섞어 줘도 약만 쏙 남기고 간식만 먹어치워. 우리 이랑이는 원래부터 똑똑해서 약 먹이기 정말 힘들었었지. 약국에서 캡슐을 사다가 캡슐 안에 가루 약을 넣어 간식과 함께 입에 넣어주면 그나마 먹던 너였지만 언젠가부터는 그것도 거부했었지. 병원에서는 주사기에 넣어 먹이라고 했지만 주사기만 보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결국은 플라스틱 입마개를 사다가 가위로 옆 귀퉁이를 잘라내고 먹이려도 해봤지만 역시나 실패. 이랑이 좋아하는 닭가슴살에 섞어 줘도 처음 한 두번만 속고 나중에는 닭가슴살 자체를 거부했었지. 결국 나중에는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주사기에 약을 넣어 줬지만 이내 토하기 일쑤였어. 하루에 두번 약 먹이는 게 너무 힘들어 저녁에 한번 먹는 거로 바꿨지만 그러다보니 한번 먹을 때 약의 용량이 많아져서 엄마는 이랑이 약먹이는 게 하루 중 제일 중요한 일과였을 정도야. 이랑이가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는 약을 거부할 힘마저 없었는지 약을 곧잘 먹어 안심을 한거였는데, 입맛을 잃어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그 독하디 독한 약만 먹으니 얼마나 속이 쓰렸을까. 강아지는 며칠 안 먹어도 문제없다는 주치의 말에 안심은 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우리 이랑이 위장, 간이 얼마나 상했을까 싶어. 이랑아~ 그렇게 먹기 싫어하던 약을 이랑이에게 억지로 먹이려고만 하고 우리 이랑이 속이 얼마나 쓰릴지 이랑이 입장에서 생각을 못한 엄마가 너무 한심하구나. 동군이오빠에게는 똑같은 실수 안하려 무진장 애쓰고 있어. 이랑아~엄마가 처음이어서 많이 서툴렀지. 우리 이랑이 다시 만나면 정말 잘할 자신이 있는데... 참 속상하다...
myj4528
16-11-07 20:18  
이랑아~요즘은 인터넷의 많고 많은 기사들 중에 강아지 관련 기사들이 부쩍 눈에 자주 띄네. 우리 이랑이 아플 때조차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글을 멀리하던 엄마였지. 괜히 민간요법이나 카더라에 의지해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혹은 왜곡된 의료 정보에 현혹되어 주치의를 불신하게 될까봐 그랬던 거야. 그런데 이랑이가 떠나고 난 지금은 괜히 인터넷 글들에 눈이 가네. 어쩌면 인터넷 기사들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인가봐. 오늘은 강아지 목욕과 관련한 기사가 있는데, 강아지 목욕시에는 꼬리부터 적셔야 한다고 나와 있어. 엄마는 항상 이랑이 머리부터 적셨었잖아. 그럼 이랑이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머리의 물기를 털너내고...목욕을 싫어하는 이랑이니까 일단 머리부터 적셔서 제압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는데, 엄마가 완전히 틀린 거였어. 가만히 생각해 보면 머리를 적신 후 제압을 한 거였으니, 이랑인 억지로 목옥을 한 거지...만약 꼬리부터 물을 적셨더라면 이랑이는 목욕을 놀이로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야. 목욕 후 드라이로 말릴 때도 이랑이는 드라이 소리 자체를 너무 싫어 하니까 이랑이는 계속 도망 다니고 엄마는 이랑이를 쫓아 가면서 어떻게 해서든 드라이를 하려고 했었지. 나중에는 두 다리로 이랑이를 옴짝달싹 못하게 해서 털을 말리곤 했었어. 이렇게 이랑이가 드라이를 싫어한다고 억지로 덤비던 엄마였어. 이랑아~ 어쩜 엄마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니. 14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무색하구나... 이랑아~지나고 나니 하나하나 후회뿐인것 같아 속상한데, 그래도 이랑이는 엄마에게 와줘서 행복했던 거 맞지? 엄마는 그렇게 믿고 싶어. 사랑해~
myj4528
16-11-08 13:02  
이랑아~엄마가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지 아니? 커피를 한잔 끓여다가 동군이오빠 데리고 베란다에 나가는거야. 창문을 열고, 방충망을 열고 동군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살며시 앉아... 그리고 이랑이에게 말을 걸지. 콩콩콩 이랑이~ 아기 강아지~ 흰둥이 강아지~ 꺄꿍이 강아지~ 엄마가 이랑이에게 들려 주던 그 노래를 볼러~ 그리고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에 잘 있는지 인사하고 동군이 오빠를 지켜달라는 부탁도 해. 동군이 오빠가 이랑이 보고 싶어하니 꿈에 나타나 달라고도 매일 부탁해. 동군이에게는 이랑이가 우리를 잘 지켜 줄거라고 안심을 시키지. 물론 오늘의 날씨는 어떤지 엄마는 오늘 뭘 할 건지 얘기도 해. 동군이는 그날의 공기를 마시며 깊은 숨을 내쉬고 몰아쉬고를 몇번 하고... 우리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단다. 가끔 놀이터에 이랑이 좋아하던 야옹이가 출몰할 때면 야옹이에게도 말을 걸어. 우리 이랑이가 하늘나라에서 우리 목소리 다 듣고 있을 거라고. 늘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우리 이랑이에게 인사하는 것 만큼은 빼먹지 않으려 해. 컴퓨터 바탕화면 속의 이랑이, 파트라슈 홈페이지 화면 속의 이랑이. 우린 이랑이를 잊지 않고 기억한단다. 이랑아~ 오늘은 바람에 나부낀 낙엽들을 보면서 우리 이랑이 있었더라면 깡총거리며 낙엽 쫓아 다녔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어. 풀냄새, 나무냄새 좋아하던 이랑아~ 하늘나라에는 식물들이 많니? 향기 맡으며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렴~ 사랑해~
myj4528
16-11-09 17:46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피부가 다시 안 좋아져서 병원 다녀왔어. 병원에서 환경을 다시 한번 살펴보라고 이불도 자주 빨라고 하시네... 그말을 듣고는 어찌나 뜨끔하든지... 이랑이 떠나던 날 파란색 이불... 파란색이 강아지 통증 완화에 도움되는 색이라 해서 이랑이에게 파란색 극세사 이불 개끗이 빨아서 깔아 줬더니 그 이불에서 이랑이 하늘나라 갔잖아. 엄마는 혹시라도 이랑이 체취가 남아있을까 하여 그 이불을 여태 빨지 못하고 뒀어...시간이 흘러 이제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을 그 이불에 코를 대고 이랑이 냄새~라고 혼잣말 하기도 했거든. 그런데 오늘 동군이 진료 받고 나서 그 이불을 세탁기에 넣었어. 이랑이의 마지막 체취를 그렇게 떠나보내고는 마음이 얼마나 허전하든지... 그래서인지 오늘은 동군이와 함께 놀이터 산책 가서도 무척 속이 상하더라. 우리 이랑이 하늘에서 다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이랑이가 서운해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더라. 이랑아~엄마가 하나하나 정리해 나간다고 해서 이랑이에 대한 마음마저 정리하는 건 결코 아니란다. 엄마가 동군이, 이랑이는 끝까지 책임진다고 했었잖아. 질투많고 샘많은 우리 이랑이 성격을 누구보다 엄마가 잘 아는데, 어떻게 이랑이를 잊겠니. 염려말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어~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6-11-10 20:13  
이랑아~동군이 오빠가 사료를 안 먹으려고 해. 우리 강아지들 14년간 먹어온 사료. 이제 노령견 전용 사료로 한번 바꿔볼까해서 시도한건데 동군이오빠는 철저히 거부하고 있어. 동군이 오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피부를 긁어대는 통에 피부가 벌겋게 되다 못해 피까지 나는 상황인거야. 그래서 약 처방받아왔는데 닭순살, 닭가슴살 그 어디에 섞어 줘도 입에도 대지 않으려 한다. 우리 이랑이의 모습을 보는 듯 해서 엄마는 얼마나 불안한지... 꼿꼿하게 세우고 엄마를 향해 사정없이 흔들어 대던 꼬리는 사정없이 축 늘어뜨린 채 거실을 배회하는 모습. 엄마가 두려워하는 그 모습... 우리 이랑이 처음 아프기 시작할 때 그 모습이야. 날이 추워지면 디스크 증세가 더 심해진다고 하는데 그 때문일까? 이랑아~우리 이랑이 떠나 보낼 때도 얼마나 힘들었는데. 실은 몇 차례 주치의 선생님의 고지가 있어 마음의 준비가 다 되어 있을 듯 했지만 막상 이랑이의 죽음이라는 현실에 마주하니 정말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어. 그런데 이랑이 떠나간지 아직 두달도 안되었는데, 동군이 오빠는 정말 이렇게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 이랑아~엄마가 늘 부탁하지. 동군이 오빠를 지켜달라고... 동군이 오빠를 지키는 건 엄마를 지키는 거야. 우리 이랑이~엄마 부탁 들어줄거지? 이랑이 보낸 마음, 아직 정리도 안 되었단 말야. 이랑아~ 동군이 오빠와 엄마를 도와줘~
myj4528
16-11-11 23:33  
이랑아~오늘은 엄마가 이랑이를 조금 늦게 찾아왔네. 그 말은 동군이 오빠가 집에 쓸쓸히 혼자 있었던 시간도 그만큼 길었다는 뜻이야. 아파서 꼼짝도 못하고, 걸을 수도 뛸 수도 없는 이랑이였고, 언제 발작을 해서 놀래킬지 모르는 이랑이였지만 그런 이랑이라도 동군이오빠 곁에 있을 때가 동군이오빠도 좋았다 느껴질거야. 가끔 이랑이가 발작을 하여 목이 꺾여 돌아가고 온 몸을 부르르 떨고 뻣뻣하게 굳어지노라면 엄마는 그런 이랑이에게 노래를 들려 주며 괜찮다고 괜찮아질거라고 부드럽게 마사지했었지. 그런 엄마를 보면 동군이도 덩달아 불안해하며 꼬리를 싹 내리고 어쩔줄 몰라 했었잖아. 그런데 이제 이랑이가 없으니 동군이 오빠는 하루 온종일 기나긴 시간을 엄마 올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어. 예전처럼 장난을 치는 일도 없고 그냥 우두커니 거실을 배회하는 게 전부란다. 쓰레기통 뒤지는 일도 없고 의자 옆에 다리 들고 쉬를 하는 법도 없어. 그런 동군이를 알기에 집에 빨리 와야지 하지만 일 핑계로 오늘은 그러지 못해 못내 미안해. 이랑이에게 글을 남기는 시간도 이렇게 늦어져 버렸어. 이러다 어느날 이랑이에게 글 남기는 걸 잊어버리는 날이 올까도 싶지만 엄마는 그런 날이 더디 오기를 바랄 뿐이야. 엄마는 이랑이를 조금 더 오래도록 추억하고 싶거든. 엄마는 이랑이를 너무너무너무 사랑하니까...
myj4528
16-11-12 19:42  
이랑아~오늘은 우리 이랑이 아기때 사진 들춰보며 마음을 달래었어. 동군이 혼자 외로울까봐 동군이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강아지 분양자를 찾다가 인터넷에서 분양하겠다는 분을 찾고, 그리고 이랑이는 엄마와 인연을 맺었어. 분양하겠다고 하는 분 계신 곳이 경기도 이천이라고 하더구나. 엄마가 이천 가는 길도 모르고해서 이랑이를 어떻게 만나야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그분이 서울 올 일이 있다고 그날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나자고 하셨어. 엄마는 시간 맞춰 터미널에 갔고 이천에서 출발한 고속버스 도착지점 의자에 가서 미리 앉아 기다렸지. 한참을 기다리니 갈색 쇼핑백을 든 중년의 아주머니께서 강아지 분양받으러 왔내고 말을 건네시더라. 엄마는 당연히 케이지나 이동 가방에 이랑이를 넣어 오실줄 알았는데 당시에 참 놀랐어. 혹시 숨막혀하지 않았나 요리조리 살피며 이내 2호선을 타고 이대 후문에 있는 집으로 왔지. 당시에도 엄마는 이랑이가 인터넷에 올라온 글처럼 가정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전문 사육장에서 태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이랑이 진짜 엄마 강아지는 누군지 어떤 강아지인지 궁금하다고 이랑이 앉혀 놓고 얘길 했는지도 모를 일이야. 할어버지는 요즘도 그러셔. 우리 이랑이 좋은 엄마 만나서 서울에서도 살아 보고 부산에서도 살아봤다고... 이랑이도 그렇게 추억하니? 엄마에게 와서 행복했다고... 엄마는 지금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엄마가 좋은 강아지 만나서 무척 행복했다고... 그 행복의 시간이 생각만큼 길지는 않았어도 늘 행복했었다고. 이랑아~ 참 많이 보고 싶구나. 사랑많은 우리 아기 강아지...
myj4528
16-11-13 21:48  
이랑아~오늘은 엄마 생일이야. 우리 이랑이 생일도 생각난다... 엄마 서울에서 공부할 때 우리 이랑이 생일이라고 집에서 떡케잌 만들어서 학교에 돌리고 그랬었지. 사람들이 유별나다 생각할지는 몰라도 사람도 돌잔치하고 사람들에게 베풀고 그렇게 해야 오래오래 산다고 하길래 우리 이랑이 무병장수하라고 케잌도 만들고 빵도 사서 동료들에게 돌렸었지. 사람들이 속으로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몰라도 다들 축하한다고 그랬어. 그랬던 우리 이랑이가 이제 엄마 곁에 없네. 강아지들에게 1살은 사람 나이로 7살이 된다고 하던데... 사람 수명은 이렇게 길어지고 있는데 왜 강아지 수명은 그만큼 안 길어지냐고 주치의 선생님께 묻고 또 묻고 했었지. 깡총거리던 이랑이는 한창 투병을 할 때도 또래 강아지들보다 어려 보여서 나이를 얘기하기 전에는 5-6살 강아지인줄로만 알았어. 어쩌다 하반신을 못 쓰게 되었냐고 딱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이랑이 14살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깜작 놀라곤 했었지... 이랑아~동군이 오빠가 오늘은 컨디션이 무척 좋아. 지난 주만 하더라도 사료도 안 먹으려 하고 눈빛은 불안해서 동공은 흔들리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그랬는데, 오늘은 사료 그릇도 다 비우고, 낮잠도 잘자고... 엄마에게 가장 큰 생일선물아야. 그래도 방심하지 않을래. 우리 이랑이도 하늘나라 가기 일주일 전에 잠깐 컨디션 좋았잖아. 파트라슈에 올라와 있는 이 사진이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딱 일주일 전 사진이니까... 이랑이 몸은 엄마 곁에 없지만 마음은 엄마 옆에 있지? 그리고 엄마 생일 축하한다고 꼬리 흔들며 말하고 있지? 엄마바라기 이랑아~ 사랑해~
myj4528
16-11-14 21:54  
이랑아~오늘은 우리 이랑이가 하늘나라 간지 꼭 두달이 되는 날이야.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일주일동안은 눈물로만 보냈고,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늘 시시때때로 이랑이 생각에 힘들었었고, 이랑이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하염없이 주루룩 주루룩 나더라. 하루 종일 이랑이에게 잘 해 주지 못한 죄책감에 너무나 고통스러웠어.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날 무렵에는 동군이의 행동 속에서 이랑이가 보여서 또 힘들었지. 지금도 이랑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것들로 인해 속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이랑이와의 즐거웠던 추억, 행복했던 시간추억들을 생각하곤 해. 계절이 바뀌고 찬 바람이 불면서 이랑이 걱정도 하고 남은 동군이 케어도 하면서 지금의 이 시간들을 보내고 있어. 동군이가 없었다면 엄마는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도 몰라. 적어도 동군이만은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슬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말야. 이곳 파트라슈 사이트가 엄마에겐 무척 힘이 되어줘. 하루 일과를 정리하면서 우리 이랑이에게 이런 저런 얘기 쏟아낼 수 있으니, 이랑이가 가깝게 있다고 생각되거든. 이랑아~ 언제나 엄마 옆에서 엄마 마음 속에서 행복하렴~ 사랑해 우리 콩콩콩 이랑이~
myj4528
16-11-15 23:17  
이랑아~오늘 아침 엄마의 출근길은 무척이나 슬펐어.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가던 날 오전 9시 40분 예약진료 가서 담당 주치의로부터 이랑이가 이미 코마 상태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 가끔 발작할 때마다 몸이 뻣뻣해지곤 했기에 엄마는 곧 돌아오리라 기대하였지만 이미 이랑이는 약간의 동공 반응만 남아 있을 뿐이라 하셨어. 나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얘기에 눈물만 주룩주룩 흘렸고. 주치의 선생님은 파트라슈 운구 상자를 내게 건넸어. 오늘 넘기기 어려울거에요라는 외마디와 함께...난 멍한 상태로 이랑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어. 집으로 오는 길 정우마트 길가에는 추석 명절을 보내려고 장을 보러 나온 많은 차들이 주정차한 상태였지.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길가에 주차된 차량의 사이드미러를 치고 지나간 것조차 몰랐어. 집을 다와 갈 무렵 경적 소리를 내며 따라 붙는 지프 차를 발견했고, 차주는 사고를 일으키고 뺑소니치냐고 호통을 치더라. 정말 몰랐다며 긁힌 곳이 있다면 차량은 변상하겠다고 했어. 그런데 지프 차는 불법 개조를 해서 네개의 바퀴가 일반 차량의 바퀴 4-5배 가량 큰데다 사파리 투어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거대한 차체였어. 차주는 긁힌 자국은 없다면서 사이드미러만 접혀 있다며 다음부터 조심하라고 했지. 나는 그러마하고 거듭 감사하다며 집으로 향했어. 와서 보니 엄마 차의 사이드 미러에는 긁힘 자국이 있더구나. 상대 차량은 이것저것 개조를 해서 아무런  자국이 없었던 거였지...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 길에 그 차를 딱 마주쳤어. 빨간 색에다 워낙 개조를 많이 해서 한 눈에 들어오더라. 한국에서 보기 드문 차였으니까. 그러면서 이랑이 하늘나라 가던 그날 그 아침이 생각나서 너무 슬펐어. 병원에서 이랑이 코마 상태라고 오후를 넘기기 어려울거라는 그 얘기에 그럴리가 없다고 하던 내 모습이 생각나더라. 이랑이 장례식장 가느라고 장시간 집을 비웠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기다리던 동군이하며... 하루 종일 마음이 안 좋더라. 이랑아~ 괜찮아졌다고 생각할 즈음에는 늘 이렇게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일들이 생기는구나. 오늘따라 우리 이랑이가 더 보고 싶다... 언제나 아기 강아지 모습으로 내 곁에 있을 것 같았던 우리 이랑이. 보고 싶다...
myj4528
16-11-16 21:45  
이랑아~ 오늘은 완연한 가을 날씨였어. 아침에 학교 갔다가 집에 와서 동군이와 베란다에 나갔더니 동군이가 크게 숨을 들이 쉬네. 우리 이랑이는 킁킁하고 공기를 들이마셨었는데, 동군이 오빠는 깊은 숨을 들이 마셔.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놀이터 근처 바닥에는 노란 단풍 낙엽들이 떨어져 나뒹굴더라. 동군이를 데리고 놀이터 산책 다녀왔어. 바람이 불어 낙엽이 날리니 그걸 쫓아 가는 동군이. 오늘도 동군이가 엄마를 산책시켰어. 우리 이랑이 달리기 실력은 모두가 알아 줬었잖아. 싱크대에서 잠깐 뭘 떨어뜨려서 주우려고 허리를 숙이면 언제 달려왔는지 이랑이가 그걸 잽싸게 입으로 가져가져는 이빨에 힘을 줘서 여간해서는 내 놓지 않았었지...또 산책 시간 늘 이랑이에 이끌려 힘겹게 뛰어가는 나를 보면 사람들이 개가 사람을 산책시킨다며 깔깔대었는데, 그래도 엄마는 좋았어. 우리 집 서열 1위는 이랑이라고 사람보다 서열 낮은 강아지 만들고 싶지 않다고 했었지. 산책하면서 떨어진 낙엽들을 한 곳에 모아 뒀더니 동군이가 그걸 바스락거리며 밟고는 기분좋아 하네. 우리 이랑이도 같이 있었더라면 둘이서 신나게 낙엽 밟으며 뛰놀았을텐데... 이랑아, 이랑이 있는 하늘 나라는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 늘 궁금해. 그곳에도 낙엽이 있니? 낙엽이 있으면 동군이처럼 바스락소리내면서 마음껏 밟으려무나. 엄마가 동군이와 산책하는 모습 보면 이랑이도 하늘나라에서 산책을 즐기렴~ 엄마, 동군, 이랑 우린 늘 세명이니까... 사랑해~ 이랑아~
myj4528
16-11-17 21:53  
이랑아~ 오늘 저녁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프로그램에 말야. 다리에 암이 생겨서 커다란 혹이 생긴 어느 청년의 사연이 방송되었어. 혹이 얼마나 크던지... 걸음도 제대로 못 걸을 뿐더러 점점 커져가는 혹에 늘 통증에 시달리고... 그리고 가끔 마비가 오고, 고통 속에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더라. 그 사연을 보는 순간 우리 이랑이의 고통이 어느 정도였을까 생각이 나는거야... 암 덩어리가 커지다보면 다른 부위에 전이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암덩어리가 정상적인 구조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 우리 이랑이 암덩어리가 커져서 위를 압박하고 신장을 압박하고 있다던 주치의 선생님 얘기가 다시 귓전에 맴도는구나. 암덩이가 위를 짓누르고 있으니 배가 고파도 먹는 것을 거부하던 너. 진통제에 속이 쓰라렸을텐데 아무 소리도 못하고 혼자 감내했을 너. 한번 물 마실 때 100번 이상을 핥아 대어 한 시간에도 열번 이상 소변을 보던 이랑이. 물을 그렇게 많이 마셔도 신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니 어느 순간 소변도 제대로 못 보았지. 먹는 게 없으니 대변도 안 보고 하루를 넘기기 일쑤였고, 어느 날은 꼬리를 있는대로 몸쪽으로 젖혀서 엉덩이를 쥐어짜서 대변을 유도했던 나였어. 이랑아, 그 힘든 고통을 속으로 삭히며 낑낑대지조차 않았던 너였어. 얼마나 아팠을까 우리 이랑이.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이제 더이상 아픔 없는 곳으로 갔을 거라고 위안을 삼았지만 오늘 Tv 속 사연을 보니 우리 이랑이 그간의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이해하게 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우리 이랑이의 그 힘든 고통을 함께 나누지 못해서...
myj4528
16-11-18 20:30  
이랑아~갑작스레 내린 비에 옷이 다 젖은 하루야. 우리 이랑이는 하늘나라에서 비 안 맞고 있니? 이랑이는 비가 뭔지 모를 것 같아서 비 오는 날이면 내가 베란다 창문을 열어 이랑이 손을 창밖으로 살짝 내밀어 줬었지. 내리는 빗방울에 깜짝 놀란 이랑이가 잽싸게 손을 빼면 엄마가 그랬잖아. 이건 하늘에서 내리는 물이라고... 하늘애서 물이 뚝뚝뚝 떨어지는 거라고 일렀는데 우리 이랑이 기억나니? 비오는 날이면 비가 무너지 꼭 알려줬었는데... 오늘 학교 갔다 와서 현관문을 여니까 반가움에 동군이 오빠가 한바퀴 재롱을 보여주네. 한바퀴는 우리 이랑이 전매특허였는데... 씽크대에서 서서 간식을 준비하노라면 이랑이는 어느새 달려와서 제자리에서 한바퀴를 돌곤했었지. 한바퀴~ 이러면 이랑이는 또 한바퀴를 하고 그러기를 수회하다 보면 이랑이가 너무 귀여워 나는 간식 주는 것도 잊고 이랑이를 꼬~옥 끌어안았잖아. 동군이오빠는 아무리 한바퀴를 부르짖어도 끄떡도 안했는데 말야. 그런데 오늘, 학교 다녀오니 동군이오빠가 한바퀴를 하는구나... 신기해서 또 한바퀴했더니 이랑이가 예전에 보여주던 그 한바퀴를 보여주네... 이랑아~ 신기하지 않니? 그러넫 말야. 엄마는 동군이오빠의 한바퀴도 귀엽지만 우리 이랑이의 한바퀴가 마냥 그립구나... 꿈에도 안 나오고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에서  바쁜거니?
myj4528
16-11-19 17:30  
이랑아~ 동군이오빠가 엄마 외에는 교류할 사람이 전혀 없다 보니가 너무 외로워해.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 댁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 지유 이모, 그리고 초코 강아지와 시간을 함께 보내려 해. 낮에 잠깐 베란다를 내려다 보니 하얀 아기 말티즈 둘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분이 계시더라고... 그걸 본 동군이는 베란다 샤시 밖으로까지 머리를 쑤욱 내밀어 강아지들을 보려고 하더라.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도 모른 채 말야... 늘 이랑이와 시간을 보내던 동군이였기에 일편단심 이랑이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이제 이랑이가 없는 지금 얼마나 외롭겠니. 그래서 오늘은 초코 강아지와 신나게 놀라고 할머니 댁에 가려고 마음을 먹은 거야... 이랑이도 초코 강아지 잘 알지? 이랑이 하늘 나라 가기 전 부산에 큰 지진이 와서 세상이 떠들썩하던 그 날 밤, 이랑이 퇴원하고 할머니 댁에 가서 인사했잖아. 초코 강아지와 서로 오랜 시간 눈을 마주하며 뭔가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던 그 모습. 혹시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동군이 오빠가 외로울지 모르니 초코야 동군이 오빠를 잘 부탁한다는 그런 메시지였을지도 모를 일이야... 이랑아~ 이랑이 없는 시간, 우리만 너무 재미나게 지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가 하루도 빠짐없이 이 곳에 들러 우리 이랑이에게 안부를 전하는 건 그만큼 이랑이가 없는 이 시간들이 너무 허전하기 때문이거든... 우리 이랑이~ 많이 사랑하고 그리워~
myj4528
16-11-20 22:10  
이랑아~엄마는 동군이 오빠와 할머니댁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어~ 하루밤 자고 왔더니 동군이 오빠는 피곤했는지 집에 오자마자 몇시간째 떡실신중이네. 동군이 오빠 데리고 가끔 할머니댁에 갈까봐. 동군인 밤새 긴장모드였는지 집에 오자마자 너무 잘 자네. 이렇게 숙면을 취하는 거 참 오랜만에 봐~ 동군이 오빠는 할머니댁 이곳 저곳에 어김없이 영역 표시를 해서 할머니한테 핀잔 많이 들었어. 나중에는 모두들 체념하고 그냥 마음대로 싸고 싶은대로 어디 한번 싸보라고 했더니 동구닝오빠는 그말만 믿고 여기저기 다리를 드는구나. 초코 강아지는 살이 많이 쪄서 목살이 세겹 네겹으로 겹쳐져 있더라... 동군이 오빠는 늘 외롭게 거실을 지키는 것 외에는 할 게 없어서 불안한 눈빛으로 하루종일 무료하게 엄마만 기다리던 강아지였는데, 할머니댁에는 사람도 많고 시끌벅적하니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이곳 저곳을 누비는거야. 어쩜 그리 애교도 많은지... 늘 우리 집 애교 담당은 이랑이였는데 이랑이가 없다 보니 동군이오빠가 이랑이 몫까지 해 내는 거 있지. 다들 동군이 건강해진 것 같다고 칭찬일색이었어... 할아버지바라기였던 우리 이랑이, 이제 이랑이 없는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더라... 엄마 마음 모르는 할아버지는 이제 이랑이 생각 안나지라고 말씀하시는데... 아니라고... 매일매일 생각난다고 동군이를 보면 이랑이가 생각나고 길 가다 만나는 작은 말티즈 강아지만 봐도 이랑이 생각 난다고 그랬어. 이랑아, 이제 주말이 다 갔어. 새로 시작되는 한주도 하늘나라에서 엄마와 동군이오빠 잘 지켜줘~ 사랑한다~~
myj4528
16-11-21 23:22  
이랑아~오늘 낮에 동군이 오빠 산책할 때 이랑이 목줄 썼어. 동군이는 노란색, 이랑이는 빨간색 목줄이잖아. 동군이 오빠는 재활치료때 사용하는 목줄도 있고 해서 몇 개 되는데, 우리 이랑이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빨란색 목줄만을 고수했잖어. 다른 거 하려고 하면 싫다고 꼭 빨간 거를 고집했었어... 그런데 그 빨간 목줄에 아직 이랑이 냄새가 남아 있는지 동군이가 목줄을 안하려고 하는거 있지. 자기 꺼 아닌 걸 동군이도 아는 걸까? 그래도 동군이에게 이랑이 목줄을 하면 우리 세명 산책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결국 동군이에게 빨간 목줄을 매었어. 오늘따라 유난히 이랑이 좋아하는 노란 은행잎이 많이 나부끼더라. 동군이 오빠도 더 신나게 아파트 한 바퀴를 돌았지. 마약방석은 똑같은 거 두 개를 사서 두었는데도 동군, 이랑은 하나의 방석이 들어가 있었잖아. 그래서 하나를 거실에 둘 때는 나머지 하나를 세탁기 돌리곤 했는데... 동군이 오빠는 그 마약방석에도 다시 들어가기 시작했어. 한동안은 거길 안 들어가려고 하더라고... 동군이 오빠는 이렇게 예전 모습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가나 봐. 우리 이랑이도 예전 모습 엄마에게 보여 주면 안되겠니? 꿈에 나올 법도 하건만 얼굴 보여 주지 않는 이랑이... 엄마가 나중에 시간이 많이 많이 흘러 할머니가 되어 이랑이 얼굴을 떠올리지 못하는 그 날이 오면 꿈에 나오려고 아끼고 있는거니? 이랑아~ 날이 춥다. 90도 각도로 쭈~욱 뻗은 그 꼬리를 있는대로 한껏 말아서 또아리를 틀던 우리 이랑이가 생각나는 밤이야...
myj4528
16-11-22 22:08  
이랑아~ 오늘은 우리 아파트 관리비 나오는 날이야. 매달 관리비는 늘 고만고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리 이랑이가 많이 많이 아파서 물도 많이 마시고 오줌도 많이 싸서 하루에 이불을 네 다섯 차례 세탁기 돌릴 때, 15톤 가량 수도 요금이 나오던 그때 비해 이제 수요 요금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거야. 지금 이 아파트에 살면서 늘 7톤의 수도 요금의 나오다 이랑이 아프면서 두 배 이상의 수도 요금이 나왔었잖아. 이제 이랑이가 없고 남은 동군이도 영역표시 할 일이 없으니 이불을 예전만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세탁하지 않아도 되니 수도 요금이 예전 수준으로 나오네. 엄마는 말야. 우리 이랑이가 많이 많이 아파서 세탁기도 많이 돌리고 에어컨도 많이 가동하던 그 때가 많이 그리워. 일상에서 벗어나 있던 그때가 말야. 동군이와 내가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 우리 이랑이가 떠난 세월의 수도 많음을 의미하는 거니까 말야. 이랑아, 길에서 사뿐 사뿐 산책하는 하얀 강아지들을 보면 어김없이 이랑이 생각이 나. 우리 이랑이가 훨씬 더 귀엽고 이쁜데 하는 마음에 괜시리 시샘도 나고 질투도 나고 그래. 하지만 지금 엄마 곁에 이랑이가 없으니 엄마는 마냥 초라해 지고 만다. 이랑아, 보고 싶다...
myj4528
16-11-23 22:54  
이랑아~오늘 엄마가 회의 다녀오느라 지하철을 탔는데 말야. 어떤 아주머니께서 이쁜 강아지를 데리고 탔더라. 그리고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는데, 세상에 이쁜 강아지가 그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거야. 맞은 편에 앉아 있던 나는 고개를 이리 저리 갸우뚱하면서 강아지랑 눈인사를 했지. 우리 이랑이도 전에 서울 살 때 지하철 탄 적 있지? 강아지를 데리고 탈 수 있는 노선도 있고 아닌 노선도 있었는데, 엄마는 그걸 몰라서 지하철 환승하다가 낭패를 겪은 적도 있었지. 우리 이랑이는 늘 가방에 넣어 이동하였는데, 오늘 만난 그 강아지는 가방 밖에 나와 있으니 얼마나 부럽던지... 이랑이는 기차를 탈 때도 비행기를 탈 때도 좁디 좁은 가방 속에서 몇 시간을 버티곤 했었는데 얼마나 답답했을까? 온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오랜 시간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려면 무척 뻐근할 것도 같은데, 이제서야 그 당시 이랑이가 힘들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당시에는 그냥 우리 착한 이랑이 짖지도 않고 가만히 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말야. 이랑아, 엄마와 있는 시간 우리 이랑이가 착하지 않은 적은 없었어. 다만 그때그때 엄마의 기분 상태가 달라 때로는 예민하게 굴기도 하고 그때문에 혼내키기도 했었어. 부족한 엄마라서 미안해. 이런 엄마도 늘 한결같이 반겨줘서 고마워...
myj4528
16-11-24 21:10  
이랑아~오늘은 정말 추운 날씨였어. 아침에 나갈 때만 해도 그렇게 춥지 않았는데, 오전에 병원 갔다 오는 길에는 정말 춥더라. 집으로 오는 길에 갑자기 바지 뒷단을 누가 잡아 당기는 느낌이 들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더니 흰둥이 한 마리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내 바지를 잡아당기고 있는거야. 어디서 나타난건지는 알 수 없는데, 두 다리를 들어 나에게 매달리기도 하고 너무나 반기더라고... 그런데 이 강아지가 한참을 바지에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킁킁 맡더니 엄마를 졸졸 따라 오는거야. 급기야 아파트 입구까지 다다랐는데도 졸졸 따라오더니 어느 순간 아파트 바닥의 냄새를 쫓아서 엄마보다 앞장서서 가더라. 내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살피기라도 하듯 가끔 뒤도 돌아보면서. 그러다 아파트 현관까지 오니 너무 걱정이 되더라. 길을 잃은 강아지가 이름표도 없이 이 추운 날씨에 어쩌나 싶어서 왔던 길을 그 흰둥이와 같이 다시 돌아갔어. 그러다 보면 집을 찾거나 주인을 만날 것 같았거든. 그런데 이 흰둥이는 나만 졸졸따르고... 세탁소에 물어보니 처음 보는 강아지라 그러고. 엄마는 흰둥이더러 추우니 니네 엄마 찾아 가라며 손짓을 했어. 그런데 흰둥이는 차도를 이리저리 위태롭게 다니다 몇번이나 사고로 이어질 뻔 하는 거야. 걱정도 되고 해서 일단 집에 데려와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맛난 걸 좀 먹인 뒤, 사진을 찍어 사연을 써서 길잃은 강아지를 보호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려 했지. 흰둥이는 다시 나를 따라 아파트 현관까지 다 다랐어. 그런데 흰둥이가 엘리베이터를 안 타려고 하는거야. 몸을 끌어도 엘리베이터는 낯선지 타지 않으려 하더라. 그래서 집에 가서 동군이오빠를 데려 오면 조금 더 친근하게 여길까 하여 아파트 현관 안전한 곳에 있는 걸 확인하고 급히 집으로 올라와 동군이 오빠에 목줄을 채워 1층으로 갔어. 그런데 흰둥이는 어딜 갔는지 사라지고 없더라. 이곳 저곳을 한참을 찾아 헤매었는데 흰둥이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어. 나쁜 일이 일어난건 아니길, 집을 찾아 갔길 바랄 뿐이야...그러면서 예전에 우리 이랑이가 열린 문 틈으로 탈출을 시도하여 놀랐던 일, 이사하고 정신없는 사이 갑자기 동군이 오빠가 사라져 깜짝 놀란 일들이 스쳐 지나가더라. 우리 강아지들은 엄마 잃어버리지 않고 함께해서 다행이야. 동군이 오빠도 엄마는 잃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할 거라고 생각해. 그나저나 흰둥이가 자꾸 눈에 아른거려... 이랑아~ 흰둥이는 엄마 찾아 집 찾아 안전하게 이 밤을 보내고 있겠지? 우리 이랑이도 하늘 나라에서 안전하게 잘 있는거지? 날이 차고 밤이 빨리 찾아들수록 이랑이를 향한 엄마의 마음은 더 커져만 가네...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6-11-25 19:41  
이랑아~오늘은 어제보타 더 추웠던 것 같아. 아침에 외부 강의가 있어 나가는데 버스 정류장 앞 동물병원에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단지가 붙어 있는거야. 그런데 그게 말야... 어제 엄마를 졸졸 따라왔던 그 흰둥이 강아지랑 너무 많이 닮아 있는거야. 한참을 보고 또 보고 했는데 그 강아지 같았어. 7월에 잃어버렸다고 하니 그 강아지가 아닌가 싶다가도 계속 마음에 걸려... 오늘은 날이 추워서 동군이 오빠 산책을 못 시켜줬어. 예전에는 엄마가 겨울에는 춥다고 아예 산책을 안 했잖아. 우리 이랑이는 서너달 이상을 밖에 못 나간 적도 있었지. 그나마 털 자르러 가는날이 외출하는 날이었을텐데 그마저도 애견샵 아저씨가 오토바이로 데리러 왔다가 데려다 주시는 바람에 바깥 나들이라 할 것도 없었지. 그런데 우리 이랑이가 하늘나라 가고 엄마가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이랑이 세상 구경 많이 못 시켜 준거였어. 그건 정말 가슴을 후벼파듯 후회되는 일이란다. 그래서 왠만하면 동군이 오빠는 아파트 한바퀴 자주 해주려 하는데, 동군이 오빠가 디스크로 걸음걸이가 이상해져서 걷고 나서 집에 오면 발바닥 패드가 빨갛게 되어 점점 벗겨지는거야... 예전엔 야옹이처럼 사뿐사뿐 발바닥 패드로 걸어 문제가 없었는데 요즘은 발바닥 전체에 무게 중심을 이동하여 발을 끌면서 걷다 보니 발톱도 빨리 닳고 있어....그래서 산책이 걱정될 정도야. 그치만 이제 겨울이 다가오면 그마저도 못 할 것 같으니 햇살이 조금이라도 비칠 때 미리미리 산책해야겠지? 콩콩콩 이랑이 떠나보내고 힘든 시기를 다시 또 반복하지 않으려면 말야. 이랑아~ 하늘나라 생활은 어떤지 알고 싶구나. 가보지 못한 곳이니 어떨지 짐작조차 되지 않지만 우리 이랑이에게 기다림의 지루함과 아픔은 없기를 바래.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6-11-26 19:46  
이랑아~오늘도 여지없이 날씨가 춥더라~ 우리 이랑이는 한창 더울 때, 정말 몇십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 속에서 투병하느라 힘들었지~ 날이 덥고 습하면 세균 번식력도 좋아지고 염증도 더디 낫는다고 하나 우리 이랑이 암덩이도 그때문에 급속하게 자란 게 아닌가 싶어. 어쩜 지난 여름만 잘 넘겼더라면 이번 겨울까지 함께 할 수 있지도 않았을까하는 후회도 해 본단다. 이제 추운 겨울이 오니, 엄마 품 속으로 한없이 파고 들던 이랑이가 더 많이 보고 싶어. 이랑이 까만 발바닥이 차가워서 손으로 꼭 감싸쥐던 때도 생각나고, 택배 왔다고 인터폰이 울리면 후드티 옷 속에 이랑이를 집어 넣어 캥거루처럼 얼굴만 내밀게 해서 데리고 갔던 일도 생각나. 잘 때도 꼭 이불 속에 들어와 팔베게를 하고 자던 너. 아침에 학교 가려고 내가 먼저 일어나도 이랑이는 조금 더 자고 싶은지 이불 속으로 더 파고 들었었지. 세수하고 와서 이랑이 어딨니라고 모른 척 하고 찾는 시늉을 하면 엄마 나 여기있어요라고 이불 속에서 꼬릴 세차게 흔들었지. 나는 모른 척하고 거실로 배란다로 이랑이를 찾으러 다니는 시늉을 하면 그제서야 귀찮은 듯 일어나던 너였어. 이랑이의 재롱은 정말 끝없이 생각나는구나...동군이 오빠와 달리 이랑이는 몸집이 작으니 겨울엔 늘 뱃 속에 넣고 지냈었는데. 이제 긴긴 겨울을 이랑이없이 춥게 보내야 한다니... 이랑아~쬐끄맣고 귀여운 모습. 인터넷에 떠도는 그 어떤 사진 속의 강아지들보다 엄마에겐 이랑이가 최고의 강아지였어. 14년이란 시간동안 따뜻함을 느끼게 해 주어 고맙고 또 고마워~ 이랑이 덕에 14년동안은 적어도 겨울이 춥지 않았어...
myj4528
16-11-27 18:02  
이랑아~엄마는 오늘도 이랑이의 흔적을 하나 지웠어...집에 오면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엄마로 인해 이랑이도 엄마와 함께 시디즈 의자에 앉아 있곤 했지. 이랑이가 아프기 시작할 무렵, 바닥에 떨어진 A4용지를 주우려고 잠깐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이랑이는 엄마가 멀리 가려는 줄 알고 의자에서 점프해서 뛰어 내렸어. 가뜩이나 디스크까지 있는 이랑이에겐 엄청난 충격이었을거야. 당시에는 이랑이가 낑낑대거나 하진 않았지만 아마 많이 아팠을거야 그치? 그날 이후 엄마는 앉은뱅이 책상을 사서 컴퓨터 위치도 바꾸고 모든 생활을 바닥에 앉아서 했어. 이랑이도 덩달아 바닥 생활을 시작했지... 이랑이가 떠나가서도 그냥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제 슬슬 허리가 아픈거야... 벌써 6개월을 이러고 살았으니 허리가 아플만도 했겠다 싶었어. 그래서 엄마는 다시 예전처럼 컴퓨터를 책상 위로 올리고 앉은뱅이 책상은 조금 옆으로 비껴 두었어. 동군이 오빠가 의자 위로 올라오려고 할까봐 의자는 일부러 화장대 의자로 가져다 두었어. 그럼 동군이오빠도 의자위에 못 올라오니까... 대신 엄마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에 마약 방석을 두었더니 가끔 엄마와 눈 마주치며 안정감을 얻고 있어. 이랑아~ 이렇게 엄마는 지난 6개월 이랑이의 투병생활을 정리하고 있어. 엄마 그래도 되지? 예전같으면 이맘때 여행을 준비하곤 했었는데, 지난 여름 아픈 이랑이를 입원시켜 두고 긴긴 가족여행 다녀온 게 너무 죄스러워 동군이 오빠와 함께 하는 동안은 장거리 여행은 하지 않기로 했어. 우리 이랑이가 갑자기 못 걷게 되었는데 엄마는 여행이라니 얼마나 원망스러웠니. 다른 강아지들은 매일매일 엄마가 면화 와주는데 열흘동안 얼마나 쓸쓸했니. 오래 전 예약해 둔 거라 어쩔 수 없었단 엄마의 변명... 이랑이에겐 큰 상처로 남았겠지... 이랑아, 그런 엄마도 단 한순간도 미워하지 않았을 우리 이랑아~ 오늘도 많이 많이 사랑해~
myj4528
16-11-28 23:16  
이랑아~ 오늘 하루 엄마는 가슴을 여러 번 쓸어내렸단다... 새벽에 잠을 자는 데 동군이오빠가 토하려고 하는 소리가 나는거야. 동군이오빠도 이랑이처럼 아픈 모습 엄마에게 보여 주지 않으려 하잖아. 토할 때도 굳이 거실로 나가서 구석 한켠에다가 토하고... 새벽 4시쯤인가 동군이 오빠가 웩웩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서 찾으러 나가보니 거실 베란다 문 앞 이랑이 분홍색 방석 옆에서 토하려고 목을 빼고 있는거야. 노란 거품을 물며 토하고나서도 배에서는 주기적으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어. 동군이오빠는 가끔 노란 거품을 물며 토하긴 했지만 최근 몇달동안 그런 적이 없어 깜짝 놀랐지. 우리 이랑이 하늘 나라 가기 전날, 배에서 그같은 꼬르륵 소리가 났었기에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아침이 되어 닭고기 순살에 똑똑해 지는 약 액티베이트를 줘도 고개를 저으며 안 먹으려 하고, 치즈 고구마를 잘게 썰어 줘도 입에도 대지 않더라. 마치 이랑이 아플 때 아무리 맛난 간식을 줘도 고개를 이리저리 가로젓던 그 모습이었어. 걱정이 되어 황급히 꿀물을 타서 주사기로 입에 억지로 넣었지. 우리 이랑이도 주사기로 약이나 꿀물 주는 거 싫어했잖아. 때로는 고개를 가로 젓다가 목에 마비가 와서 목이 꺾야 고통스러워한 한 작도 있었지... 동군이 오빠도 역시나 싫어하더라. 그래도 탈수 현상이 올까 해서 60cc 정도를 억지로 먹이고 나서 북어를 물에 불렸어. 지난 여름 이랑이 입맛 잃었을 때 북어를 주면 좋다는 얘기에 두 봉지를 샀었는데 이랑이는 거의 입에도 대지 않았잖아. 그걸 오늘 동군이오빠에게 줬더니 곧잘 먹더라. 그리고 나서는 기력을 회복해서 물도 찹~찹~찹~ 소리내어 마시고, 고구마도 먹어. 배에서도 더이상 꼬르륵 소리가 안나네. 우리 이랑이 간호하느라 엄마는 이제 각종 응급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게 되었어. 우리 이랑이보다 먼저 키운 강아지가 있었더라면 이랑이에게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동군이오빠는 쌔근거리며 마약방석 안에 쏙 들어가 자. 새벽에 토하느라 일찍 깨서 잠이 부족했는지 오늘은 서둘러서 잠을 청하네. 우리 이랑이는 하늘 나라에서 몇시쯤 잠드니? 비슷한 시간에 잠들면 꿈에서라도 만날까? 책상에 커다란 모니터를 두개 붙여 놓으니 바탕 화면 속 이랑이 사진 둘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좋아. 그러니 이랑이가 엄마 곁에 늘 함께 있는 것 같아. 그래도 보고픈 맘은 어쩔 수가 없네...
myj4528
16-11-29 22:10  
이랑아~요즘처럼 날이 추우면 길거리를 떠도는 강아지들이 무척 염려가 되. 차도 이곳 저곳에 강아지들이 로드킬 당한 흔적들이 있어. 차도는 그래도 빨리 빨리 강아지들 사체를 치우는데 비해 터널 안은 그렇지 않아. 한달째 같은 곳에 흔적이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예전에 신촌에 살 때였을 거야. 이랑이가 하도 짖어 대니 옆집에서 매일 같이 현관문에 메모지를 붙였었잖아. 강아지가 너무 짖어 살 수가 없다고 ㅠㅠ 엄마는 상관없다는 듯 메모지를 떼버리고 말았지만 간혹 집에 왔을 때 동군이, 이랑이가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거나 중요한 문서들을 찢어 놓을 때, 그리고 휴지통을 뒤져서 온 집안을 어질러 놓을 때 그럴 무렵이면 엄마가 많이 혼내었잖아. 그렇게 하다간 길거리 떠돌아 다니는 강아지 된다고. 길거리 떠도는 강아지 되고 싶냐고 소리쳤지. 물론 이내 미안하다고 끌어안고 그 말은 취소한다고 했었지만 우리 이랑이는 아마 그 얘기가 상처가 되었을 수도 있을 거야... 이랑이가 많이 아파 주치의 선생님이 올해 넘기기 어려울 거라고 하고, 몇 개월 안 남았다고 하고 나중에 추석 넘기기 어려울 거라 하고, 마지막에는 오늘 넘기기 어려울 거라고 하셨을 때... 그럴 때마다 이랑이 듣는다고 그러지 말라고, 우리 이랑이는 선생님이 틀렸다는 걸 보여줄거라며 호언장담하던 엄마였지. 이랑이 애기일 때 화가 나서 했던 그 말들. 이 추운 겨울 정말로 길을 떠도는 강아지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어 가는 것을 보니 엄마가 참 나쁜 말을 뱉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우리 이랑이가 보고 싶어서 인터넷의 유기견사이트도 둘러 보고 동물자유연대 사이트도 둘러 보고 해. 혹시라도 이랑이 닮은 강아지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 이랑이랑 똑같은 강아지는 한 명도 없어. 세상에 딱 한명 밖에 없는 강아지라고. 우리 세명이라고 엄마가 늘 얘기했지? 우린 언제까지나 세명이야~~ 사랑해~ 이랑아~
myj4528
16-11-30 22:53  
이랑아~이랑인 오늘 어떻게 지냈니? 동군이 오빠는 오늘따라 유난히 쓸쓸한 표정이야. 요 며칠 날이 추워졌는데 오늘은 비까지 오니까 산책도 못 나갔거든. 얼굴을 이불 속에 파묻고 있다가도 밖에 나가고 싶은지 낑낑대기도 하고, 안아달라 보채기도 해. 동군이오빠는 다시 아기 강아지처럼 행동하네. 이랑이야말로 아기처럼 구는 거 대장이었는데... 엄마 기분이 어떤지에 따라 눈치껏 행동했었잖아. 그러다가도 엄마가 기분 좋아 보이면 이랑이도 덩달아 기분 좋아져서는 온갖 애교를 다 보이는 강아지였지. 이쪽 저쪽으로 뒤집기도 잘했고 꼬리를 세차게 흔들 때는 바람이 일 정도였지. 한 바퀴도 잘 했고, 손도 잘 줬어. 그러다가 엄마가 학교 다녀온다고 인사하면 세상 슬픈 표정으로 아련하게 쳐다 보다가도 헤어지는 게 싫으니 저 멀리 구석에 자리잡아서 고개도 돌렸지. 그러다 나가는 척 하고 다시 들어와서 보면 대문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그런 순종적인 강이지이기도 했어. 앞으로 그런 강아지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엄마에겐 정말정말 소중한 강아지였어. 이랑이랑 함께한 14년 참 많이 행복했어. 꺼내고 꺼내어도 추억할 거리 많이 줘서 고마워.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6-12-01 20:55  
이랑아~오늘 우연찮게 이랑이 약봉지를 발견했어. 올해 먹다가 남긴 약들은 이랑이 유품들과 함께 박스에 담아 모두 보관해 놓고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약은 작년 약이야... 작년에 자궁암, 난소암 수술할 때 먹다가 이랑이 상태가 호전되자 주치의 선생님이 그만 먹여도 된다고 해서 남긴 약들이야. 넥칼라도 같이 있네... 이랑이 사용하던 넥칼라는 사이즈별로 참 많구나... 이랑이는 컨디션이 좋고 나쁨에 따라 살이 금새 오르다가 또 금새 살이 빠지곤 했어. 목둘레도 덩달아 달라지니 그때마다 넥칼라를 새로 샀던거야. 우리 이랑이 한창 아플 때는 오른 손 엄지와 검지만으로도 목을 한 바퀴 두를 수 있을 정도였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이랑이. 목욕이라도 시켰더라면 이랑이 살이 얼마나 많이 빠졌는지 알 수 있었을텐데 목욕조차 시키지 못하니 이랑이가 그렇게까지 수척해진 걸 몰랐네. 이랑아~ 오늘 발견된 약봉지와 넥칼라도 이랑이 박스에 잘 넣어두었어. 이랑이 사용하던 목줄과 이동 가방은 동군이 오빠가 너무 좋아해서 박스 안에 넣지 못했어. 이랑이가 그리울 때 엄마는 박스를 열어 이랑이 사용하던 거 하나하나 꺼내 보곤 해. 컴퓨터 바탕화면 속 우리 이랑이의 새까만 코를 손으로 가만히 쓰다듬고 있노라면 동군이 오빠도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단다. 이랑아~ 십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나도 이랑이 보고픈 마음은 그대로일 것 같아...
myj4528
16-12-02 20:52  
이랑아~지금 TV에서 무척 기묘한 드라마를 방송중이야.  엄마가 하늘나라 가기 전에 영혼이 되어 딸 앞에 나타나네... 그런데 그걸 딸은 알아차리고 말야... 혹시 강아지들에게도 그런 일이 있니? 인간 세상에서는 가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는 데 강아지들에게도 그런 일들이 있니? 간혹 몇 십 킬로 떨어진 곳의 가족을 찾아 달려오는 강아지들 얘기나 강아지가 사람 목숨을 구해준 얘기 그런 것들 말야... 우리 이랑이도 혹시 다른 강아지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거나 그러려나? 이랑이가 다른 모습으로 엄마 앞에 짠~하고 나타났는데 엄마가 못 알아봐서 이랑이가 속상해 하고 그런 일 있으며 어쩌지? 이랑이가 강아지로 태어나면 괜찮은데... 엄마는 강아지들을 좋아하니까 길 가다 만나는 낯선 강아지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말을 걸 정도니까... 그래서 강아지로 태어나면 다행인데 또다르게 생각하면 하루종일 사람만 기다리는 쓸쓸한 강아지보다 이왕이면 사람으로 태어나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맘도 있고 그러네. 이랑아~ 엄마는 이런 해괴한 생각을 할만큼 이랑이가 참 많이 보고프다...
myj4528
16-12-03 23:28  
이랑아~세상에 나쁜 개란 없다는 프로그램을 엄마는 요즘 너무 잘 보고 있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강아지들을 보면 이유없이 으르렁거리는 강아지, 다른 강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강아지, 계단 오르내리기를 두려워하는 강아지 등 참 많은 강아지들이 나와. 그리고 강아지들의 문제행동들이 하나 하나 교정되어 가는 모습도 보곤 해. 이런 프로그램이 진작에 있었더라면 엄마는 이랑이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많아. 강아지들이 계단을 빨리 뛰어 올라가는게 마냥 좋아서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 계단이 두려우니 빨리 올라가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는 거야... 우리 이랑이도 아파트 계단 올라가는 거 정말 잘 했잖아. 때로는 너무 빨라서 엄마가 이랑이를 따라가지 못하니 가끔 계단에서 이랑이가 나동그라진 적도 있었지... 어쩜 우리 이랑이도 계단을 무서워했던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동군이 오빠보다 이랑이 체구가 훨씬 작으니 이랑이에게는 계단 높이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텐데 말야... 이랑아~ 동군이 오빠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 큰 눈동자에 예전같지 않은 슬픔이 묻어나. 동군이 오빠도 이랑이의 부재를 느끼겠지? 다만 엄마가 슬퍼할까봐 티 안내고 속으로 꾹꾹 참고 있는 거겠지? 철이 빨리든 동군이 오빠는 어쩌면 이랑이의 부재를 엄마보다 더 빨리 예견했는지도 몰라. 이랑이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 고개를 돌린 그 순간에 이랑이의 죽음을 이미 직감했는지도 모를 일이야... 이랑아~ 엄마는 동군이 오빠에게 참 많이 의지하고 있어. 그러니 동군이 오빠가 어엄마 곁에 오래 있을 수 있도록 이랑이가 지켜줘~ 부탁해~
myj4528
16-12-05 00:37  
이랑아~엄마가 바쁜 일을 하느라 그만 이랑이에게 글 남기는 시간을 넘겨버렸어. 자정을 훌쩍 지났네ㅠㅠ 그렇다고 오늘 이랑이 생각을 안하고 지나간 건 결코 아니란다...이랑이도 알다시피 동군이 오빠가 디스크로 인해 왼쪽 다리를 절뚝거리잖아. 그런데 왼쪽 다리에 감각이 무뎌졌는지 이빨로 깨물어서 빨갛게 핏발이 섰어... 그래서 동군이 오빠 챙기느라 엄마가 해야 할 일을 마무리 못했거든... 우리 이랑이도 하반신 마비 왔을 때 발가락을 이빨로 깨물어서 결국 발가락 하나를 잘라내야 했기에 엄마가 너무 놀래서 동군이 오빠 챙기느라 시간을 그만... 엄마가 컴퓨터 앞에서 계속 일을 하니 두 개의 모니터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배경화면의 이랑이 사진을 보다 보니 우리 이랑이가 너무 가까이 느껴진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이랑이에게는 정말 고개를 들 수가 없네. 오늘은 밖에도 안 나가고 동군이 오빠와 베란다 산책 두 번 나가고, 계속 컴퓨터 앞에만 있는 단조로운 생활을 했더니... 우리 이랑에게 나중에 글 남겨야지했다가 시간이 이리 흘러 버렸어. 오전에 들르는 것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이랑이에게 인사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늘 하루 일과 끝날 무렵에 들르다 보니 오늘처럼 일이 밀리는 날에는 그만 ㅠㅠ이랑아~ 많이 서운하지? 늘 엄마에게 바라는 바가 많았던 우리 이랑이이기에 속상해할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미안해지는구나. 이랑아~ 대신 내일을 이랑이에게 더 빨리 찾아올께~미안~
myj4528
16-12-05 21:07  
이랑아~오늘 하루 잘 보냈니? 오늘은 이랑이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날이었어. 학교를 다녀와서 보니 엄마가 집에서 입는 바지와 티셔츠가 거실 바닥에 흩어져 있는 거야. 세탁하려고 욕조에 걸쳐 두고 나왔는데, 동군이 오빠가 그걸 기어코 끄집어내렸나봐. 옷에서 엄마 냄새가 나니까 마음이 안정되었는지 그걸 깔고 앉아 있었던 거야... 예전 같으면 그걸 이랑이가 잘근잘근 씹어서 물어뜯어 놓았겠지... 동군이 오빠와 달리 이빨이 날카로운 이랑이는 옷을 그렇게 잘 물어뜯었지. 구멍이 커다랗게 나 있어 어떻게 된건가 해서 가만히 보면 그걸 잘근잘근 씹어 먹었던 거야. 항상 세탁한 옷은 그대로 두고 세탁하기 전의 옷이나 양말들을 그렇게 먹어치우던 이랑이. 동군이 오빠가 옷걸이나 욕조에서 옷을 끄집어 내 놓으면 그걸 이랑이가 낚아채서 물어 뜯어 놓으니 둘이서 합심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둘이서 영차영차 하는 게 상상이 되었었지. 이랑이가 없으니 옷을 물어뜯는 이가 없네. 동군이 오빠도 영차영차할 이랑이가 없으니 심심하고... 이랑아~ 평소에 옷을 그렇게 많이 먹어치워서 몸 속에 암이 생긴거니? 우리 이랑이에겐 왜 그렇게 암이 많이 생긴걸까? 다른 강아지는 겨우 한 두개의 병으로도 고통을 느끼며 하늘나라 가는데 우리 이랑인 너무 많은 병에 너무 많은 고통 속에 눈을 감았어... 눈, 코, 입 모두 새까만 이랑이의 앙증맞은 모습이 엄마는 참 많이 그립구나...
myj4528
16-12-06 20:14  
이랑아~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니? 심심하지는 않았니? 맛있는 간식은 먹고 있는지 입맛 없다고 아무 것도 안 먹고 있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되네. 이랑이가 없으니 동군이 오빠는 사료도 잘 안 먹으려하고 간식만 먹으려 해. 동군이 오빠의 전매특허인 와작와작 사료 씹는 소리. 그 소리가 듣고프다. 이랑이가 없으니 동군이 오빠도 사료먹는 재미가 없나봐... 이랑이는 입안에 사료를 한가득 머금고 방으로 와서 그걸 다시 뱉은 다음, 그걸 다시 하나하나 꼭꼭 씹어 먹었지. 이랑이가 사료 머금고 간 사이 혹시라도 동군이 오빠가 사료를 먹으려 들면 잇몸을 한껏 드러내고 으르렁대던 이랑이였는데... 그럴 때면 이랑이가 참 용맹하다 싶었어~그런데 이랑이도 동군이도 최근 몇달동안 사료를 거의 안 먹어서 벌써 주문하고도 남았을 사료를 엄마는 여태 주문도 안했어. 항상 14~5Kg짜리를 주문했는데 이젠 2~3Kg짜리로 주문해야할까봐... 우리 이랑이의 사료먹는 소리, 물 마시는 소리가 참 그립다...
myj4528
16-12-07 21:57  
이랑아~오늘은 아파트 분리수거일이야. 종이박스를 한 가득 들고 동군이 오빠를 데리고 1층을 다녀왔어. 이렇게라도 데리고 나가야 동군이 오빠는 세상 구경을 할 수 있으니까... 우리 이랑이 보내고 나서 많은 것들이 후회되지만 산책을 자주 못한 게 정말 많이 후회가 되더라. 일주일에 한번 있는 분리수거일에 맞춰 데리고 나가기만 했어도 좋았을 것을. 그게 뭐라고 아파트 이사온지 5년이 넘었건만 분리수거일에 한번도 못 데리고 나간 거 그거마저 후회가 되는거야...휠체어마저도 타지 못하게 된 이랑이는 감금아닌 감금 생활을 했었을거야... 그 당시엔 날이 너무 너무 무더워 산책하러 안 나가는 게 이랑이를 위하는 길이라 생각했었어. 그런데 에어컨을 켜 두어도 콩콩콩하면서 힘겹게 거실까지 힘겹게 나가 자연 바람을 쐬려고 한 이랑이를 추억하면서 날이 덥든 춥든 밖을 나가는 걸 강아지들은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이거나 아주 추워서 벌벌 떨 정도의 날씨가 아니면 동군이 오빠는 아파트 한바퀴 휘~ 다녀 오는 거라도 하려해. 이랑이가 하늘나라에서 내려다 보면 질투 많이 나지. 엄마가 동군이 오빠만 이뻐한다고... 이랑아~ 엄마가 이랑이를 얼마나 이뻐했는지는 우리 이랑이가 더 잘 알거야. 그동안 이랑이만 예버한다고 동군이오빠한테 못해준거를 지금 한다고 생각하렴~ 사랑보존의 법칙이라고 알았지? 엄마는 오늘도 이랑이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몰라. 산책하는 흰색 여자 강아지만 봐도 이랑이 생각이 나는 엄마인걸...
myj4528
16-12-08 21:08  
이랑아~오늘도 신나게 놀았니? 하늘나라 날씨는 매일매일 바뀌는지 그렇지 않으면 좋은 날씨 그대로인지 궁금해. 매일 똑같은 날씨라면 우리 이랑이가 제일 좋아하는 바람 살랑살랑 불며 벚꽃 흩날리는 봄날씨나 바람에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날씨였으면 해. 너무 추운 겨울 날씨가 매일 매일 계속되면 엄마 후드 티 속에 파고 들지도 못하고, 엄마 껌닥지처럼 팔베게하고 몸을 뉘울 수도 없으니 너무 슬프잖아. 겨울엔 이랑이 뱃속에 품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이용하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는데... 이랑이 발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 맡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는데... 이랑이 휠체어도 그대로고 이랑이 즐겨쓰던 무릎 담요도 그대로인데 우리 이랑이만 곁에 없으니 이 겨울이 무척 쓸쓸해...이랑아~이쯤 되면 꿈에 한번 나올 법도 한테 왜 안 나오는거야? 엄마가 우리 이랑이를 까맣게  잊을 때 그때 나오려고 아직 기다리고 있는거니? 그런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엄마는 이랑이를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단다... 이랑아~ 동군이 오빠가 자다가 꿈꾸는 듯 낑낑대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 혹여 꿈에 이랑이라도 나타난 거 아닌가 싶어서 말야. 보고 싶구나~ 우리 귀여운 이랑이가...
myj4528
16-12-09 21:00  
이랑아~지난 여름 너무너무 무더워서 에어컨없이는 살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추운 겨울이 와서 전기장판을 켜야하는 계절이 왔어. 동군이 오빠는 허리가 아프니까 전기장판을 켜서 그 위에서 재워. 몸을 따뜻하게 하면 조금 덜 아플까 싶어서 그래. 마약 방석 2개 중 하나는 거실에 두고 하나는 방에 두는데, 예전같으면 이랑이가 마약방석에 앉아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리를 들고 영역을 표시하던 동군이 오빠가 이젠 혼자서 두 개의 방석을 독차지하니까 영역표시도 따로 하지 않네. 그래서 엄마는 청소하기 편하졌지만 이랑이와 서로 아웅다웅 다투며 영역표시를 서로 하려던 그때가 많이 그리워. 목줄 걸려 있는 곳 근처만 가도 서로 깡총깡총 점프하며 목줄을 먼저 해 달라고 보채던 우리 강아지들 모습도 보기 어렵고 말야. 이랑이만 안고 경비실에 뭐 가지러 가거나 하면 혼자 쓸쓸히 늑대처럼 울던 동군이 오빠도 이젠 엄마를 온전히 차지할 수 있어 안심이 되는지 늑대처럼 울지도 멍멍 짖지도 않아. 예전엔 그렇게 짖지 말라고 야단쳤는데 동군이 오빠 멍멍 소리 못 들은지 벌써 여러 달이야. 이랑아~ 이랑이가 없는 우리 집은 적막이 감돌아. 이 다운된 분위기가 언제쯤 되살아날까... 보고 싶은 이랑아.
myj4528
16-12-10 18:51  
이랑아~오늘은 안 심심했니? 엄마가 외출을 해도 동군이 오빠랑 있으면 시간이 잘 갔을텐데 하늘나라에 혼자 뚝 떨어져 있으니 시간이 더디 흘러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동군이 오빠가 비스킷 간식을 이제 다 먹었어. 예전에는 부러뜨려 주지 않아도 곧잘 먹었는데 언젠가부터는 잘게 부서 줘야 먹더라구... 그런 동군이를 보면서 우리 이랑인 대부분의 이빨을 발치했으니 더 잘게 부서서 줬어야했나 하는 생각을 이제서야 하게 돼. 네 등분만으로는 잇몸이 많이 아팠을 것 같은데 아니니? 더 잘게 부숴달라고 기다렸으면 좋으련만 혹시 간식을 뺏길까봐 허겁저겁 입 속에 넣던 이랑이였잖아. 이랑아~이랑이가 두고 간 간식들을 동군이 오빠가 하나하나 먹고 그 양이 점점 줄어드니까 혹시 이 간식을 다 먹고 나면 동군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이 되서 간식을 더 채워 넣어야 하나 생각도 들어. 이랑이를 보내고 나니 엄마가 괜시리 이런저런 걱정을 하게 돼. 이랑이한테 했던 그 많은 후회를 동군이 오빠에게는 다시금 하지 않으려 그런거란다... 사랑 많이 주고 떠난 이랑이~ 보고 싶다.
myj4528
16-12-11 18:46  
이랑아~하늘나라에서도 이곳처럼 시간이라는 개념이 있니? 그래서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기도 하고 다가오지 않은 시간들을 기다리기도 하니? 아침에 눈을 떠 동군이와 함께 베란다에 나가 창문을 열고 이랑이에게 말을 걸 때면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펼쳐질까 기대가 되면서도 동군이 오빠가 창밖을 향해 코를 내밀고 큰 숨을 쉬고 킁킁거리면 왠지 공기 속의 이랑이를 만나는 것 같기도 해. 그러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다시 베란다에 나가 바깥 공기를 들이키며 또 이랑이와 작별인사를 나누면 그저 평번하게 보낸 하루가 마냥 아쉽기도 해. 그리고 이랑이에게 이렇게 글을 남기고 꿈에 나타나주기를 기대하며 내일을 기다리노라면 이랑이가 우리 곁을 떠난지 벌서 몇일째구나 하는 아쉬움에 빠져든단다. 이랑이가 처음 걷지 못하여 병원을 갔던 날, 암 선고를 받던 날, 이랑이가 입원한 날, 퇴원하고 집에 오던 날, 휠체어를 쌩쌩타던 날, 상태가 악화되어 힘들어 했던 날, 이랑이의 마지막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날, 서서히 이별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날, 이랑이를 떠나 보내던 날... 그런 하루하루의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동군이 오빠도 그 전철을 밟게 될거란 두려움에 엄마는 너무 속상해. 이랑아~ 엄마 덜 힘들게 하려고 추석 연휴에 하늘나라로 떠난 널 생각하면 엄마가 평생동안 이랑이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기만 하여 늘 미안한 마음 뿐이야. 이랑이 덕에 행복했고 또 슬펐고 후회스러웠고... 엄마의 온갖 감정들은 이랑이와 함께였단다. 이랑아~ 찬 바람에 춥지 않게 따뜻한 곳에서 엄마를 기다려~~너무 오래 기다리면 심심하니까 기다리다가 너무 지겨우면 몸 동그랗게말고 잠을 청하고 있어. 그러다보면 예전처럼 엄마가 짠~하고 나타나 아기 강아지이랑이 이름을 부를거야~ 그때 정말 반갑게 만나자~~
myj4528
16-12-12 22:44  
이랑아~오늘은 동군이 오빠와 엄마가 이랑이를 더 많이 그리워한 날이야. 베란다 창문을 열고 이랑이가 듣기 좋아하는 노래 불러주고 문을 닫으려는 데 동군이 오빠가 들어올 생각을 안하는거야. 이랑이에게 인사 더 나누고 싶냐고 조금 더 있다 들어가고 싶냐고 하고 이랑이와 있었던 일들을 이것저것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어. 방에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방금 전까지 잠자던 동군이 모습이 보이지 않는거야. 그래서 거실로 나가 불을 켜서 보니 세상에...거실에서 베란다로 가는 중문 앞에 놓여 있는 분홍 방석, 우리 이랑이 방석에 동군이 오빠가 가만히 앉아 있는 거야. 잠든 것도 아니고 고개를 들어 슬픈 표정을 하고 있네. 이랑이가 사용하던 것들 중 유일하게 세탁하지 않고 그냥 둔 분홍 방석. 이랑이가 하늘나라 가기 일주일 전 그 분홍 방석에 동군이와 이랑이를 나란히 앉혀 놓고 엄마가 사진을 찍어줬잖아. 그날만큼은 동군이도 이랑이도 엄마가 하자는대로 자세를 가다듬고 늠름하게 앉아 있었지. 그 사진 속에서만큼은 이랑이가 아픈 환자처럼 보이지 않아서 엄마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보고 또보고 한 사진인데, 그 사진은 지금 컴퓨터 화면보호기의 사진 중 하나이기도 해. 이랑이와 동군이가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은 곳. 동군이 오빠가 살금살금 가서 바로 그 곳에 앉아 있는거야. 엄마는 가슴이 철렁했어. 그날의 동군이와 이랑이 모습이 떠올라서 말야. 오늘따라 이랑이가 많이 보고픈 모양이야. 이랑아~ 동군이 오빠의 쓸쓸함을 달래줄 이는 이랑이 뿐인가 보다. 엄마와 함께한 시간보다 이랑이와 함께한 시간이 더 많은 동군이 오빠였으니까...오늘따라 동군이 오빠는 너무 측은하고, 우리 이랑이는 너무 보고 싶다...
myj4528
16-12-13 21:54  
이랑아~오늘은 날이 흐리다가 맑아졌어. 밖에는 달이 두둥실 떠있네~보름달이 뜰 때마다 동군이, 이랑이 한명씩 차례로 안고 달보며 소원빌자고 한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빌 소원도 많지 않아. 행여 안는 자세가 편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허리 아파하는 동군이 오빠가 힘들어할까봐 그것조차 조심스러워. 예전에는 너무나도 당연하듯 해왔던 많은 일들이 이젠 큰 마음 먹어야 할 수 있으니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 된거 같지? 엄마가 부모님을 떠나 독립하면서 함께 하기 시작한 우리 강아지들. 다른 집 강아지와는 그 의미가 남다른 우리 강아지들. 남들이 보면 유별나다 하겠지만 우리 강아지들 끝까지 책임지리라던 그 약속 실천하려고 여태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 살아왔는데 헤어짐의 시간들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찾아오니 이 공허함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넓은 마당이 있는 집을 지어 함께 살자고 우리 강아지들 하늘나라 가기 전에 집지으려고 그렇게 몇년을 집짓기 수업도 들었건만 동군이가 치매 초기 진단을 받고 그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지.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면 증세가 급격히 악화된다는 얘기에... 몇년만 더 일찍 준비했더라면 아파트가 아닌 마당있는 집에서 우리 강아지들 신나게 뛰놀게 할 수 있었을텐데... 서울에서 살 때는 우리 강아지들이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치...엄마 학교도 자주 놀러 가고, 넓은 캠퍼스를 누비며 뛰놀다가도 어느 겨울 눈이 소복이 쌓이면 발이 시릴텐데도 깡총깡총 뛰놀던 이랑이. 나름대로 눈싸움이랍시고 작은 눈뭉치를 장난삼아 던지면 그걸 그리 좋아하던 우리 이랑이...낙성대 공원으로 보라매 공원으로 공원 산책을 가면 그곳에서 만나는 낯선 강아지들과 신경전을 벌여도 그렇게 재미나 하던 강아지들. 이곳 부산에서는 그런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지 못해 무척 미안하구나...이랑아~ 행복했던 추억들만 기억하고 아픈 시간들은 잊으렴. 이랑이 곁에서 24시간 간호하던 엄마를 잊어도 좋으니 아프지 않던 그 시간들만 기억하렴~
myj4528
16-12-14 22:14  
이랑아~오늘은 우리 이랑이가 엄마 곁을 떠난지 꼭 석달되는 날이야.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까 했는데 남들은 한달 정도면 어느 정도 잊어진다고 하던데 엄마는 아직이야... 여전히 이랑이가 많이 많이 보고 싶구나...우리 이랑이는 살아오면서 덩치 큰 강아지 본 적이 거의 없지. 산책시에 만나는 말티즈나 요키 아니면 이웃에 사는 코카 수리와 가든이 정도 기억하니? 덩치 큰 강아지는 동물병원 다니면서 한두 번 본 게 전부잖아. 오늘 회의가 있어 어느 사회복지관에 갔었는데 세상에 거기 사무실에 차우차우가 있는거야. 덩치는 산만한데 아직 한살도 안된 아기 강아지라 하더라~나를 보고 꼬릴 살랑살랑 흔들길래 같이 가자했더니 성큼성큼 따라 나서더라고... 강아지들은 자기를 예뻐하는 사람은 신통방통하게 빨리 알아차리는 것 같아. 우리 이랑이는 엄마 없는 집에서 슬쓸하게 있어서인지 낯선 사람을 봐도 꼬리를 흔들었지. 초인종 소리가 나면 겨우 깡깡깡하고 짖었지 막상 현관 문이 열리면 처음 보는 택배기사님에게도 꼬리를 흔드는 애교많은 강아지였어. 그래서 평생 우리 이랑이 누가 데려갈까봐 또 이랑이는 그 낯선 사람을 경계심없이 따라갈까봐 걱정했었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였나봐. 우리 이랑이가 걷지 못하게 되었을 때, 병원 바닥에 패드를 깔고 그 위에 이랑이를 앉혀 두고 카운터에 카드 결제한다고 고작 50센티, 1미터도 안되는 그 거리를 몇발작 떼는데도 엄마가 어디 가나 싶어 딱딱하고 찬 바닥을 엉덩이로 콩콩콩하며 엄마를 따랐지. 그러는 이랑이를 보며 진료받으러 온 모든 보호자들이 이랑이를 귀여워했었고... 늘 엄마바라기처럼 졸졸졸 따르던 이랑이가 없는 지금 엄마가 얼마나 허전한지 모르겠어. 우리 이랑이 역시 하늘나라에서 엄마가 어딜 가서 이렇게 안오나 싶어 하루종일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콩콩거리고 있지 않은지 염려가 되는구나...엄마가 갈대까지 기다리고만 있지 말고 친구들과 신나게 뛰놀고 있어~엄마가 이랑이 잊지 않고 찾아갈께~~
myj4528
16-12-15 21:26  
이랑아~오늘 따라 우리 이랑이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많네. 예전에는 이랑이 안 아픈지 퇴원은 했는지 차도가 있는지를 물어왔는데 이제는 이랑이 떠나고 나서 마음이 좀 안정되었는지 혼자 남은 동군이는 잘 견뎌내고 있는지로 대화의 방향이 바뀌었어. 그리고 이랑이때 몰라서 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동군이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다는 얘기도 덧붙여. 이래저래 우리 이랑이는 참 효녀라고 말야...동군이 오빠가 물을 급하게 먹을 때면 이랑이가 찹찹찹하고 물 마시던 모습이 생각나. 이랑이가 늘 자세를 낮추어 낮아 있던 테이블 아래 그 자리는 이제 먼지가 쌓이려 해. 테이블이 낮아서 이랑이가 얼굴과 허리를 숙여서 앉아 있던 곳이잖아. 동군이 오빠는 눈치없이 테이블에 다리를 들기도 했었어. 그런데 이젠 동군이 오빠가 영역 표시할 이유가 없어서인지 다리 드는 모습 보기도 참 어렵네. 이랑아~ 어쩜 귀찮고 힘들다 느껴졌어도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는지도 몰라. 밤에 눈도 붙이지 못하고 간호를 하다 지쳐서 너무 힘들다고 목 놓아 울던 엄마 모습 기억나니? 너무 힘들어서 아픈 이랑이를 외면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 엄마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이랑이는 어떤 생각을 했니. 엄마를 위해 이제 그만 삶의 끈을 놓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니. 엄마는 그게 제일 무서워. 이제 와서 너무 후회되는 일들이야. 이랑아, 엄마가 참 후회되고 죄스럽구나. 우리 이랑이 참 보고 싶다...
myj4528
16-12-16 18:52  
이랑아~오늘은 올들어 제일 추운 날이야. 여느 때 같으면 베란다 창문에 코를 내민 동군이가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는데 오늘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얼른 거실로 들어와 버리네. 동군이 오빠도 나이가 드니까 추위를 더 많이 느끼나 봐... 출근 길 주차장에는 우리 이랑이가 좋아하던 야옹이가 추위를 피해 바닥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더라. 그래도 다행인건 뭔가 많이 먹었는지 예전에 비해 덩치가 많이 커져 있다는거야. 그렇다고 뱃속에 아기 야옹이들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어...아파트에는 야옹이를 예버해서 간식을 챙겨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야옹이를 싫어해서 간식이나 사료를 챙겨 주지 말라는 경고장도 붙었네. 이랑이는 정이 많아서 야옹이에게도 따뜻한 눈길 주던 강아지였지. 비록 질투심이 많아서 엄마가 야옹이를 예뻐하면 싫은 눈치이긴 했어도 짖는다거나 하지는 않았었잖아 그치. 하늘나라에는 많은 강아지와 야옹이들이 있을텐데 왠지 그곳에서도 우리 이랑이는 이랑이보다 약해보이거나 어린 강아지들에게 정을 베풀고 있을 것 같아. 그러다 엄마가 나타나면 사랑을 독차지 하려고 엄마에게 뛰어들어 와락 안기겠지? 동군이 오빠는 목도리 하는 것처럼 엄마한테 안겼지만 이랑이는 엄마에게 와락 안기는 걸 좋아했잖아 그치. 이랑아~ 날이 많이 춥다. 하늘나라에서 이곳 찾아오려면 많이 추울 것 같아. 얼른 날이 풀리길 기다려보자~
myj4528
16-12-17 20:20  
이랑아~ 오늘은 정말 의미있는 날이었어...동군이 오빠와 초코 강아지, 그리고 지유 이모, 할아버지 이렇게 울산 간절곶을 다녀왔어. 가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사진도 많이 찍고 산책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었어. 동군이 오빠와 이랑이는 차를 탈 때면 꼭 가방 안에만 있었는데 오늘은 가방 밖에 나와서 엄마 무릎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갈 수 있었지. 가는 동안 오는 동안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가던 그 길로 갔었어. 가는 내내 동군이 오빠에게도 알렸어. 저기 저 병원 길 건너에 파트라슈가 있다는 얘기. 이랑이 마지막 가는 길, 바로 이 길이었다는 얘기. 그리고 돌아오는 길 낙동강변 저 곳에 이랑이를 뿌려줬다는 얘기. 동군이 오빠는 하루종일 너무 신나했고 집에 와서 닭가슴살 조금 먹고 목욕하고 드라이로 털 말리고 새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그새 곯아떨어졌어. 나름대로 오늘 하루 신나게 놀고 나니 피곤한가봐. 우리 이랑이와 함께 못해봤던 것들을 동군이 오빠에게는 해 보려 시도하는 많은 일들. 그때마다 이랑이 생각이 곧잘 나... 파트라슈 장례직장을 바라 보며 동군이 오빠도 언젠가 이곳에 오게 되겠지하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서 이랑이가 간 그 길을 동군이 오빠도 따라갈텐데...그치만 이왕이면 엄마와 오래도록 함께 있자는 얘기도 잊지 않았어. 이랑아~ 오늘 하루 이랑이 생각이 참 많이 나더라. 특히 장례식장 가던 9월 14일 그날이... 할아버지도 슬퍼하셨어.이랑이 보내고 나니 초코에게 더 잘하게 된다는 얘기도 하셨단다. 이랑아~ 모두에게 넌 그런 소중한 존재란다... 보고 싶구나...
myj4528
16-12-18 20:05  
이랑아~어제 울산 간절곶 다녀오고 동군이 오빠가 많이 피곤했나봐. 하루 종일 잠만 자네. 거의 떡실신상태야... 떡실신하면 우리 이랑이도 일등인데 그치. 마약방석 안에 들어가서 고개를 떨구고 자거나 아님 발라당 뒤집어져서 잘 때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일어나지 않는 이랑이였잖아. 오늘 동군이 오빠가 그런 모습이었어. 그래도 걱정되는 건 동군이 오빠는 귀가 잘 안들리니까 이름을 불러도 못 들어서 그런건지 구별이 잘 안되거든. 아침에 동물농장 보고나서 거의 지금 이 시간까지 자는 것 같아. 중간에 한번씩 깨서 물을 잠깐 마시고, 쉬하는 게 전부였네. 동군이 오빠도 기력이 쇠한 모양이야. 요즘 AI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한데 예전에 사둔 오리고기가 있어 기력회복에 도움될까 해서 억지로 깨워 먹였어... 우리 이랑이 기력 회복하라고 한 박스 사둔 간식인데 이랑이는 거의 입에 대지 않고 갔잖아.아직도 간식이 많이 남아 있어서 동군이 오빠가 맛있게 잘 먹어... 내일은 엄마가 김해 출장을 가야해서 동군이 오빠 혼자서 집에 종일 있어야 하니 같이 있어 주려고 많이 노력했어. 지금 이 시간에도 엄마는 책상 의자에 양반다리 해서 앉아 있고 그위에 동군이 오빠는 묵직하게 앉아 있어. 예전에는 이 곳이 이랑이 자리였고 동군이 오빠는 등 뒤였는데 이젠 동군이 오빠가 앞뒤 혼자 독차지하고 있어. 이랑이 이해할거라 믿어. 겨울이 되니 밤이 빨리 찾아오는 것 같네. 우리 이랑이도 편히 쉬어~~
myj4528
16-12-19 21:29  
이랑아~오늘 엄마는 김해시청에 출장 다녀왔어. 경전철을 처음 타 봤는데 너무너무 좋더라. 지하철의 경우 일부 노선은 아무리 이동가방에 넣어도 강아지를 데리고 탈 수 없는데 경전철은 역무원도 없고 승무원도 없고 무엇보다 승객수가 많지 않더라고. 더군다나 지하로 다니는 지하철과 달리 지상으로만 다니니 바깥 경치와 날씨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더라. 부산에서 김해시청까지 30분밖에 안 걸리니 진작에 알았더라면 이랑이 데리고 한번 가볼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 뭐든지 좋은 곳에 가거나 좋은 것을 보면 이랑이와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에 마음이 너무 안 좋아.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말야. 별달리 바쁜 일이 있지 않더라도 시간을 아껴쓴다고 토요일 오전엔 늘 조조영화를 보고 커피숍 한적한 자리에 앉아 책보고 오후 늦게 해가 어둑어둑해 지면 집에 오는 엄마였잖아.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집 앞 파리바게뜨에 가서 혼자 커피도 마시고 빵도 먹고 그러고 오곤 했는데... 그리 살면 뭐가 달라지는 줄 알았나봐. 이제 지나고 보니 그 시간, 동군이와 이랑이는 얼마나 심심했을?까? 그 시간들만 다 끌어모았어도 이랑이와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았는데 말야. 이제 동군이 혼자 집에 덩그러니 있으니 동군이 걱정하는 마음에 가급적 동군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하는데, 왜 예전에는 그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뭐든 떠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니... 이랑아~ 오늘 비가 추적추적 오네. 하늘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게 뭔지 엄마가 알려줬었지? 하늘나라에서도 평안한 시간 갖길 바래~ 이랑이가 너무너무 보고 싶다.
myj4528
16-12-21 02:01  
이랑아~엄마가 오늘도 좀 늦었네. 서울 출장 갔다가 집에 오니 시간이 이렇게 되었어, 스마트폰으로는 파트라슈에 글을 남길 수가 없더구나. 우리 이랑이 서운했겠네~ 평생을 엄마 바리기로 기다린 강아지가 이렇게 또 엄마를 기다리니... 동군이 오빠도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불안한 눈빛으로 엄마를 기다리고 있더구나. 엄마는 왜 자꾸 우리 아가들을 기다리게 하는지. 엄마는 우리 강아지들을 하염없이 기다려 본 적이 있나 싶다. 동군이 오빠가 디스크 수술하느라 근 한달 입원해 있던 게 가장 오래 기다린 거겠지. 우리 이랑이는 하늘나라 간지 이제 석달이 지났으니 딱 그만큼 기다리고 있는거고... 기차 창밖의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보니 겨울이구나 싶더라... 우리 이랑이~ 춥지 않게 따뜻하게 있어. 이랑이 추우면 재채기도 많이 하고 콧물도 잘 흘리는데, 그곳에서는 콧물 흘릴 일 없었으면 해. 투명하게 흐르는 이랑이 콧물 닦아줄 엄마가 그곳에는 없으니까...이랑아~ 코~~ 자고 또 만나자~
myj4528
16-12-21 23:00  
이랑아~오늘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계속 비가 오네. 예전에는 비가 오면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젠 비가 오면 가뜩이나 허리 아픈 동군이 오빠 허리가 더 아프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단다. 이제 엄마 곁에는 동군이 오빠밖에 없는데 동군이 오빠마저 엄마를 떠나가면 어떡하니...이랑이가 엄마 곁을 떠나고 사람들은 모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 그랬는데 엄마는 그게 아니더라...아무래도 많은 가족 구성원 속에서 함께 있다가 강아지가 떠나가는 것과는 다르니까... 엄마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하면서 이랑이, 동군이와 함께 살기 시작했으니 온전히 나의 의지로 내가 선택한 가족인거잖아... 이랑아~시간이 흘러 가는 게 요즘은 겁이 나는구나. 동군이 오빠와 헤어져야할 시간이 다가오는 것처럼... 이랑이는 처음이어서 아무 것도 모른 채 상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젠 그 상실감과 쓸쓸함이 뭔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거란다. 사랑하는 이랑아~동군이 오빠에게 더 많은 시간을 허락해주렴~~
myj4528
16-12-22 20:48  
이랑아~오늘은 우리 이랑이 하늘 나라로 먼 길 떠난지 꼭 백일이 되는 날이야. 우리 이랑이 좋은 일로 백일이면 얼마나 좋을까. 이랑이 태어난지 백일 되던 때는 엄마가 떡케잌을 만들어서 학교에 가서 선후배들과 나눠먹었는데 말야. 이랑이가 보고 싶어서인지 머리가 너무 깨질 듯이 아파서 진통제를 먹었더니 이제는 하늘이 뱅글뱅글 도는구나. 약을 너무 많이 먹었나 싶어... 우리 이랑이 아플 때 그 독한 진통제를 먹고 축 쳐져서 누워만 있던 게 생각나. 엄마는 지금 잠깐도 이렇게 힘든데 우리 이랑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엄마랑 같이 있고 싶은 생각에 졸려도 자지 않으려고 앞발로 몸을 겨우 지탱하고는 고개를 떨구며 꾸벅꾸벅 졸던 이랑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또렷하게 기억나. 그냥 편히 자면 되는데 억지로 참고 또 참던 이랑이의 그 모습이 너무나 짠해. 오늘따라 동군이 오빠도 기력이 없어보여 걱정이야. 그나마 오늘 학교 방학을 하니 동군이 오빠와 함께할 시간이 조금 늘어난 점에서는 안심이 되기도 해. 늘 이맘때 엄마는 해외여행을 갔었는데 이번 겨울은 그냥 보내려 해. 매년 방학하자마자 여행을 갔는데 6년만에 이번엔 건너뛰려 해. 긴 여행을 가기엔 동군이 오빠가 걱정되어서야. 지난 여름 여행도 안 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죄책감이 오래도록 엄마에게 남아 있거든. 괜히 여행을 가서 이랑이 상태가 더 나빠진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오래도록 엄마에겐 남아 있단다...이랑아~날이 추우니까 하늘나라로 가는 강아지들이 하나 둘 늘어나네. 하늘나라에서 우리 이랑이랑 같이 뛰놀 친구들이 많아지긴 하지만 그만큼 힘들어하는 이들도 많아진다는 얘기겠지.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에 이제 좀 적응되었니? 이제 막 도착해서 어찌할 바 모르는 강아지들 만나면 늘 그랬듯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려므나~세상에서 제일 착한 이랑이라는 별명을 엄마가 왜 붙여줬는지 직접 보여줘~ 사랑해 이랑아~~
myj4528
16-12-23 22:24  
이랑아~여긴 이제 연말 분위기가 나려 하네. 벌써 내일은 크리스마스이브야. 이랑이 크리스마스선물 받고 싶은 건 없니? 동군이 오빠를 위해서는 유기농 고구마 말랭이를 종류별로 잔뜩 주문해놨어. 우리 이랑이 주려고 지난 여름에 처음 샀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동군이 오빠가 더 잘 먹는 간식이야... 이랑이는 먹는 것만큼 예쁜 옷도 좋아해서 매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꼬까옷을 사줬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하니 많이 아쉬워. 작년 크리스마스가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더라면 이랑이를 더 많이 이뻐하고 사랑해줬을텐데... 설마 이번 크리스마스가 동군이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되는 건 아니겠지? 이랑아~ 이랑이 사랑하는 마음 가득 담아 하늘로 전할께. 동군이 오빠가 엄마 곁에서 건강히 오래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줘~ 그리고 이랑이도 엄마 보고 싶으면 언제든 찾아오렴~
myj4528
16-12-24 22:42  
이랑아~크리스마스 이브 잘 보내고 있니? 엄마는 서울에 잠깐 다녀오는 길이야. 정확히 말하면 서울이 아니라 서울역이 되겠네. 서울역에서 2시간 회의만 하고 바로 내려왔으니까... CCTV보니 동군이 오빠는 그 사이에 꼬리를 싹 내리고 집 이곳저곳 불안해 하며 누비고 있더라. 그래서 저녁도 안 먹고 회의만 마치고 딱 내려왔지. 기차 안에서 이랑이 사진 보면서 왔어. 그리고 지난 여름, 우리 이랑이 데리고 병원 가던 일, 이랑이 간호하느라 밤새 잠 못자고 힘들어서 이랑이에게 하소연 하던 일, 많은 생각들을 했어. 역시나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귀결되더라. 이랑이 생각하면 행복한 일들이 더 많이 생각나야 하는데 아직도 못해준 일들만 생각나니 어쩌면 좋으니. 이랑아~ 크리스마스 이브, 하늘나라 강아지들과 행복한 시간 많이 보내고, 엄마 보고 싶으면 찾아와~~
myj4528
16-12-25 19:03  
이랑아~메리 크리스마스! 이랑아, 오늘은 눈이 내리지도 비가 오지도 않은 춥지 않은 크리스마스였어. 엄마는 어제 서울 다녀오고 내일 새벽 일찍 아산에 출장을 또 가야 해서 오늘은 동군이 오빠와 집에만 있었어. 집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며 이랑이를 함께 추억하며 시간을 보냈단다. 아파트 복도 창문을 열어 동군이 오빠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줬는데, 동군이 오빠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게 무서운지 몸을 부르르 떨더라~ 우리 이랑이도 그랬었잖아. 이랑이는 고개도 싹 돌렸지. 그리곤 엄마에게 와락 안기며 고개를 파묻곤 했었는데...그런 이랑이가 너무 좋아서 엄마는 더 꼭 끌어안았지. 이랑이는 체구가 작아서 엄마에게 포옥 안기면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단다. 가끔은 이랑이가 숨막혀하기도 했었지~ 동군이 오빠는 덩치도 크고 허리도 아프니 그렇게 안을 수가 없네. 이랑아~이곳은 크리스마스라고 신나 보이지는 않아. 그래도 새해 맞이 준비는 하려고 해. 이랑이와는 1박 2일 어디 놀러간 적이 없어서 너무 후회가 되었어. 그래서 오늘 강아지와 함게 묵을 수 있는 펜션을 예약했어. 할머니, 할아버지, 지유 이모, 그리고 할머니집 초코 강아지도 함께 가려고 해~ 이랑이 또 서운해 하겠네. 이랑이 못해본 걸 동군이 오빠가 하니까... 이랑아~ 혹시 강아지로 다시 태어나거든 그때도 엄마에게 와주련~ 그럼 이랑이가 못해본 모든 것들 다 해줄께~ 사랑해~ 메리 크리스마스!
myj4528
16-12-26 20:21  
이랑아~엄마는 아산에 출장 다녀왔어. 아산은 온천으로 유명하다는구나. 그러고보니 우리 이랑이는 따뜻한 물에 몸 담그는 걸 참 좋아했었지. 욕조에 물 받아 놓으면 동군이 오빠는 무서워하며 얼른 나가려고 하는데 이랑이는 처음에는 물을 싫어해도 머릮지 털이 다 젖고 나면 온 몸의 털이 물에 흠뻑 젖어서 볼품없어 보이는데도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어... 지난 여름 그렇게 무덥지만 않았다면 우리 이랑이 따뜻한 욕조에 물장구 치게 하는 건데... 발가락 상처가 조금만 빨리 나았어도 목욕 한번 아니 샤워한번 시켜주는건데... 엄마는 물티슈로 이랑이 몸을 닦아주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깔끔한 우리 이랑이도 참 씻고 싶었을텐데 그치? 이랑아 목욕 다 하고 물기를 턴 후 이불 속으로 꽁꽁 숨어서 얼굴만 빼꼼히 내민 모습이 그리워. 드리아 소리가 싫어서 도망다니던 모습도 그립고...이랑아~ 하늘나라에서는 따뜻한 물에 목욕도 하고 욕조에 몸도 담그고 아픈 다리 재활치료도 잘 하렴... 지난 여름, 너무나 무더워서 엄마는 이랑이와 좋은 추억 하나 못 만들고 그냥 병원, 집, 병원, 집만 해서 너무너무 아쉽구나. 이랑아~ 엄마에게 다시 오는 날, 그때는 예쁜 추억 많이 많이 만들자~ 사랑해~
myj4528
16-12-27 20:08  
이랑아~오늘 예쁜 말티즈 여자 강아지를 만났어. 꼬리를 90도로 치켜 세우고 사뿐사뿐 고양이처럼 걷는게 우리 이랑이를 생각나게 하더라. 우리 이랑이는 코가 새까만 강아지인데 그 강아지는 약간 갈색이었지만 그래도 이쁘더라... 이제 2살이라고 하니 얼마나 부럽던지... 앞으로 10년 이상을 엄마랑 더 살 수 있으니까 말야. 우리 이랑이 2살때는 참 말썽 많이 피울 때였지. 질주 본능이 얼마나 컸던지 산책을 하면 엄마가 이랑이를 따라가지 못해 목줄을 놓치는 일도 가끔 있었지. 달리기 실력도 정말 좋아서 허공을 젓는 다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었어. 그런 아기 때를 많이 지켜보지 못하고 어른 강아지가 되버린 우리 이랑이. 아기 때는 하도 짖어서 빈 방에 동군이, 이랑이를 가둬 놓고 외출하기도 했었지...얼마나 무서웠을까. 방이라 해도 익숙한 일상 생활 공간이 아니니까 참 많이 무서웠을거야. 그러다 엄마가 오래 외출을 할 때면 그 좁은 방에서 참 많이 갑갑했을거야...외출하고 돌아오면 함께 있었지만 외출할 때면 꼭 그 방으로 보내었지. 그래서인지 그 방에 들어가기 싫어하던 모습이 생생하구나. 이랑이가 서너살 되면서부터는 장난도 많이 안치고 예전 같지 않아서 키우기 쉽다 싶었는데 어쩌면 그때부터 이랑인 벌써 나이가 들기 시작한 건지도 모르겠어. 지나고 보니 한창 귀엽던 그 시절에는 이랑이와 함께 있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 지난 시절을 돌아보니 이렇게 또 속이 상해. 보고 싶은 우리 이랑이...
myj4528
16-12-28 21:39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아직 이랑이를 못 잊어서 힘들어해. 그래서 이랑이가 사용하던 분홍색 넥칼라를 꺼내어 줬더니 열심히 이랑이 냄새를 맡네. 이랑이가 사용하던 넥칼라 안 씻고 그냥 뒀더니 이럴 때 요긴해 사용해. 어제, 그제 집을 오래 비웠더니 동군이 오빠가 많이 예민해졌어. 오늘은 고작 4시간만 집을 비웠는데도 그 사이 방문을 긁어대고 여기저기 엄마를 찾아 헤매는 모습이 CCTV에 잡히더라. 그래서 동군이에게 약속했어. 동군이 끝까지 책임질테니 에쁜 강아지는 한동안 데려오지 않겠다고... 이랑이도 서운해할거고 동군이는 아기 강아지에게 관심을 뺏길테니까... 그러니 조금 외롭더라도 우리 둘이 서로 견디어 보자고 했어. 잘한거지 이랑아. 우리 이랑이의 앙앙앙 깡깡깡하는 소리가 귓전에 맴도는 날이야. 참많이 보고싶다.
myj4528
16-12-29 17:55  
이랑아~이랑이 목소리가 참 듣고 싶은 날이야. 올해 초 스마트폰의 사진 저장 폴더가 모두 초기화되는 바람에 그동안 찍어 둔 동군이와 이랑이 사진이 모두 사라져 버려 너무 속상해 했었잖아. 데이터복구센터에 맡겨도 봤지만 손 쓸수가 없게 되었다는 말에 너무나 청천벽력같았는데... 어제 핸드폰의 녹음파일들을 정리하다가 봄 학회 토론 준비하느라 녹음해 둔 파일이 있길래 무심코 듣던 중... 토론문을 읽는 중 이랑이의 강깡깡 소리가 함께 녹음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 그때 당시를 떠올려 보니, 토론 준비를 하느라 방안을 서성이며 녹음을 하고 있었는데 이랑이가 안아달라고 깡깡강하는 거였어. 7분 정도 녹음된 파일 속 이랑이의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반갑던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진을 통해 이랑이 얼굴을 보고 있는데 이랑이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 속상했던 나에게 하늘이 준 선물인 것 같았어. 몇초 되지 않는 순간이지만 이랑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다행이야... 이랑아~ 이랑이 얼굴도 목소리도 엄마는 잊지 않을께. 이랑이의 몸은 떠나 만질 수도 안을 수도 없지만 엄마 마음 속에 우리 이랑이는 항상 살아있단다. 이랑아~ 사랑해~
myj4528
16-12-30 22:35  
이랑아~엄마는 오늘도 지방출장을 다녀왔어. 이번 주 들어 장거리 출장을 세번이나 다녀왔네...오늘은 출장간 곳에 계신분도 강아지를 키운다기에 강아지 얘기를 꽤 나누었어. 우리 이랑이 효녀라는 얘기도 전했어.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전의 며칠을 시간대별로 하나 하나 곱씹어 보았단다. 엄마가 버릇처럼 했던 말. 이랑이가 엄마 옆에 오래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 그런데 너무너무 아파서 도저히 참기 힘들면 그냥 하늘나라 가도 된다는 얘기, 그치만 엄마 옆에 오래 있을 거니 염려 말라는 얘기...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한달 전부터 그 말을 습관처럼 했었는데... 어쩜 이랑이는 너무너무 아파서 참기 힘들어 하늘나라 간건데 엄마가 너무 오래 마음 속에 붙잡아 두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어. 하늘나라 가기 이틀 전 수액을 맞아야 한다고 이랑이를 병원에 맡기라고 했을 때, 그래도 수액 다 맞을 때 까지 안고 있겠다고 했고, 그 와중에 급히 수혈이 필요하다 해서 수액을 맞고 수혈을 할 때까지 아침 11시부터 저녁 6시까이 이랑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는 거...수혈이 다 끝날 무렵 딸국질을 하는 걸 잘 관찰해서 부작용을 알게 되었고 밤에 입원을 하기까지.. 엄마는 화장실 가려고 잠깐 1-2분 자리를 뜰 때 간호사님에게 이랑이를 잠깐 부탁한 거 외에는 종일 안고 있었어...이랑이에게 노래도 불러줬었지. 이름도 참 많이 불러줬었어. 그런데 엄마는 그걸 잊을 뻔 했어... 어쩜 이랑이는 엄마 품 안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생각해서 그 다음 날부터 서서히 죽음을 준비한 것일 수도 있는데 말야... 그 생각을 하니 기차 안에서부터 눈물이 나려 하더라... 기차 내려 부산역에 도착하니 왠 푸들 한 마리가 목줄도 하지 않고 엄마 곁을 졸졸 따라가더라. 그 모습이 또 어찌나 귀여운지, 그리고 우리 이랑이 생각이 얼마나 나던지... 이랑아, 무척 보고 싶은 날이야...
myj4528
16-12-31 14:33  
이랑아~엄마는 요즘 동물농장만큼이나 EBS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란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어. 오늘 낮에 재방송을 하길래 봤는데, 우리 이랑이 예전에 하던 행동을 그대로 하는 흰 강아지가 나왔어... 우리 이랑이도 끈 뜯어 먹는 걸 무척 좋아했었잖아. 운동화끈, 구두끈, 심지어 후드티의 끈까지 잘근잘근 씹어 먹었었지. 두 손을 가지런리 꼭 모으고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끈을 뜯고 있는 널 보고 그걸 뺏으려 들면 날카롭게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 거리고 발톱을 세우던 너였어. 그래서 엄마는 이랑이 변은 항상 유심히 살펴봤었잖아. 청바지 무릎도 뜯어 먹고 그래서 엄마는 엄마 냄세가 나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었지. 그러나 한날은 변을 보는 이랑이가 끙끙거리며 어쩔줄 몰라 해서 비닐장갑을 끼고 이랑이가 변을 보는 것 도왔는데, 이랑이 변을 살살 당겨보니 세상에 그 긴 후드티의 끈이 끝도 없이 줄줄 나오는 거였어. 그땐 정말 동물농장에 제보할까도 싶었지. 그런데 방송을 보니 그게 강아지를 과잉보호해서였다는 것. 그래서 서열정리도 문제행동 교정도 안되어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맞아...엄마는 이랑이를 무척 사랑했던거야. 그래서 서열 정리도 일부러 안했어. 우리 이랑이가 우리 집에서 최고라고 믿었으니까. 이랑이가 바톱으로 엄마를 할퀴고 이로 물어뜯어도 영광의 상처라고 엄마는 넘겼어. 그덕에 엄마 몸에는 정말 많은 상처들이 남아 있고...온 몸에 긇히고 할퀸 상처자국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은 걱정을 해도 엄마는 아프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힘들다 생각하지도 않았어. 이랑이를 너무 사랑해서였어. 이랑아~ 방송을 보고 엄마 마음은 오히려 편해졌단다. 엄마가 이랑이 사랑한 마음 이랑이에게 전해졌을 것 같아서... 이랑아~엄마가 이랑이 정말 사랑하는 마음 잘 알지. 오늘은 2016년의 마지막 날이야. 엄마 곁에 이랑이 없이 보내는 날이라 그 점은 참 많이 속상해. 이랑아, 2017년이 끝날 무렵에도 동군이 오빠만큼은 엄마 옆에 있을 수 있도록 이랑이가 힘 좀 써줄래...
myj4528
17-01-01 20:50  
이랑아~새해 첫날 하늘 나라 강아지들과 함께 행복하게 잘 보냈니. 엄마는 동군이 오빠와 어제 할머니댁에 가서 하루 자고 왔어. 가서 초코강아지와도 신나게 놀고, 동군이 오빠는 쓸쓸하지 않게 잘 보낸 것 같아. 동물농장 재방송 보다가 이랑이와 똑같이 생긴 나리라는 강아지가 나와서 온 식구들이 이랑이를 추억하기도 했어. 할머니, 할아버지, 지유 이모 모두 이랑이를 보고 싶어해... 엄마와 동군이 오빠는 이랑이를  더 그리워했고... 새해 첫날 이랑이가 없어서 아쉽다는 얘기. 동군이 오빠는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는 얘기도 나누었단다. 이랑아~하늘나라에서도 새해는 있겠지. 새해 복 많이 받고 늘 행복하렴~
myj4528
17-01-02 19:26  
이랑아~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니? 엄마는 동군이 오빠를 무릎에 앉혀 놓고 컴퓨터 작업을 하며 하루를 보내었어. 이랑이와 달리 동군이 오빠는 무게감이 있어서 다리에 쥐가 자꾸 나려해. 우리 이랑이는 가벼워서 하루종일 무릎에 낮혀 두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말야. 지난 토요일부터 줄곧 같이 있다 이제 내일부터 출근을 해야 하니 동군이 오빠를 어떻게 혼자 둘 건지 도 걱정이 앞서. 이랑이와 둘이 있을 땐 걱정이 덜했는데 이랑이의빈 자리가 이렇게 또 크게 느껴져. 이랑아~새해가 되어도 크게 달라진 게 없네. 뭔가새해엔 새해답게 계획도 세우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우리이랑이가 없으니 신나지가 않아서인지 엄마는 그냥 어제같은 오늘, 그제같은 오늘을 보내고 있어. 우리 이랑이가 엄마에게 힘 좀 주고 가면 좋겠네. 이랑아~ 엄마한테 한번 다녀가줄래.
myj4528
17-01-03 19:25  
이랑아~오늘 하루 잘 지냈니? 오늘은 동군이 오빠 산책을 못 시켜줘서 엄마는 무척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바깥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감기 걸리기 쉽다는 이유로 산책을 못하고, 아파트 복도 창문을 열어 고개를 살짝 내밀 수 있도록 했더니 동군이 오빠는 재채기를 하네. 너무 집 안에만 있어도 면역에 도움이 안될 것 같으니 이젠 바깥 바람을 조금씩 쐬는 게 좋겠지. 엄마는 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우리 이랑이 산책도 목욕도 제때 못 시켜줬는데, 이제 또 동군이 오빠에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려고 해. 요즘 이유없이 이랑이 이름을 부르는데, 그떄마다 동군이 오빠는 고개를 이쪽 저쪽 돌리며 혹시 이랑이가 돌아왔나 기대에 차서 귀를 쫑끗 세워. 동군이 오빠는 귀가 많이 어두운데도 이랑이 이름은 잊지 않고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 엄마도 이랑이 이름이 입에 붙어서 동군이를 부를 때도 가끔 실수를 한단다. 이랑아~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우리 이랑이가 엄마 곁에 늘 맴돌고 있을 거라 믿으며 앞으로도 이랑이 이름 가끔 부를께~이랑이도 대답을 들려주렴~
myj4528
17-01-04 16:50  
이랑아~오늘은 재활용 분리수거하는 날이야. 엄마는 동군이 오빠를 데리고 분리수고 막 하고 왔어. 그런데 동군이 오빠 걸음걸이가 이상하네. 아스팔트 위에 발을 끄는 소리가 나... 급히 안고 집에 와서 발을 씻긴 후 드라이로 털을 말리면서 보니, 동군이 오빠 발등이 빨갛게 까져 있어. 동군이 오빠 발바닥 패드가 다 닳아 걷기 힘이 드니 발등으로 걸었나봐... 그렇게라도 산책을 하고 싶었을까. 아프면 꼼짝않고 그 자리에 그냥 있으면 되는데 동군이 오빠도 참...우리 이랑이도 그랬니. 엄마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아파도 내색하지 않고 있다가 병이 깊어져서야 엄마가 알게된 거니. 병은 숨기면 안되는건데 우리 착한 이랑이는 엄마 걱정할까봐 아프면 늘 몸을 숨기기 바빴지. 이제 동군이 오빠가 또 그 모습을 보이니 무척 속상해... 이랑아, 엄마가 이랑이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myj4528
17-01-05 18:01  
이랑아~ 오늘 씽크대 찬장에서 햄토리 소세지 묶음을 발견했어. 이제 유통기한이 넘어 먹지도 못하게 되었더구나... 이랑이는 가루약을 너무 싫어해서 약국에서 빈 캡슐을 사다가 종이로 깔대기를 만들어 캡슐약을 만들어서 닭고기 간식에 숨겨서 숟가락을 떠 먹이면 곧잘 먹었지. 그런데 약 먹는 횟수가 하루 3번으로 늘고 약의 용량도 많아지면서 이랑이는 약만 쏙 골라내고 닭고기만 먹었어. 나중에는 닭고기만 보면 약인줄 알고 닭고기조차 거부하더라.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이랑이가 좋아하는 햄토리 소세지를 사서 가운데 원통형의 구멍을 내어 캡슐을 끼워 먹였지. 처음 한 두번은 그렇게 약을 먹길래 햄토리를 아예 대용량 포장된 걸 사다 놓았지.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이랑이는 햄토리도 먹지 않으려 했어. 그만큼 약이 쓰고 먹기 힘들었나봐. 입마개를 사서 양 옆을 가위로 오려서 입에 채운후 송곳니 사이로 넣으려 시도해 봤지만 역시 실패. 엄마는 이랑이 약을 먹이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했었어... 우리 이랑이는 예민한데다 똑똑하기까지해서 약을 먹는 척 하다가 나중에 뱉어내는 신공까지 발휘하더구나. 결국은 가루약을 주사기에 넣어 억지로 먹이려하다 목이 돌아가기도 하고... 지나고나서 생각하니 이랑이 약먹이는 게 엄마는 하루 중 제일 중요한 일과가 되었지. 이랑아~ 이제 약 안 먹어도 되는 하늘나라 가니 어떠니.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지. 엄마 사랑 받지 못해도 약 안 먹고 고통없는 그곳에 있으니 안심이야. 하지만 엄마는 이곳에서 이랑이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건 꼭 알아줬으면 해~
myj4528
17-01-06 09:38  
이랑아~오늘은 엄마가 조금 일찍 이랑이를 찾았지. 실은 오늘 할머니, 할아버지, 지유이모, 동군이 오빠, 초코 이렇게 모두 남해 애견펜션에 1박 2일 여행가기로 되어 있어. 엄마가 이랑이 떠나보내고 한 가장 큰 후회가 우리 이랑이와 함께 여행다운 여행 한번 못해본 거였거든. 그래서 동군이 오빠 하늘나라 가기 전에 추억 만들어 주려고 이주 전에 예약을 해 둔거야. 마침 강아지 전용 펜션이 있더라. 이렇게 가까운 곳에... 오늘 할머니댁 들러 식구들과 다 같이 만나서 여행갔다가 내일 다녀와서 이야기 들려줄께. 우리 이랑이 서운한 거 알아... 하지만 그 서운함 동군이 오빠도 느끼면 안되니까 우리 이랑이가 이해해 줄거지?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 잘 다녀올께, 이랑아~
myj4528
17-01-07 20:18  
이랑아~엄마는 동군이 오빠와 1박 2일 여행 다녀왔어. 차를 타고 가는동안 가방에서 꺼내어 놨더니 너무나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낮잠을 청하더라. 늘 가방 안에 넣어 조수석에만 있던 동군, 이랑이였는데... 우리 이랑인 차를 타면 불안해하니 감히 가방에서 꺼낼 엄무도 못내었는데 어쩜 나의 무릎에서는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까.남해 애견펜션 도착해서도 거기 있는 두 강아지와 풀밭을 너무 신나게 뛰놀고, 밤에는 보채지도 않고 그야말로 떡실신 상태로 잠도 잘 자더구나. 동군이 오빠는 신나게 뛰놀아서인지 풀밭 한켠에 똥도 예쁘게 싸고... 엄마는 동군이 오빠의 새로운 모습을 봤어. 그러면서 우리 이랑이와 함께 하지 못한 지난 날들이 무척 아쉽고 후회가 되었어.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아니기를 다음에 이같은 기회가 또 오기를 바라고 초코강아지와 더 신나게 놀다 왔단다. 가며 오는 길에 낙동강 강변 이랑이가 있는 그 곳도 봤어. 이랑아~몸은 함께이지 못해도 마음은 우리와 함께 한 것 맞기를... 이랑아~사랑해~
myj4528
17-01-08 19:40  
이랑아~동군이 오빠와 엄마는 여행 다녀온 뒤 겨울잠에 빠져들었어. 이동시간이 길다 보니 차 타고 가는 게 피곤했을 거야. 낯선 환경에서 신나게 뛰노는 게 재미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긴장도 되었을테니 집에 돌아와 긴장이 풀어져 아마 깊은 잠에 곯아 떨어진 것 같아. 여행도 자주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우리 이랑이는 하늘나라 생활이 어떤지 궁금하네. 뭐든 처음 하는 거에 호기심을 보이는 이랑이지만 또 그만큼 겁도 먹는 이랑이인데... 엄마 없는 곳에서 고개를 하늘로 치켜 들고 늑대처럼 울부짖고 있는 건 아니니. 이랑아~혼자라는 생각에 힘들어도 시간은 금방 간단다. 시간이 흘러흘러 동군이 오빠도 만나고 엄마도 만날거야. 우리보다 조금 먼저 가 있는 거다 생각하고 하늘나라 생활을 하렴. 우린 이랑이 안 잊고 있으니까...
myj4528
17-01-09 19:26  
이랑아~날이 추운데도 길에는 산책 나온 강아지들이 꽤 되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추울테니까 산책해 둬야지 이런 마음으로 산책하는 걸까. 겨울엔 무조건 집에만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괜히 감기 걸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서너날을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던 우리 강아지들. 엄마가 데리고 나가지 않으니 감금 아닌 감금생활을 한 우리 강아지들. 베란다 나가는 것조차 염려하던 엄마였지. 지나고 보니 다 부질없는 행동이었어. 요즘은 동군이 오빠 베란다 산책도 하루에 두번, 안고 복도 창가 산책도 하루 한번은 한단다. 그러나 햇빝 잘 드는 날엔 아파트 한 바퀴도 하지. 그럴 때마다 우리 이랑이는 바람이 되어 햇빛이 되어 우리 곁에 있을 거라 믿어. 우리 이랑이도 옆에 있지라는 엄마 목소리가 이랑이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며... 이랑아~날 따뜻한 봄이 오면 이랑이 생각이 더 날 듯 해. 그땐 얼마나 더 보고 싶을까.
myj4528
17-01-10 17:26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또 실수를 했어. 며칠 전에는 엄마 베개에 같이 머리를 맞대고 자다가 잠결에 쉬를 해서 베개를 다 젖게 만들더니 오늘은 책상 의자 뒤에 같이 앉아 있다가 그만 또 실수를 해서 전기방석을 다 젖게 했네. 동군이 오빠가 실수를 하니 엄마는 또 걱정이 된다. 예전엔 실수를 하면 혼내키기 바빴지만 이젠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는가 싶어서 너무 무섭고 겁이 나. 방석에 페브리즈를 뿌리고 베란다에 널어두면서 저기 뒤에 숨어 있는 이랑이 분홍색 옷을 발견했어. 이랑이 아기때부터 입던 옷이라 동군이 오빠에게는 맞지 않는 옷. 가만히 들어 이랑이를 생각하며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 다 날아가고 없는 이랑이 냄새. 동군이 오빠 실수때문에 그리고 이랑이 생각에 오늘은 참 우울하게 보냈어. 내일은 집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야겠어. 집에만 있으니 이랑이 생각에 자꾸 엉뚱한 생각이 나네. 이랑아~엄마가 우울하게만 시간을 보내는 건 이랑이도 싫지? 내일은 활기찬 하루 보내고 이랑이를 맞을게~
myj4528
17-01-11 19:14  
이랑아~엄마는 이랑이가 보고플 때면 핸드폰에 남아 있는 이랑이 사진과 영상을 봐. 그런데 참으로 마음 아픈 건 사진과 영상 속 이랑이는 너무나도 아파하고 있다는거야. 영상으로 촬영하거나 사진을 찍어 놓아야 진료 시간에 담당 선생님께 이랑이 상태를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 있으니까 이랑이가 아픈 순간은 모두 핸드폰 속에 저장되어 있어...그래서인지 엄마가 가지고 있는 이랑이의 생전 모습은 하반신마비에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 수분동안 경련하는 모습, 발작하는 모습, 고통 속에서 마지막 숨을 모으는 모습 이런 것들 뿐이야... 이랑이가 보고 싶어 열어 보지만 이내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이랑이가 건강할 때 모습, 활기차게 뛰노는 모습은 하나도 없구나. 이랑이의 건강할 때 모습이 엄마는 너무너무 그리운데 말야... 이랑아~혹여 엄마 꿈속에 나오려거든 그때는 아프지 않은 모습이었으면 해. 사랑해~이랑아~
myj4528
17-01-12 19:39  
이랑아~이랑이가 많이 아파서 하루종일 누워있으니 엄마가 이랑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앉은뱅이 책상에서 생활을 했었잖아. 그러다 엄마는 이제 조금씩 책상으로 생활공간을 옮기고 있어. 엄마가 학교가고 없는 사이 거동이 불편한 이랑이가 딱딱한 바닥을 이곳 저곳 기어다니고 콩콩 엉덩방아 찧으며 다니는 게 너무 위험해 보여서 사놓은 울타리가 3세트나 되는구나... 동군이 오빠는 다행히 이동하는 데 큰 문제가 없으니 울타리를 치고 있지 않은데, 이랑이 아플 때 사놓은 울타리를 보니, 지난 여름이 다시 생각나. 이랑아~엄마는 한동안 잘지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부쩍 우울해. 이랑이가 참 많이 보고 싶어서 동군이 오빠를 안고 아파트 베란다를 향해 이랑이 이름을 불러보며 이랑이 얼굴을 떠올리기도 해. 그러면서 동군이 오빠가 엄마를 떠나갈 걱정에 금세 우울해져. 아침에 눈을 뜨면 낮이 오고 밤이 오기를 그냥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사는 사람같아... 햇볕이 나면 좀 나아질까. 오늘은 어느날보다도 이랑이가 참 많이 생각나네...
myj4528
17-01-13 21:48  
이랑아~엄마는 오늘부터 책 필사를 시작하게 되었어. 그동안 이랑이를 잃은 슬픔에 젖어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 하루 하루가 무척 고되었는데, 뭔가 성취감을 느낄만한 일을 해야할 것 같아서 고민하다 책 필사를 하게 되었어. 책 필사자 모집 공고에 이랑이 사연을 보내어서 선정된거란다. 우리 이랑이가 엄마에게 이렇게 또 큰 선물을 주네. 우리 이랑이는 엄마에게 많은 것을 주는 귀한 존재야. 이랑아~ 정말 고마워~ 책 필사하면서 이랑이 생각 더 간절해지겠지만 그만큼 성취감과 보람도 느낄 것 같아 설레기도 한단다. 이랑아~내일은 엄마가 새벽에 또 출장을 가야 해서 동군이 오빠 걱정이 앞서. 엄마가 집을 비우는동안 이랑이가 잘 지켜줘~ 부탁해~
myj4528
17-01-14 22:23  
이랑아~엄마는 이제 막 출장 다녀왔어. 새벽 4시 반에 집에서 나갔으니까 거의 열 일곱 여덟시간을 동군이 오빠 혼자 집에 있었던 거잖아. 집을 막 나서고 나서부터 CCTV를 수시로 들여다봤는데, 동군이 오빠는 여전히 혼자 있는 시간이 힘든가봐. 현관, 베란다, 방을 헐레벌떡 뛰어다녀. 불안해서 눈빛은 흔들리고... 우리 이랑이는 엄마가 외출하려고 하면 불안이 막 시작되다가도 엄마가 막상 외출하고 나면 체념이라도 하듯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는 마약방석 안에 쏙 들어가 있었지. 그러다 동군이 오빠가 이랑이 방석에 같이 들어가려 하면 으르렁 입질 한 번 하고, 그리고 이내 둘은 사이좋게 하나의 마양방석에 들어가 있었지. 이제 그 넓은 두개 마약방석을 동군이 오빠 혼자 독차지 하게 되었는데, 어찌나 빈 자리가 커보이는지 모르겠어. 우리 이랑이가 몸은 함께 아니어도 마음은 늘 동군이 오빠 곁에 있었으면 해. 엄마가 집에 오고 나니 동군이 오빠는 쓰러지듯 밤이 들어. 엄마 따라 밤을 꼴딱 새고도 낮잠 한번 못 잤으니 오죽할까 싶어. 이랑아~ 엄마는 동군이 오빠 꼭 끌어 안고 코~ 잘께. 이랑아도 잘자고 내일 만나자~~~
myj4528
17-01-15 20:29  
이랑아~우리 이랑이가 하늘나라 간지도 벌써 넉달이야. 넉달이면 한 학기에 달하는 시간인데... 학기는 정말 더디게 가는 데 우리 이랑이 떠나고 난 시간을 되돌아 보니 참 빨리 흘러간 것도 같아. 하루하루는 더디게 가는데 지나고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났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랑이 서너살 때 시간을 참 헛되이 보낸 것 같아 무척 후회스러워.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전 보낸 석달의 시간만큼 이랑이와 함께 보냈다면 얼마나 좋을까. 뭐든 지나고 나면 이렇게 후회가 남네. 이랑아~ 우리 이랑이 보내고 나니 사람들이 또 강아지를 키울 거냐고 물어. 그럼 엄마는 주저없이 얘기해. 아마 그럴 것 같다고. 우리 이랑이가 엄마에게 준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힘들어도 또 도전해 보고 싶은거란다. 이랑아~ 엄마에게 과분한 사랑 줘서 고마워~
myj4528
17-01-16 19:29  
이랑아~엄마는 책 필사하느라 오늘 하루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보냈어. 동군이 오빠는 하루 세번 간식 잘 챙겨 먹으며 다시 포동포동해지고 있고... 이렇게 하루종일 집에 함께 있다가 외출을 하게 되면 또 불안해하고 스트레스 받으니... 외출하지 않는 시간은 무조건 동군이와 함께 보내려 한단다. 아침에 베란다를 내다보는 데 창틀레 민들레 홀시가 날아와 앉아 있는거야. 그걸 집어다 허공에 날려 버리니 하늘 높니높이 저 멀리 가더라. 혹시 이랑이인가 싶어 뒤늦게 후회도 해봤지만 우리 이랑이는 바람이 되어 또 올거라 믿고 마음을 달래었어~ 이랑아~날이 춥다고 마음마저 추워지면 안돼. 엄마 보고 싶으면 언제든 또 찾아오렴~
myj4528
17-01-17 20:42  
이랑아~엄마는 오늘도 동군이 오빠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어. 이젠 동군이 오빠가 먼저 손을 내미는 일도 있어. 예전같으면 허리가 아파서 손을 내미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는데 말야. 엄마가 책 필사하느라 몰두하고 있으면 슬그머니 다가와 엉덩이를 갖다대기도 해. 대신 날이 추워서인지 베란다는 잘 안나가려고 해서 엄마가 쪼그려 앉아서 동군이 오빠를 안고 창밖을 바라보는 정도야. 이랑이와 함께 산책했던 그 길을 내려다 보며 배수구는 도움닫기해서 깡총 뛰던 이랑이도 떠올렸단다. 독똑한 이랑이는 배수구는 갓길로 돌아가기도 했었지. 창밖을 내려다 보면 이랑이 생각이 부쩍 많이 나. 어떤 날은 하염없이 슬프기만 하고,  또 어떤 날은 이랑이와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생각나 그립기도 해. 이랑아~ 날은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보내자~
myj4528
17-01-18 19:20  
이랑아~오늘 할머니, 할아버지 결혼기념일이라 외식하고 왔어.여느 때같으면 동군이 오빠를 가방에 넣어 데리고 갔을텐데 오늘은 그러지 않았거든.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동군이 오빠 외출 가방, 목줄이 바닥에 흩어져 있는 거야. 엄마가 외출하고 없으니 자기도 나가고 싶어서 외출 가방을 챙겨 그 속에 들어 갔다 나왔다를 무수히 반복했나봐. 게다가 동군이 오빠 목줄도 끄집어 내놓고, 이랑이 목줄까지 끄집어 내놓았네. 동군이 오빠는 정말로 엄마 따라 나가고 싶었나봐. 의자 위에 올려 두어서 그걸 끄집어 내리려면 두 발로 서서 오래도록 씨름해야 했을텐데 그 과정에서 허리가 얼마나 아팠을까...동군이 오빠는 언젠가부터 혼자 집에 있는 걸 너무너무 무서워해. 가끔 숨바꼭질 하느라 화장실 문 뒤에 숨어 있으면 동군이 오빠가 거실과 방안을 뛰어 다니며 엄마를 찾으려 다니는 모습을 보게 돼... 엄마 없는 동안 동군이 오빠가 불안해 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잘 지내려면 이랑이가 곁에 있어야 하는데... 동군이 오빠는 엄마가 없으면 낮잠조차 자지 않아. 그러다가 엄마가 집에 오면 정신못차리고 잠에 빠져들어. 이랑아~ 내일도 엄마는 학교를 가야 하는데, 이랑이가 동군이 오빠 마음 좀 달래줘~~~
myj4528
17-01-19 17:40  
이랑아~오늘은 날이 조금 풀린 것 같아서 동군이 오빠와 아파트 한 바퀴 하고 왔어. 이랑이 하늘 나라 생활은 어떨지 외롭지 않을지 동군이 오빠와 얘기 나누며 다녀왔어. 집에 오니 동군이 오빠는 화장실로 직행해. 이랑이와 달리 동군이 오빠는 외출하고 오면 바로 화장실에 가서 씻을 준비를 해... 예전엔 동군이 오빠를 먼저 목욕시키고 이랑이 질투심을 유발해서 이랑이 목욕도 시키곤 했는데, 이랑아~ 기억나니? 따뜻한 물에 목욕 시켰더니 동군이 오빠 새하얀 털이 더 새하얗게 보여. 털이 길어서 몰랐는데 동군이 오빠는 긴털에도 이랑이 옷이 참 잘 들어맞아...이젠 겁이 나서 동군이 오빠 옷을 사지도 못하겠어. 특대형 입던 동군이오빠였는데 소 사이즈의 이랑이 옷도 맞으니 말야... 마치 우리 이랑이 체중이 점점 줄어드는 걸 볼 때의 그 걱정이 찾아오니까... 이랑아~오늘은 외출에도 동군이 오빠가 잘 버텨줬네. 부디 내일도 그러하길 엄마는 바란단다. 세상에서 제일 착한 우리 이랑이가 많이 도와 주니 정말 고마워~사랑한다~이랑아~
myj4528
17-01-20 19:41  
이랑아~오늘은 날이 참 많이 추워. 지난 여름은 그렇게 무덥더니... 우리 이랑이 욕창 안 생기게 하려고 에어컨 틀고도 쉴새없이 부채질을 하고. 잘 때는 아이스팩에 수선을 감아 이랑이 자는 데 깔아놓고 그랬었는데. 온도가 높으면 암세포들의 증식이 늘어날까봐 엄마는 나름대로 갖은 노력을 다했었지. 그렇게 무더운 여름이 언제 있었냐는 듯 오늘은 폭설로 국고가 막힌다는 뉴스가 나와. 아직 이곳은 눈이 오진 않았는데 그래도 바림이 어찌나 차갑든지... 동군이 오빠 산책 시켜놓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 대신 우리 이랑이 좋아하는 야옹이 친구는 이렇게 추운 날 어디서 몸을 피하고 있는지 걱정도 되는구나. 이랑아~ 하늘나라 생활은 이제 좀 익숙해졌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무지개다리 앞에서 엄마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이 된단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있어~~
myj4528
17-01-21 19:00  
이랑아~엄마가 배를 깎아서 먹고 있는데 동군이오빠가 자기도 먹고 싶다고 앞발로 자꾸 엄마 팔을 건드리는거야. 예전같으면 사람 먹는 거는 강아지 먹으면 안된다고 하고 매정하게 고개 싹 돌렸을 엄마이지만, 바로 인터넷에 들어가 강아지가 배를 먹어도 되는지 검색부터 했어. 많은 양은 안되지만 소량은 먹여도 된다는 글이 있길래 가운데 심 부분 빼고 가장자리 부분만 조금씩 5-6조각 줬어. 동군이오빠가 사각사각 소리내며 정말 맛있게 먹네...그러고 보면 우리 이랑이는 평생 과일도 하나 못 먹였네. 사람 먹는거는 무조건 주면 안된다는 생각에 그 딱딱한 사료만 먹였어...이날이 이빨을 대부분 발치해서 고작 4-5개 밖에 안남아 있을 그 무렵에도 엄마는 이랑이에게 사료만 먹였지...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에서 지금 이 모습 보고 있다면 참 많이 서운할거야. 이랑아~ 엄마가 아프고 나이든 강아지는 처음이니까 모든 게 서툴러서 그랬어. 다시 엄마에게 와준다면 정말 잘할께~ 기회를 주면 좋겠다...
myj4528
17-01-22 19:53  
이랑아~홈쇼핑에서 강아지옷도 판매를 하네. 무려 다섯벌씩을 팔고 있어...설이 다가오니 강아지들 설빔 준비하는 사람들은 좋겠다 그치. 엄마는 방금 인터넷으로 동군이 오빠 사료를 구매했어. 이랑이가 없으니 동군이 오빠는 사료를 잘 안 먹으려 하고 엄마도 동군이를 과잉보호하다 보니 비스킷, 고구마, 소간, 닭고기, 오리고기 이런 걸 자주 줘서 그런가 봐... 예전엔 한번 15.4kg짜리 주문했었는데 이랑이 떠나고부터는 2kg짜리 주문했었거든. 동군이 오빠 혼자서는 사료를 잘 안 먹을 것 같아서...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료가 줄어드는 걸 보면 왠지 동군이도 엄마를 떠나갈 것 같아서 여유있게 주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이번엔 7kg짜리로 주문했어. 노령견 전용 사료도 주문해봤는데 한 알도 안 먹더라. 그래서 우리 이랑이와 늘 먹던 그 사료 또 주문했어. 이랑이는 하늘나라에서 주로 뭐 먹니? 먹고 싶은 거 있으면 강아지가 되어 엄마에게 또 오렴. 맛있는 거 많이 준비해 둘께. 이랑이 아파서 먹는 거조차 고개 돌려 거부할 때가 자구 생각나서 그래... 이랑아~엄마는 늘 기다리고 있으니까 언제든 놀러와~
myj4528
17-01-23 21:51  
이랑아~엄마는 오늘 연망정산 서류를 정리했어. 2016년은 여느 해 보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많은 해 였네. 2016년 설날 이랑이 수술을 시작으로 이랑이와 동군이 오빠는 수술도 많이 했고 입원도 많이 했었지. 당시에는 몰랐다가 한 해를 마감하면서 우리 강아지들 진료비가 참 많이 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 하지만 이랑아~ 엄마는 그 돈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단다. 우리 이랑이가 엄마와 조금 더 함께일 수 있었고, 덜 아팠을거라 믿으니까 말이야. 다만 입원해 있는 동안 면회를 자주 가지 못한 건 정말 많이 후회가 돼. 면회를 한번 가면 이랑이가 엄마따라 나오려고 하니 진료에 차질이 있다고 하니 엄마는 병원에서 보내오는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사진만으로 이랑이를 만날 수 밖에 없었지. 늘 새 패드를 깔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사진 외에는 만날 수 없었으니 그게 참 아쉬워. 이랑아~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해~~
myj4528
17-01-24 22:02  
이랑아~동군이 오빠가 오늘은 거실에 깔아둔 이불에 대놓고 오줌을 싸네. 낮시간 외출해 있는동안 불안해하며 거실을 배회하다 엄마가집에 오면 그때부터는 안심이 되어 긴장이 풀려서인지 그대로 곯아떨어져. 그러다 새벽 3-4시가 되면 깨서는 거실에 둔 이랑이 방석에 가서 꼼짝을 안해. 그야말로 낮과 밤이 바뀐거지...그럼 또 엄마는 동군이 오빠 옆에서 토닥토닥도 해 주고 미간 사이를 손가락으로 만져주기도 하지... 예전에 이랑이 스테로이드 치료 받을 때 계속 오줌을 싸서 엄마가 밤에 잠을 거의 못잤을 때 그때가 생각날 정도야. 동군이 케어하다보니 엄마는 그새 책 한권 필사를 마쳤을 정도야. 지금 곤히 잠든 동군이 오빠를 보니 무척 평온해 보인다. 우리 이랑이도 하늘나라에서 평온하겠지?
myj4528
17-01-25 21:14  
이랑아~동군이 오빠와 재활용분리수거 하고 왔어.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하루종일 동군이 오빠는 외로움과 씨름하다가 엄마가 집에 딱 나타나면 축 늘어져 있던 꼬리가 다시 하늘을 향해. 그 모습을 보면 얼마나 측은한지... 이랑이가 있을 때만해도 마약방석에서 곤히 잘자던 동군이 오빠였는데 이젠 불안한 모습, 흔들리는 눈빛, 축 늘어진 꼬리. 이런 것들로 엄마는 무척 염려가 돼. 그래도 지금은 방학이니 함께할 시간이 그나마 있지만 봄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요즘 들어 동군이 오빠와 함께 시간을 보낼 아기 강아지를 찾아봐야하는 건지 고민도 돼. 우리 이랑이처럼 예쁘고 귀엽고 애교만점인 아기 강아지가 또 있을까. 질투심에 깡깡깡하면서도 엄마를 독차지하고 싶어 하는 그런 강아지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이랑이와 똑같은 강아지는 세상에 없는데...
myj4528
17-01-26 17:55  
이랑아~내일부터 설연휴 시작이야. 작년 설연휴에는 이랑이가 암 수술을 받았었지. 1년이 지난 지금 엄마와 동군이 곁에는 우리 이랑이가 없네. 이랑이 옷, 목줄, 방석, 넥칼라, 약. 모든 게 그대로인데 이랑이가 곁에 없다는 슬픔은 일상을 아무리 바쁘게 살아도 아직 남아 있어.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함께 달려가던 동군이와 이랑이와의 산책길도 이젠 다리를 저는 동군이와 엄마뿐이야. 그마저도 동군이 오빠는 뒷다리를 끌면서 가니 아파트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안고 와야할 정도야. 이랑아~ 다들 설맞이에 분주하고 고향 방문에 행복해 하는데, 엄마는 우리 이랑이 생각에 쓸쓸하기만 해. 이랑이도 같은 마음이니? 엄마는 늘 이랑이 기다리니까 엄마 보고 싶으면 언제든 와~
myj4528
17-01-27 20:38  
이랑아~하늘나라 강아지 친구들과는 많이 친해졌니? 텃새 부리는 강아지들때문에 주눅들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동군이 오빠는 자다가도 몸을 부르르 떠는 모습이 보여. 우리 이랑이가 많이 아플 때 보이던 그 모습이라 많이 걱정이 된단다. 지난 추석 연휴에 우리 귀여운 이랑이가 하늘나라 갔었지. 오늘 설 연휴가 되니 이랑이 먼 길 떠나던 그 때가 또 생각나 너무 슬퍼. 그걸 아는지 동군이 오빠는 엄마와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해. 이랑이가 입던 옷도 건네 주고 이랑이 넥칼라도 꺼내줘 봤는데 동군이 오빠는 그냥 우리 이랑이가 보고 싶은건가봐. 우리가 싫어서 이랑이가 떠난 것도 아니고 축 늘어진 이랑이를 운구 박스에 담는 할아버지가 이랑이에게 해꼬지를 한 게 아니라 이랑이가 너무너무 아프니까 우리 곁에 있는 게 너무 힘들어져서 잠시 우리를 떠나 있는 거라고 곧 다시 만날거라고 그때까지는 우리가 잘 살아내야한다고 달래고 또 달래었어. 실은 엄마 스스로에게 한 말이기도 해. 이랑이가 그립지 않은 날이 없어. 밤을 새워 책을 필사를 해도 이랑이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더라. 이랑아~ 많이 사랑해~
myj4528
17-01-28 21:23  
이랑아~까치까치 설날은~~~오늘은 설날이야. 동군이 오빠는 할머니댁에 가서 세뱃돈 받아서 용돈 가방에 두둑하게 챙겼는데 우리 이랑이는 그러지 못해 어쩌니. EBS 방송에서는 우리 이랑이 윙크하는 모습고 똑닮은 강아지가 나와서 엄마 마음을 또 아프게 하고...이랑이가 없으니 초코 강아지와 다툴 일도 없으니 집이 조용하기만 하더라. 지난 추석 연휴때는 이랑이 장례치르고 눈물로만 보내었는데 이번 설은 이랑이의 빈 자리로 또 슬퍼. 동군이 오빠와 집에 오니 금새 잠이 든 동군이. 넓은 집에 적막이 감도네. 이랑아~동군이 오빠 지켜달라는 엄마 부탁 들어줘서 고마워. 동군이 오빠는 우리 이랑이 덕에 잘 지내고 있어. 나중에 이랑이 만나면 엄마가 이랑이에게 정말 고맙다는 인사 또 전할께~
myj4528
17-01-29 20:13  
이랑아~오늘 아침에 동물농장 800회 특집을 하더라. 우리 동군이, 이랑이는 엄마와 동물농장을 참 자주 봤었잖아. 본방송도 보고 재방송도 보고. 방송에서 강아지들이 많이 아파서 하늘나라 가는 장면들을 오늘 참 많이 보여 주더라.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줬어. 많은 강아지들이 마지막 큰 숨을 크게 한번 쉬고 하늘나라로 가더라... 우리 이랑이처럼... 고통 속에서 울부짖으며 하늘나라 가는 강아지들도 있다고 하던데 그에 비하면 우리 이랑이는 울부짖지도 크게 소리내지도 않고 그냥 조용히 숨을 쉬다 엄마 곁을 떠났지. 그래서인지 우리 이랑이가 무섭다거나 하지 않았어. 마냥 슬프기만 했었거든. 방송에 나온 그 많은 강아지들이 모두 무지개 다리 건너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다리 위 우리 이랑이가 구석진 자리에 있는 건 아닌가 문득 걱정도 되더라. 이랑아~하늘나라에서 햇볕 잘 드는 좋은 자리에서 눈 찡긋하면서 있어. 그럼 엄마가 나중에 이랑이를 단번에 알아볼께~
myj4528
17-01-30 18:34  
이랑아~동군이 오빠 털이 많이 자라서 엄마가 털을 잘라 줬어. 미용샵에서 미용을 하고 온 날이면 몸을 동그랗게 말고 온몸을 긁어대니 늘 온 몸 이곳 저곳이 불긋불긋해지고, 또 긁힌 자욱이 있었는데 말야. 엄마가 집에서 털을 밀면 배를 드러내고 발라당 누워 잠들기까지 해. 털을 밀고 나면 예민해져 있을 법도 한데 목욕까지 싹 하고 나면 너무나도 평안하게 잠이 들어. 긁지도 않고 말야... 우리 이랑이는 털을 다 밀어 피부가 다 드러날 정도로 털을 자르고 온 날이면 유독 부끄러움에 온 몸을 동그랗게 말고 이불 속으로 숨기 바빴지... 진작에 엄마가 털을 잘라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털 자르고 나서 옷 입히고 오리털 파카를 주니 쌔근새근 잘 자... 그리고 배가 고파 깬 동군이에게 사과를 조금 깎아서 주니 사각사각 소리 내며 잘 먹네. 강아지에게 사과를 먹여도 된다는 거도 이제서야 알았어. 강아지에게는 사료외엔 아무 것도 먹여선 안된다는 생각에 우리 이랑이에겐 과일 하나 깎아 주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소량의 과일은 줘도 된다는 오히려 노령의 강아지에겐 섬유질으 풍부한 채소를 줘야 한다는 글도 있어...우리 이랑이는 이런 호사스러움을 안겨주지 못했네. 엄마는 아직도 이랑이에게 미안한 일이 남아 있어. 몰라서 실수했던 많은 일들 이제 동군이 오빠에게는 반복하지 않고 있어. 만약 그 순서가 반대였다면 어떨까...
myj4528
17-01-31 22:06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엄마와 숨바꼭질을 잘 하잖아. 그래서 세탁기를 돌리려고 베란다에 나가 있으면 베란다로 쪼르르 달려왔다가 다시 방으로 가서 베란다의 엄마를 보기도 하고, 베란다와 방을 왔다 갔다 하며 엄마가 잘 있는지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보는 걸 좋아했지. 우리 이랑이는 엄마가 베란다에 가 있으면 방 안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강아지였는데 말야. 그런 동군이 오빠가 점점 감각기능이 무뎌지는 것 같아. 문 뒤에 숨어 있는 엄마를 코 앞까지 와도 찾지를 못하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으면 이불을 젖히면 될텐데 여전히 엄마를 찾지를 못해. 그래서 노즈워크를 주문했어. 우리 강아지들 아기때도 사용하지 않던 노즈워크... 혼자 쓸쓸히 시간을 보낼 동군이 오빠를 위해 마련했는데 사이사이 숨겨둔 사료와 간식을 곧잘 찾아 먹어. 우리 이랑이가 있었더라면 동군이 오빠 가가이 오지 못하게 으르릉 한번 했을텐데 혼자라 그런지 여유있게 잘 찾네~우리 이랑이에게 해 주지 못한 많은 것들을 동군이 오빠와 함께 하노라면 이랑이가 도 서운해 할텐데... 그래도 엄마는 이렇게라도 동군이 오빠를 지키고 싶단다. 이랑아~이해하겠니...언덴가 이곳 파트라슈에서 동군이 오빠 얘기를 써야할 그날이 온다면 지금처럼 후회와 자책을 하지 않기 위함이란걸...
myj4528
17-02-01 21:48  
이랑아~엄마가 주민등록증 사본을 제출할 일이 있어 핸드폰으로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다가 보니 예전에 서울에서 살던 곳들 주소가 있어. 우리 이랑이가 처음 왔던 이대 후문 원룸에서부터 부산 장전동, 서울  신림동 오피스텔, 봉천동 주택, 행운동 주택... 다음과 네이버 사이트에 들어가 주소를 검색해서 로드뷰를 봤어. 우리 이랑이와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았던 주택들은 모두 없어지고 원룸들이 들어섰네. 주위의 편의점들은 다 그대로인데 말야. 관악구에서는 참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어서 그때를 떠올리면 숱한 에피소드들이 떠올라. 엄마가 가장 바빴던 시기여서 동군이, 이랑 단 둘만 집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방임 수준이었는지도 몰라... 새벽에 일찍 나가서 밤 늦게 귀가했으니까... 그래서 늑대울음도 많았고 벽지를 뜯거나 쓰레기통을 헤집어 놓는 일들도 참 많았어. 엄마는 혼내기 급급했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시간을 가장 헛되이 보낸 게 아닌가 싶어. 엄마 개인적으로는 많은 성취를 이룬 시기이지만 우리 강아지들에게는 참 부족한 엄마였어. 다시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2007년에서 2010년 그 3년간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구나... 우리 이랑이는 언제로 돌아가고 싶니? 너무 많이 아파 고통스러웠지만 엄마와 24시간을 함께 보냈던 2016년이니 그렇지 않으면 아프지 않고 건강했지만 엄마와 떨어져 지낸 2007년-2010년이니, 그렇지 않으면 엄마에게 처음 왔던 2003년 아기 강아지일 때니?
myj4528
17-02-02 19:42  
이랑아~오늘 할머니가 영국 강아지 키워보겠냐고 문자를 주셨어. 어떤 강아지인지 몇살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이것저것 물었지. 할머니 아는 분이 키우는 요크셔테리어인데 이제 2살 되었다고 해. 누가 키우라고 데려다 줬는데 도저히 키울 수가 없어 급하게 대신 키울 사람을 찾는다고 하더라. 처음엔 요키인지 모르고 사연만 듣고는 마음이 흔들렸던 게 사실이야. 이제 개강을 하면 동군이 오빠가 또 혼자 있어야 하고, 그전에 방학을 이용해서 둘이 있는 시간을 주면서 조금 훈련시키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지. 그런데 우리 이랑이처럼 하얀 털을 가진 귀여운 말티즈였다면 엄마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봤을텐데 갈색 요키 사진을 보내왔더구나. 말티와 요키... 엄마는 혹시라도 동군이 오빠와 잘 못 지낼까 하여 안되겠다고 했어. 잠시나마 요키 강아지에게 미안한 맘이 들어. 아마 다른 누군가 키울 사람이 나타났겠지? 우리 이랑이와 동군이는 참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는데. 이랑이가 우리 집에 처음 온 날 동군이 오빠와 남매처럼 둘이서 서로 부둥켜 안고 체온을 나누던 사진들이 꽤 많이 있단다. 이랑이만큼 동군이와 잘 어울린 강아지 또 찾을 수 있을까...
myj4528
17-02-03 22:12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노즈워크 위에 숨겨준 간식을 정말 잘 찾아 먹어. 그런데 신기한 건 간식과 사료를 함께 숨겨 두는 데 사료는 먹지 않고 간식만 골라 먹는다는 거야. 그러다 학교 다녀오니 노즈워크 담요에 쉬~~를 한 가득 해놨네. 역시 동군이 오빠는 맘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쉬~부터 한다... 그래서 낮에 아파트 한 바퀴 같이 돌고 왔더니 기분 전환이 좀 되나봐. 그래도 냄새도 못 맡고 소리도 못 듣고 앞도 잘 못 보던 동군이 오빠가 똑똑해 지는 약을 먹고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다는 거. 우리 이랑이는 약 먹지 않아도 똑똑했었지? 하늘나라에서도 제일 똑똑한 강아지로 사랑 많이 받고 있을거야 그치. 보고 싶은 우리 이랑이~
myj4528
17-02-04 19:58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오늘 의자에 엄마 등 뒤에 누워 있는 채로 오줌을 싸고 말았어. 나이가 드니까 조절이 안되는걸까. 가끔씩 이런 실수를 해. 목욕을 시키고 나니 다시 몸을 긁는 행동이 시작되었어. 앞 어깨 쪽은 도대체 얼마나 긁었는지 피부가 벌겋게 되어 있어. 그래서 동군이 오빠 옷 중 가장 두터운 옷을 입혔는데 세상에 옷이 커도 너무 큰 거야. 동군이 오빠는 예전 체격의 반도 안되게 야윈거였어. 참 슬프다...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말티즈들을 검색하다 보니 예쁘고 귀여운 강아지들이 참 많아. 어쩌다 엄마를 잃어버린건지 그렇지 않으면 엄마로부터 버림을 받았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동군이 오빠 동생을 한명 데리고 오고 싶은데 동군이 오빠 컨디션이 또 이렇게 안 좋아지니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이랑이가 답을 좀 알려 줄래.
myj4528
17-02-05 20:56  
이랑아~오늘은 비가 오는 날이어서 산책은 안 가고 동군이 오빠와 집에서 놀았어. 피부가 안 좋은 동군이 오빠는 다시 약을 먹기 시작했고. 주사기에 약을 넣어 먹이려는데 우리 이랑이 생각이 나더라. 크기별로 한가득 쌓여 있는 조사기를 보면 이랑이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어. 약 섞어 주려고 산 순살 닭고기 캔도 그대로야. 동군이 오빠는 시저캔에 비벼 주니 쓱싹 다 비워. 참 고맙지... 이랑아~ 동군이 오빠를 잘 지켜줘서 고마워. 질투심 많은 이랑이, 엄마의부탁 들어주는구나.
myj4528
17-02-07 01:01  
이랑아~엄마가 하루종일 원고 쓰는 데 집중하다 보니 자정이 넘은지도 몰랐어. 동군이 오빠 저녁도 목 챙겨줬네. 엄마가 일에 집중하면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는 거 잘 알지? 예전에도 이랑이 엄마 의자 뒤에 앉아 있다가 쉬하고 싶으면 의자에서 점프해서 갈 정도였잖아. 엄마가 의자에서 꼼짝을 안하니까...동군이 오빠와 낮에 아파트 복도 산책을 다녀왔거든. 밖은 너무 춥고 그렇다고 집안에만 있자니 동군이 오빠가 갑갑해 할 것 같아서... 그래서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문은 꼭 닫아 놓고 복도에서 왔다 갔다 산책을 하는데. 동군이 오빠가 반대편 문을 열어 버린거야. 엄마는 건너편 집 창고인줄 알고 얼른 뛰어갔더니, 세상에 거기 비상계단이 있었지 뭐니. 호기심 많은 동군이 오빠는 다행히 복도 끝에 쌓아놓은 화분에 코를 갖다 대고 있었기에 다행이지 하마터면 동군이 오빠가 아파트 계단을 뛰어 내려가기라도 했다면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야. 우리 이랑이도 예전에 신림동에 살  때 오피스텔 계단을 그렇게 뛰어 내려 가서 엄마가 놀란 적이 여러 번 있었지 그치. 병간호 하다가 떠나 보내는 것도 이렇게 가슴아픈데 어느날 갑자기 잃어버린다면 그 마음이 어떨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아. 이랑아~내일은 조금 일찍 찾을께~미안~~
myj4528
17-02-07 21:34  
이랑아~엄마가 컴퓨터 바탕화면 정리하면서 지난 여름 이랑이 입원시키고 잠시 외국 나가 있는동안 치료진들에게 남긴 당부의 편지를 발견했어. 이랑이가 주로 언제 낮잠을 자는지 어떻게 하면 약을 먹일 수 있느지 자세 변경은 어떻게 하고 휠체어 태울 때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심지어 약을 잘 안 먹는 이랑이에게 약을 먹이기 위해 리커버리캔과 간식, 물의 배합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깨알같이 적어 놓았네. 어쩜 당부의 편지보다 이랑이 곁에 엄마가 있어 주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엄마는 아마도 지난 여름 가족들과의 해외여행을 두고두고후회하게 될 것 같아.동군이 오빠는 최근 베란다 산책, 복도산책에 이어 아파트 산책까지 가는데다 간식도 그 종류가 다양해지니 낑낑거리는 경우가 많아. 엄마는 이제 개강이 다가오니 마음이 분주해지는데 함께 있는 시간에 익숙해진 동군이 오빠가 분리불안을 극복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한가득이야.
myj4528
17-02-08 19:58  
이랑아~동군이 오빠의 먹성은 어디까지일까? 엄마가 연두부 샐러드 만들다가 연두부 한모르르 그만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저 멀리서 동군이 오빠가 달려와 그걸 찹찹찹하고 다 먹어 버렸어. 혹시 강아지가 먹으면 안되는 음식일까 싶어서 급히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단백질 보충으로 오히려 권장하네. 그런줄 알았으면 이랑이 뱃속 암덩이들이 위를 눌러 소화를 못시킬 때 닭고기조차 거부할  때 연두부라도 먹여봤으면... 주사기로도 먹일 수 있는건데. 이랑이 빈 속인데 주사기로 그 독한 마약성 진통제만 하루에도 수 차례 먹이고. 얼마나 속이 쓰렸을까... 하늘 나라 가는 날 새벽 배에서 그렇게 심하게 나던 꼬르륵 소리는 어쩜 오래도록 아무 것도 못 먹어서가 배가 고팠던 게 아니라 위경련이나 장이 꼬여서였을 수도 있을텐데 그치. 이랑아~엄마에게 다시 한번 와 준다면 그땐 사람 먹는 거라고 무조건 피하기보다 건강에 도움되는 거 미리 미리 공부해서 많이 줄께~ 꼭 와줘...
myj4528
17-02-09 21:20  
이랑아~엄마 스마트폰에 문제가 생겨서 우리 귀여운 이랑이 사진을 다 잃어버렸는데, 오늘 아침엔 엄마 컴퓨터가 랜섬웨어에 감염되어 컴퓨터, 외장형 하느, USB 모든 폴더를 열어도 파일들을 볼 수가 없네. 일부 파일들은 클라우드에 저장해 두었지만 그마저도 동기화된 파일들은 무용지물이 되버렸어. 동군이 오빠 데리고 컴퓨터 상가에도 가 봤지만 부정적인 이야기뿐이었어. 결국 컴퓨터를 새로 포맷하고 왔단다. 엄마의 삶조차 포맷이 되버린거 같아. 이제 곧 개강인데 모든 게 백지회되버리니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네. 이랑아~ 이러다 동군이 오빠마저 떠나가면 엄마는 도저히 살 자신이 없어. 우리 이랑이가 여태 동군이 오빠 잘 지켜줬는데... 참 답답하고 힘든 하루야. 이랑이가 곁에 있었다면 혀로 엄마 얼굴에 흐르는 눈물도 핥아 주고 엉덩이도 갖다 대고 그랬을텐데...
myj4528
17-02-10 19:56  
이랑아~이랑이 주려고 샀던 북어포를 이제 다 먹고 새로 주문했어. 이랑이가 많이 아파서 인터넷 검색했더니 사람들이 북어를 고아서 주면 좋다고 하길래 구입했던 건데 정작 이랑인 비려서인지 한번에 입에 대지 않었잖아. 그런데 동군이 오빠는 디스크 수술 후 북어를 고아서 주면 너무너무 잘 먹더라. 그래서 이번에 또 구입했는데, 이랑이 케어하느라 엄마는 요령이 많이 생겨서 동군이오빠는 정말 극진히 간호를 해. 오늘은 날이 많이 추웠는데 동군이 오빠는 전기장판 위를 떠나지 않더라. 엄마에게 자리 양보도 안하고 낮잠도 잘 자고... 이랑이는 추운 겨울 엄마 품에 쏘옥 들어오는 걸 좋아했는데, 동군이 오빠는 또 그러진 않아. 따뜻한 이랑이 품이 그리운 날이야...
myj4528
17-02-11 21:38  
이랑아~우리 이랑이가 14년을 어온 사료가 이번에 리뉴얼이 되었더라. 엄마는 당연히 겉 포장만 바뀐줄 알고 별 생각없이 구입했는데 동군이오빠 주려고 봉지를 여는데 예전과 다른 사료 냄새가 나는거야. 알고 보니 포장만 바뀐 게 아니라 성분에서도 약간 변화가 있나봐. 강아지들 기호성 좋게 리뉴얼 됭ㅆ다고 하는데, 정작 동군이 오빠는 근처에도 안가... 동군이 오빠 좋아하는 닭고기에 섞어도 줘보고 믹서기에 갈라 가루로 만들어서 살코기캔에 섞어서 줘 보기도 했는데 역시나 거부해. 이를 어쩌면 좋아. 리뉴얼 되기 전의 제품을 구할 수도 없고. 이러다 동군이 오빠 건강 해칠까 걱정돼... 이랑이가 지금껏 동군이 오빠 잘 지켜준 것처럼 앞으로도 좀 부탁할께., 내일은 부디 사료를 조금이라도 먹길...동군이 오빠가 사료를 꼭꼭 씹어 먹는 그 청량감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길...
myj4528
17-02-12 19:12  
이랑아~엄마는 오늘도 동군이 오빠 밥 먹이는 데 전쟁을 치뤘어. 리뉴얼된 사료를 도통 먹지를 않으니 퓨리나 회사에도 문의를 해놨어. 리뉴얼되기 이전 사료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우리 동군이, 이랑이는 사료에 특히 예민해서 조금이라도 사료가 바뀌면 귀신같이 알고 금식을 선언했잖아. 동물병원 원장님들도 우리 강아지들 예민한 입맛에 혀를 내둘렀지.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전에 모든 걸 거부했던 그때가 생각나 엄마는 지금 얼마나 불안한지 몰라. 그나마 이랑이 주려고  몇개 사놓은 베네풀 치킨 스튜가 남아 있어서 그걸 주니 그건 먹네. 우리 이랑이는 동군이 오빠를 위해 너무너무 많은 역할을 하고 있구나. 하늘나라 가기 전에도 하늘 나라 가서도... 이랑아~ 동군이 오빠 외롭지 않게 평생을 함께 해 준 거 너무 고맙고, 잊[ㅔ 하늘나라 가서도 동군이 오빠 지켜 주니 그것도 고마워. 동군이 오빠는 건사료를 먹어야 하는데, 엄마는 지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먹성 좋은 동군이, 약을 먹이려면 밥도 잘 먹어야 하는데 어쩌지.
myj4528
17-02-13 18:00  
이랑아~오늘은 동군이 오빠가 현관을 향해 멍멍 짖는거야.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동군이 오빠의 멍멍 소리인지... 동군이 오빠 치매 증상이 생기면서 귀도어두워졌잖아. 그래서 동군이 오빠 귀에다 대고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못들었는데... 똑똑해지는 약 먹고 이제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나봐. 아파트 복도에 누군가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멍멍 짖을 정도니... 우리 이랑이의 마지막 멍멍은 입원해 있는 이랑이를 면화하고 나올 때였지. 엄마 따라 가고 싶어서 불안한 눈빛으로 울부짖던 너였어. 그래서 면회도 하지 못했지. 매일매일 면회하는 보호자들이 얼마나 부러웠든지... 엄마는 고직 병원에서 보내오는 사진으로 이랑이를 만나는게 전부였지. 면회를 하고 나면 이랑이가 엄마를 그리워해서 약도 안 먹고 밥도 거부한다고 하니 그때는 병원 측 얘기를 무조건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아위운 대목이야... 그냥 하루종일 병원에 있으면서 이랑이를 지켜볼 걸... 이랑아~오늘로서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간지 5개월이야. 동군이 오빠에게도 얘기했어. 이랑이가 우리 꿈에 언제쯤 나타날지를...
myj4528
17-02-14 22:21  
이랑아~ 엄마는 오늘 오랜만에 장시간 외출을 하고 왔어. 집에 와서 보니 동군이 오빠가 엄청난 장난을 쳐 놓았네. 9곡 잡곡 지퍼백을 뜯어서 온 거실에 잡곡이 흥건하고... 돌돌이 리필 제품을 박스 안에 넣어 두었는데 박스를 열어 바닥에 내려 놓고... 간식을 코담요에 최고 난이도로 숨겨 놓았는데 그걸 다 찾아 먹고는 심지어 오줌을 싸 놓았어... 거실 저기 귀퉁이에는 똥도 한 가득... 동군이 오빠의스트레스가 장난으로 나타난 걸 보니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고 또 한편으로는 속이 상해. 이랑아~ 이런 날이면 이랑이거 너무너무 보고 싶네...
myj4528
17-02-15 20:32  
이랑아~ 재활용 분리수거 하러 가다가 이랑이 친구 야옹이를 만낫어. 햇볕 잘 드는 화단에 앉아 있길래 한참을 눈을 마주하다가 동군이 오빠가 멍~하고 한번 짖으니 저 멀리 도망가버리더라. 어찌나 날쌔든지... 이랑이가 있었더라면 야옹이를 쫓아 가느라 엄마가 목줄 당기느라 힘들었을텐데 동군이 오빠는 멍~ 소리만 내고 다라 가지는 않았어. 오늘은 동군이 오빠와 숨바꼭질 놀이를 했어. 문 뒤에 숨어 있는데 동군이 오빠는 그걸 모르고 베란다, 거실, 방을 수십번을 왔다 갓다 하더라. 그리고 한참 후 짠~하고 나타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숨바꼭질을 하면 문 뒤부터 찾아. 동군이 오빠가 날로 똑똑해지고 있지. 모든 게 이랑이 덕이라 생각하고,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 들때까지 이랑이에게 고마워하는 인사를 2-3번은 하는 것 같아. 이랑아~지금처럼 늘 우리 마음 곁에서 우리를 지켜줘~
myj4528
17-02-16 19:27  
이랑아~요즘 TV에 강형욱 소장님이 강아지 행동 교정 관련해서 자주 나오셔. 그런데 강아지가 사람 얼굴을 핥는다는 건 얼굴을 치워달라는 뜻이라네. 아니지? 우리 이랑이는 엄마 얼굴 자주 핥았잖아. 우리 이랑인 애교 만점 강아지라서 엄마가 좋아서 엄마랑 더 놀고 싶어서 그랬던거잖아 그치? 가끔 동군이, 이랑이가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벽지를 뜯어놓거나 아님 신발들을 물어다 거실에 흩어 놓아 엄마가 화가 나서 동군이, 이랑이 이름을 크게 부르면 동군이 오빠는 꼬리를 싹 내리고 저 멀리 가서 곁눈질로 눈치를 보고 있고, 우리 이랑이는 졸인 눈으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조는 시늉을 했었지 그치? 그리고 현관 문이 열리면 잽싸게 탈출을 시도해서 엄마를 놀래킨 적도 많았는데 그건 산책을 하고 싶어서였지 결코 엄마와 사는 게 싫어서가 아니었지? 우리 이랑이가 엄마에게 했던 행동들을 하나 하나 곱씹으면서 그때 이랑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생각하게 돼. 이랑이는 엄마와의 시간들이 행복하고 소중했던거지?
myj4528
17-02-17 21:59  
이랑아~동군이 오빠가 리뉴얼된 사료를 안 먹어서 엄마가 걱정을 많이 했잖아. 그래서 퓨리나 본사에 문의를 해 두었거든. 리뉴얼되기 전의 사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말야.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런 회신이 없길래 엄마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연락이 왔어... 리뉴얼되기 이전의 사료들은 전량 폐기 처분되어 잔량이 없다고... 대신 리뉴얼 되기 전의 사료와 성분이 비슷한 다른 사료들을 몇 가지 샘플 챙겨서 보내 주신대... 올마나 다행인지 몰라. 동군이 오빠가 그 중에 하나라도 먹는 게 있다면 좋을텐데... 그래도 절망 속에서 한 가닥 희망이 생겼어. 이랑아~ 우리 이랑이도 아프고 나서부터는 입맛을 완전히 잃었잖아. 동군이 오빠와 달리 그 어떤 간식도 먹지 않았었지... 엄마가 그때 지금처럼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이랑이가 덜 힘들지 않았을까 해... 빈 속에 독한 약만과 주사제만 계속 들리붓는 시간들을 조금은 줄일 수 잇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 시간이 지나고나니 후회되는 게 참 많아...
myj4528
17-02-18 16:35  
이랑아~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TV 프로그램 재방송을 봤어. 이번에는 나이가 들어 귀도 안들리고 앞도 못보는 강아지가 나왔어. 앞이 보이지 않으면 소리라도 들려야 할텐데 이 두가지에 모두 장애가 있으니 물도 잘 안 마시고 소변 실수도 하더라. 강아지가 물을 안 먹는 이유는 소변 실수를 할가봐여서래. 우리 이랑이도 스테로이드 약 한창 먹을 때는 물을 어마하게 마셨었잖아. 한번에 100번 이상을 핥아 마실 정도였으니까. 그러니 5분 간격으로 소변을 봤었어. 그댸가 이랑이 간병하기에 제일 힘든 때였던 것 같아.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우리 이랑이도 물을 잘 마시지 않았었는데 어쩜 TV에 나온 강아지와 같은 이유에서였을까? 간병하기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로 강아지 앞에서는 눈물 보여서는 안된다는 사람들 얘기를 흘려 듣고 이랑이 앞에서 엄마가 하도 우니까 엄마 힘들게 하지 않으려 물도 안 마시고 하늘나라 먼 길 떠나버린거니. 이랑아~ 동군이 오빠는 베네풀을 맛있게 잘 먹어. 그런데 새벽에는 토하는 소리가 나더라. 사료를 안 먹어 굶주려 있다가 베네풀을 먹으니 허겁지겁 먹어서였나봐.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네. 오늘 하루 이랑이는 어떤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myj4528
17-02-20 02:27  
이랑아~엄마가 오늘은 너무 늦게 이곳을 찾았네. 고서 마무리해야 하는 게 있어서 하루종일 작업하다가 이제서야 이랑이를 찾게 되었어. 짬짬이 동군이오빠 간식도 챙겨 주고 베네풀에 사료도 비벼주고 비스킷 간식도주고, 노즈워크훈련도 시켰건만 이랑이에게 글은 너무늦게 남긴다... 베란다 창밖을 바라보며 이랑이를 추억하기는 했지만 항상 하루를 마감하며 글을 남기려는 습관을 가지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늦게 왔어. 이랑아~이제 방학기 거의 끝나가서 바빠질거야. 동군이 오빠가 혼자있는 시간도 길어지겠지. 그동안 열심히 치료하고 훈련시킨 보람이 있었으면 해. 그동안 좋아진 모습이 한 순간에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기를... 우리 이랑이가 늘 우리와 함께 하니 동군잉 오빠와 엄마는 기운을 낼께!!
myj4528
17-02-20 21:53  
이랑아~엄마가 우리 이랑이 오랫동안 치료하고 간병하고 그리고 하늘나라 떠나 보낸 걸 아는 분들이 안부를 물어오셔. 그러면서 남은 동군이 오빠 걱정도 많이들 해 주셔. 참 감사한 일이야. 그리고 동군이 오빠가 액티베이트 약을 꾸준히 잘 먹으면서 인지 기능이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에 약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도 많이 계셔. 우리 이랑이는 워낙 똑똑했고 하반신마비니 활력이 좋아서 막 움직이면 안좋을 것 같아서 액티베이트를 적극적으로 먹이지 않았잖아. 가뜩이나 하루에 두 세번 약 먹는 거도 힘들텐데 거기에 약을 더하고 싶지는 않았어. 그런데 동군이 오빠는 약을 곧잘 먹더니 요즘 참 많이 좋아졌어. 귀도 잘 들리는지 복도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에 멍멍 짖기도 하고, 엄마가 집을 비우면 예전의 그 늑대 울음 소리가 CCTV 너머로 들려오기도 해. 이렇게 나날이 좋아지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가 강아지 네명되면 지으려고 준비해둔 이름. 동군 이랑 우리 함께... 아직은 우리 함께를 데려올 때는 아닌 것 같아. 동군이 오빠에게 최선을 다할거야...
myj4528
17-02-21 20:55  
이랑아~오늘 퓨리나 회사에서 사료를 보내왔어.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택배 박스를 열었는데 샘플 사료하며, 이전에 우리 동군이, 이랑이 먹던 사료와 성분이 유사한 사료라며 1.3kg 정품도 하나 넣었더라. 엄마는 모든 사료를 조금씩 덜어서 햇반 그릇에 담아 쫘~~악 펼쳐놨지. 동군이 오빠가 그 중 하나라도 먹기를 기대하면서 말야. 얼마나 그 순간이 긴장되던지... 동군이 오빠는 사료 그릇을 하나 하나 꼼꼼하게 냄새를 맡고 도 맡더니 그 중 하나의 그릇 앞에 멈춰서서는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어. 동군이 오빠가 사료 꼭꼭 씹는 소리. 정말 얼마만에 듣는 소리인지 몰라... 베네풀 사료는 아침, 저녁으로 급식을 해야 하니 출장을 가거나 수업때문에 오랜 시간 집을 비울 때가 참 걱정이거든. 그런데 건식 사료는 사료통에 담다 두면 배고플 때 조금씩 나눠 먹을 수 있으니 안심이 되잖아. 신기한건... 동군이 오빠는 원래 먹던 사료와 성분이 가장 비슷하다고 보내온 그 사료만 먹더라는거야. 그건 초소형 강아지, 토이 강아지를 위한 사료인데... 이러다 동군이 오빠 돼지 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되네. 디스크 환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건 체중증가니까 말야. 그래도 한시름 놓았어. 이랑이가 우릴 정말 많이 보살펴 주는구나. 생각지도 못한 이런 좋은 일도 다 있고^^
myj4528
17-02-22 20:42  
이랑아~동군이 오빠 입맛에 맞는 토이브리드 사료를 웹사이트에서 주문했는데, 재고가 없다고 해. 다시 한번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 혹시 사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해서 도 본사에 문의를 했더니 김해 사료 공장 연락처를 알려 주네. 다행하게도 사장님과 연락이 닿아 택배로 받아보기로 하고 입금을 했어. 동군이 오빠 사료때문에 마음고생을 참 많이도 해. 우리 이랑이가 아무 것도 먹지 않으려 하고 닭고기 순살마저 거부하고 고개를 싹 돌릴 때 그때 마음도 무척 찢어졌는데... 우리 아가들이 사료를 맛있게 먹던 그 시절에는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는데 이제와서 보니 그 시절이 행복했었어. 이랑아~ 하늘나라에서는 맛있는 음식 많이 많이 먹고 있는거지? 그러리라고 믿어야 엄마는 마음이 편하단다...
myj4528
17-02-23 19:34  
이랑아~엄마는 새벽에 서울 출장을 가. 새벽에 가서 밤 늦게 돌아올텐데 동군이 오빠 혼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방학동안 함께한 시간이 많아 많이 좋아졌는데, 이제 학기가 시작되고 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안좋아지는 건 아닐까. 낮에 이랑이가 타던 휠체어를 꺼내봤어. 동군이 오빠는 가까이 가서 냄새를 킁킁 맡더라. 아직 이랑이 냄새가 남아 있는 걸까. 이랑이가 휠체어 차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한 건 컴퓨터 바탕 화면에 일아이 사진이 있어서일지도 몰라. 동군이 오빠에게도 이랑이 사진 자주 보여 주거든... 이랑아~ 하늘나라 생활이 무료하거든 엄마가 집에 없는 시간엔 동군이 오빠 마음 속에 찾아 와서 안심도 시켜 주고 그랬음 해. 늘 우리 곁에 있어 주길...
myj4528
17-02-24 21:42  
이랑아~엄마는 출장 다녀왔어. 새벽 5시에 동군이 오빠는 베네풀을 먹었는데, 엄마가 나가기가 무섭게 사료까지 다 먹어치웠어... 아침에 베네풀 먹었으니 저녁때 사료를 먹기를 기대했건만 먹는 건 눈에 보이는대로 다 먹어치워버리네. 그러니 이렇게 늦은 밤까지 쫄쫄 굶고 있었을거야... 아무리 먹을 게 많이 있어도 딱 정해진 양만 먹고 일어서는 우리 이랑이와 달리 동군이 오빠는 요즘 스트레스를 먹는 거로 풀려는 건지 먹을 거를 남기는 법이 없어. 뺏아 먹을 강아지도 없는데 욕심부리는 것처럼 행동해. 안아 달라고 보채는 거 보면 어리광부리는건가 싶다가도 또 이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져서 그냥 계속 안아줘. 우리 이랑이 한번이라도 더 안아주지 못한 게 마음애 아직 남아 있어서 그런건지도 몰라. 이랑아~ 동군이 오빠 곁에 이랑이가 조금 더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myj4528
17-02-25 13:33  
이랑아~이랑이 하늘나라 간지 5개월이 좀 지났어. 그동안 꿈에 한 번을 안 나오다가 어젯밤 꿈에 이랑이를 처음으로 만났어. 그런데 꿈속에서 만날 때는 두발로 깡총깡총 뛰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바람과 달리 이랑이는 꿈속에서조차 주저앉아 두 뒷 다리를 전혀 쓸수가 없더구나. 그것도 엄마 집에서 함께 사는 모습이 아닌 동물병원에 있는 모습이었어. 집으로 같이 갈 수도 없는 상태였어. 꿈 속에서도 얼마나 울었던지 잠에서 깨니 눈이 퉁퉁 부어 있었어. 그런 이랑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다시 잠에 들었는데 이후에는 이랑이를 볼 수가 없었어. 이랑아~하고 많은 모습 중에 왜 그런 모습으로 엄마에게 온거야. 하늘나라 생활도 쉽지 않은건지...너무 걱정되서 엄마는 많이 슬퍼.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다른 사람들은 강아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뛰노는 모습으로 만났다고들 하는데, 엄마는 이랑이 간병 생활이 길어서일까. 왜 아픈 모습. 그것도 제일 힘들때의 모습으로 온건지 모르겠구나. 이게 마지막은 아니겠지. 다음 번 만날 때는 신나게 뛰놀며 만났으면 좋겠구나... 이랑아~ 많이 보고싶다...
myj4528
17-02-26 19:29  
이랑아~ 오늘 인터넷 선이 불안정해서 AS센터에 문의해서 기사님이 방문하셨어. 동군이가 어떻게 반응하나 봤더니 낯선 사람이라고 멍멍하고 짖더라. 예전같으면 반응 속도가 느렸을텐데 오늘은 얼마나 컹컹하고 짖던지... 동군이 오빠의 감각 기느이 점점 살아나는 것 같아 무척 다행이야. 바뀐 사료도 너무너무 잘 먹고... 며칠 사이 체중이 몇 키로는 는거 같아. 이제 체중관리를 해야할 정도라니까. 이랑이는 어제 꿈 속에 나타난 뒤 오늘은 나타나지 않더라. 동군이 오빠와 나란히 누워 3시간 정도 낮잠 자면서 이랑이가 꿈에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에 컴퓨터 바탕화면 이랑이 사진 켜 놓고 잠들었거든. 그런데도 꿈에서 만나지 못했어. 오랜만에 낮잠을 자고 나니 개운하기도 하고, 이랑이가 팔베개하고 낮잠 자던 옛날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그러네. 내일부터는 이제 본격적으로 학교를 가야 하니 동군이 오빠가 걱정인데, 우리 이랑이가 하늘에서 내려다 보며 잘 지켜주리라 믿어~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7-02-27 18:59  
이랑아~오늘따라 이랑이가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몇 안되는 같은 사진만 계속 보고 있으니 너무 답답하더라. 그러다가 이랑이가 입원해 있는 동안 동물병원에서 입원실에 있는 이랑이 모습을 매일 아침 사진 찍어 문자로 보내왔던게 상각났어. 그래서 문자를 하나하나 찾아가 보니, 우리 이랑이 입원실 사진들이 있어. 수술 받고 몸도 못 가누는 모습부터 집중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어서지 못하고 두 다리가 주저 앉아 엉덩이를 끌고 있는 모습, 수혈받고나서도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 동군이 오빠와 함게 입원해서 얼굴 마주한 모습에 이르기까지 우리이랑이의 투병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었어. 그렇게많이 아픈 와중에도 어쩜 그렇게 얼굴은 고운지... 아기 강아지라고 해도 믿을만큼 깜찍한 얼굴에 힘든 치료에도 꿋꿋하게 버텨내는 모습들이 엄마에게 큰 용기를 줘. 엄마는 요즘 이랑이가 고통 속에서 발작하고 경련하는 모습들만 자꾸 떠올라 너무 힘들었는데 이랑이가 오랜 입원생활에서도 카메라를 향해 밝은 표정을 애써 지어 주는 걸 보면서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동군이오빠도 한달넘게 입원해 있으면서 엄마 면회 한번 못하고 치료받으면서 지금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거 보면 다시금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고... 이랑아~ 이쁘고 깜찍했던 우리 이랑이를 많이 많이 오래도록 추억할께~
myj4528
17-02-28 21:43  
이랑아~엄마는 오늘도 서울 출장을 다녀왔어. 새벽에 베네풀을 동군이오빠에게 미리 먹이고 집을 나섰더니 한두시간은 마약방석에 들어가서 자더라. 밥을 먹고 나니 배가 불러서였나봐. 그리고 나서는 12시간을 넘게 잠도 안자고 물도 안 마시고 거실만 배회하는 모습이 CCTV로 잡히는거야. 꼬리는 사정없이 축 늘어뜨리고 말야. 너무 많이 걸으면 척추에 무리가 가서 허리가 아플텐데 엄마에게 어찌나 걱증을 끼치든지... 이제 집에 막 와서 베란다 나가 이랑이에게 인사를 건네자고 하니, 동군이 오빠는 베네풀이 먹고싶어서였는지 베란다에 나가기가 무섭게 헐레벌떡 주방으로 뛰어가 버리네... 하루에 두번 이상은 이랑이에게 인사를 하자고 해도 동군이 오빠는 먹는게 더 우선인가봐. 그만큼 이랑이를 잃은 슬픔이 회복되어 가는 것일 수도 있겠지. 그렇다고 우리가 이랑이를 잊은 건 아니란다. 여전히 컴퓨터 화면보호기 속의 이랑이의 이런 저런 모습들을 보면 눈 앞에 있는 것만 같아서 너무너무 보고싶단다. 어쩌면 실물 사이즈의 사진 크기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 까만 눈, 까만 코.윤기나는 털. 너무나도 생생해서 모니터를 자꾸 쓰다듬게 되네... 우리 이랑이....
myj4528
17-03-01 20:35  
이랑아~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이랑이가 1위를 하고  있길래 엄마는 이게 무슨 일인가 했어. 알고 보니 이랑이란 이름을 가진 가수가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한 게 이슈가 되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거였어. 우리 이랑이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 이번에도 그런 경우였네. 혼자 있는 동군이가 안쓰러워 동군이 여자친구를 만들어 주려 강아지를 데려왔고 그래서 이름도 이랑이라 지었는데... 키우다 보니 듬직한 동군이와 달리 너무나 애교많고 귀엽고 깜찍하고 엄마 품에 안기길 좋아하는 강아지여서 이랑이라는 이름보다 아기강아지, 갸꿍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불렀었지. 그래서 이랑이가 떠나고도 한동안 동군이오빠에게 실수로 이랑이 이름을 부르는 일도 많았단다. 인터넷에서 이랑이 이름을 접하니 무척 반가운 하루였어. 이랑아~ 오늘부터 3월이야. 이제 곧 봄이 오겠지. 이랑이도 하늘나라에서 봄내음 많이 많으렴. 이랑이는 꽃 향기를 너무 좋아해서 막 뜯어 먹고 그랬었잖아^^
myj4528
17-03-02 16:40  
이랑아~ 엄마의 하루 일과 중에서 요즘 빠짐없이 하는 게 있어. 유기동물보호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거야.  간밤에 또 어떤 강아지가 센터에 들어왔나 확인하기도 해. 그런데 어느날안가 보니 강아지 상태가 공고중으로만 나오는 건 아니더라. 어떤 강아지는 보호중으로, 도 어떤 강아지는 종료(반환), 그리고 어떤 강아지는 기증으로 나오는거야. 반환은 아마 보호자 품으로 돌아갔다는 얘기일거고, 기증은 새로운 보호자를 찾아 입양되어 갔다는 얘기니까 참 다행스러운 일이지. 그런데 나이많은 강아지들은 안락사라고 기재되어 있어.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보호중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그 며칠 사이 안락사 되었다는 사실에 참 마음이 아파... 우리 이랑이가 한창 아플 때 주치의 선생님께서 안락사 얘기를 꺼내셨잖아. 그때 엄마가 얼마나 울었던지...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려 하는데 세상에 그 어떤 강아지도 자신이 안락사되는 건 원치 않을 거라고 몇년을 더 살지는 몰라도 살아 있는 동안 고통을 덜 수 있는 치료를 하자고 해서 이랑이를 몇달 더 지켜볼 수 있었지. 엄마는 지금도 후회하지 않아. 우리 이랑이가 힘든 치료를 잘 이겨내 주었으니까. 그리고 엄마가 이랑이를 마음껏 간호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그 과정에서 이랑이와 함께 있는 시간도 많이 가졌으니까... 이랑아~ 하늘나라에서 혹시 안락사 되어 찾아온 강아지들을 만나거든 많이 많이 예뻐해 줘. 우리 이랑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엄마 사랑 듬뿍 받았으니까 알았지.
myj4528
17-03-03 20:34  
이랑아~ 우리 이랑이 분홍색 옷을 동군이 오빠에게 입혔더니 꼭 잘 맞아. 미용샵에 가서 동군이 오빠 얼굴을 조금 다듬어 달라고 했더니 우리 이랑이가 즐겨하던 미용컷으로 해주셔서 동군이 오빠 옆모습, 뒷모습을 보니 영락없이 우리 이랑이 같아.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자는 모습을 보니 이랑아~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야. 우리 이랑이는 눈, 코가 새까만데 동군이 오빠는 갈색 빛이 돌아서 얼굴은 전혀 다르지만 말야. 이랑아~ 베란다 창문을 열고 있으면 우리 이랑이가 새침하게 깡깡거리는 소리가 들려. 최근 아기 말티즈 키우는 누군가가 이사를 왔나봐. 목소리 톤이 높고 가느다란 걸 보면 우리 이랑이처럼 깜찍한 여자아이인 것 같은데, 날이 아직 추워서인지 산책하는 강아지를 하나도 마주하지 못했어. 우리 이랑이와 똑같은 강아지는 세상에 없지만 조그맣고 하얀 말티즈 강아지를 보면 이랑이 생각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네...
myj4528
17-03-04 19:10  
이랑아~엄마는 오늘 아는 분 부친상 장례식장에 다녀왔어. 우리 이랑이 장례식장 다녀온 이후로 처음 가는 장례식장이었어. 검은 옷을 입고 장례식장을 찾으니 우리 이랑이 떠나던 그날이 생각나는구나. 9월 14일 오후 3시 30분. 우리 이랑이는 거친 호흡을 두어번 하고 숨을 거두었지. 인터넷을 찾아보니 많은 강이지들이 고통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몸을 뒤틀거나하였다고 하는데, 우리 이랑이는 하늘나라 가기 전날 새벽에 경련을 하고 목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을 뿐 소리를 지르지도 짖지도 않았어. 아주 작은 숨소리에 엄마는 우리 이랑이가 숨을 쉬고 있나 귀를 가까이 대보기도 하고, 배가 점점 불러오다 보니 핏줄이 터질 듯 보여 이리 저리 몸을 살피며 하루 이틀을 보내었지. 마지막 날 엄마를 홀연히 떠나갈 때 조차 믿어지지 않던 우리 이랑이의 죽음은 더이상 동물병원을 가지 않아도 되고 역을 먹이느라 힘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직감하게 되었지. 이랑아~ 눅음이라는 것. 헤어진다는 것. 엄마에겐 참 힘든 일이야...
myj4528
17-03-05 19:47  
이랑아~오늘 낮 봄 햇살이 참 좋더라. 다대포에 식사하러 갔더니 산책로에 강아지들이 산책을 많이 나왔더라. 오늘따라 하얀 털을 가진 강아지들이 많이 왔길래 우리 이랑이 생각이 더 간절했고. 동군이 오빠라도 데려올걸하는 아쉬움도 많았지. 우리 이랑이는 고작 아파트 판 바퀴 도는 산책이 전부였고, 그나마 아프고 나서는 걷지를 못하게 되니 산책시킬 생각조차 못했었어. 엄마가 생각이 짧아서 이랑이에게 세상 구경을 못 시켜줘서 참 미안해. 이제 날이 더 따뜻해지면 산책하는 강아지들을 길에서 다 많이 마주할텐데 그때마다 이랑이 생각이 더 나겠지. 이랑아~ 하늘나라에서만큼은 신나게 산책하렴. 그리고 엄마 꿈 속에서도 이번엔 뒷다리가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같이 산책도 하자꾸나. 지난번처럼 아픈 모습으로 나타나면 엄마가 참 속상할 것 같아...
myj4528
17-03-06 20:57  
이랑아~3월이 되어 엄마는 물건 정리를 조금식 시작했어. 그러나가 우리 이랑이가 2003년 엄마에게 오고 나서 예방접종했던 동물병원 진료수첩이 있더라. 아기때라 그런지 일주일 간격으로 또 2주일 간격으로 예방접종을 하러 다녔더구나. 동군이 오빠와 같은 병원 진료 수첩.. 당시엔 서울-부산 KTX가 개통되기 전이어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부산을 다녀가곤 했어. 그래서 비행기 탈 때마다 동물병원 진료수첩을 꼭 가지고 다녔어. 혹시라도 동군, 이랑이를 데리고 비행기 타는 데 문제가 생기거나 탐승 거부 당할 까봐 늘 애지중지 들고 다녔었어. 그러다가 고속철도가 개통을 했고, 그리고 이젠 부산으로 아예 이사를 오고 나니 우리 강아지들과 기차 타고 다닐 에유가 없어져서인지 진료수첩을 잊고 살았단다. 그리고 이사 다니면서 어디 뒀는지 기억조차 못하고 있었어. 그런데 이렇게 우리 이랑이를 추억하고 싶을 때마다 이랑이 물건들이 하나씩 짠 하고 나타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수첨 속의 예방접종 날짜만 봐도 그 당시 꼬물꼬물하던 이랑이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영원히 아기 강아지 모습으로 있을줄 알았는데 렇게 홀연히 떠나다니... 이랑아~이랑이는 하늘나라 갈 때도 늘 그랬든 아기 같은 귀여운 얼굴이었단다. 보고 싶다...
myj4528
17-03-07 21:01  
이랑아~ 오늘 아침 동군이오빠와 베란다에 나가 이랑이에게 인사를 하려는데, 옆에 놓인 군자란에 곷봉오리가 맺혀 있더라. 매년 봄이면 단 한번도 빼먹지 않고 꽃을 피워주는 군자란이지... 2011년 부산으로 이사온 이래, 매년 봄이면 꽃을 피웠으니 올해로 일곱해구나. 군자란에 꽃이 피면 우리 이랑이는 꽃잎을 뜯어 먹기 바빴지. 어느날 집에 와보면 동군이 오빠와 이랑이가 영차영차 하면서 닫혀 있던 거실문을 열어 베란다로 나가 군자란 꽃잎을 뜯어 거실 바닥에 흩어 놓고 그걸 잘근잘근 씹고 있었어. 올해는 이랑이가 없으니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이랑이가 없어도 동군이 오빠가 단독범행을 저지르는지 엄마가 지켜보려 해. 이랑아, 여긴 이렇게 봄 소식이 들려오는데 이랑이 있는 그곳은 어떤지 궁금하다...
myj4528
17-03-08 17:45  
이랑아~ 우리 아파트의 노란 야옹이 있잖아. 이랑이 친구... 오늘 봄 햇빛이 참 좋아서 동군이 오빠 데리고 아파트 한 바퀴 산책을 하고 오는데 하얀 소나타 차 옆에 이랑이 친구 야옹이가 있는거야. 햇빛이 좋으니 야옹이도 산책 나왔나 해서 가까이 갔더니 세상에 아주 쬐그만 야옹이가 그 곁에 있지 뭐야. 야옹이가 그새 아기를 낳았나봐... 어찌나 조그맣던지... 우리 이랑이도 동군이 오빠와의 사이에서 이쁜 아기 강아지를 낳아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동군, 이랑, 우리, 함께 요렇게 이름도 다 지어놨는데... 처음 상상임신을 한 뒤론 한번도 새끼를 가지지 않은 우리 이랑이.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중성화수술을 해줄걸... 그랬더라면 난소암, 자궁암, 유방암 따위가 우리 이랑이에게 찾아 오비도 않았을 것을... 이랑이는 없지만 이랑이 친구 야옹이가 있어서 동군이 오빠와 산책을 잘 하고 왔어. 날이 좋으니 이제 야옹이들이 더 많이 눈에 띄겠지. 이랑아~ 야옹이 친구에게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간 얘기도 들려 줬단다. 이랑이는 야옹이 친구가 보고 싶지는 않니...
myj4528
17-03-09 14:42  
이랑아~동군이 오빠의 코고는 소리를 기억하니? 엄마는 우리 이랑이의 코고는 소리, 쉬하는 소리도 기억한단다... 아픈 이랑이를 간병하면서 자다가도 이랑이가 패드에 쉬하는 소리에 깨기도 했고, 때로는 자다가 문득 깨어 보니 쉬하고 그 위에서 어쩔줄 몰라하는 이랑이를 마주한 적도 있었지. 그때는 이랑이도 엄마도 참 예민하고 민감했던 것 같아. 지금은 동군이 오빠가 자다가 뒤척이는 소리, 물 마시러 벌떡 일어나는 소리에 엄마도 잠이 깨네.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알기에 지금의 이 시간들이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순간의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 한단다. 우리 이랑이가 쌔근쌔근 잠자는 소리가 지금도 귓전에 맴도는구나.
myj4528
17-03-10 21:12  
이랑아~오늘은 엄마가 하루종일 동군이 오빠와 함께 있었어. 동군이 오빠는 정말 많이 건강해졌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귀여운 표정도 지어 보이고, 아침에 늦잠을 자니 빨리 일어나라고 오른 손으로 엄마를 잡아 끌어. 혼자 베란다에 나가 두 발로 깡총해서 고개를 쑥 내밀어 방 안의 엄마를 쳐다 보기도 하고 말야. 그런데 그런 모습들을 가만히 보니 예전에 우리 이랑이가 즐겨 하던 행동들이란 걸 알게 되었어. 그러면서 혹시 우리 이랑이가 엄마 보고 싶은 나머지 동군이 오빠 몸 속에 영혼으로 잠시 들어온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된거야. 엄마가 드라마와 영화를 너무 많이봐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것 같지.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동군이 오빠가 너무 많이 좋아졌다는 것과 동구니 오빠의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콩콩콩 이랑이를 떠올리게 한다는 거야. 동군이 오빠더러 이랑이 이름을 불러 주니 꼬릴 흔들기도 하고... 동군이와 이랑이 이름을 한꺼번에 부르던 옛날처럼 이젠 동군이랑이라 부를까봐...
myj4528
17-03-11 11:16  
이랑아~오늘도 참 날씨가 따스하네. 할머니집 초코 강아지가 요즘 아픈가봐. 다들 괜찮다고 하는데 엄마가 보기엔 물도 많이 마시고 쉬도 많이 하는게 어딘가 아픈것 같아. 우리 이랑이도 자궁축농증 진단 받을 떄 가런 증세를 보였었잖아 그치. 그래서 동군이 오빠랑 할머니집에 한번 가보려해. 우리 이랑이 하늘 나라 가기 이틀 전, 부산에 큰 지진이 났을 때 그때 병원에서 막 퇴원해서 할머니집에 갔었지. 그리고 초코 강아지와 한 시간을 서로 마주보고 마지막 작별 인사 나눴지 그치. 그리고 우리 이랑이는 집으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죽음과의 사투를 벌이다 하늘나라 갔었잖아. 우리 이랑이에게도 초코 강아지는 남다를테니 가서 우리 좋은 시간 보내고 오자. 우리이랑이 몸은 떨어져 있어도 항상 우리와 함께인 것 잘 알아... 보고 싶은 이랑이...
myj4528
17-03-12 16:32  
이랑아~동군이 오빠와 엄마는 할머니집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오늘 오후에 왔어. 아파트 입구에서 산책 한바퀴 하고 가려는 데 하얀 페키니즈 한 마리가 동군이 오빠에게 달려들더라. 둘이서 서로 한참을 냄새를 맡고 나더니 페키니즈 강아지가 동군이 오빠에게 마운팅을 하는 거야. 남자 강아지였는데 아직 중성화수술을 안한 9개월 아기강아지라고 하더라. 몽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는 동군이 오빠가 마음에 드는지 계속 부비부비를 하고 동군이오빠는 기겁을 하고... 아파트 마당에서 두 강아지가 노는 모습을 보니 참 좋더라. 몽실이에게 동군이 간식도 주고 재미난 시간 보내고 왔어. 요즘 아파트에 강아지 보기 쉽지 않았는데 오랜만에기분 좋은 하루였어. 우리 이랑이도 함께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myj4528
17-03-13 21:49  
이랑아~오늘로써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간지 6개월이 되는구나. 처음엔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게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어. 하루종일 우는 게 전부였지. 그런데 동군이 오빠 앞에서 우는 모습을 자꾸 보이니 동군이 오빠의 상태마저 더 나빠지는 듯 해서 그다음부터는 숨어서 울곤 했었지.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웃을 일도 늘어나더라. 좋은 일이 생기면 우리 이랑이에게 제일 먼저 자랑하고 싶고... 그 전엔 그냥 저니가던 하루도 이젠 오늘이 동군이와 산책하는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오늘이 마지막으로 꼬리 흔드는 날일 수도 있다는 생각... 너무나도 흔한 일상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더구나. 우리 이랑이를 보내고 동군이 오빠를 더 많이사랑하게 되어 미안한 마음마저 들어. 이랑이가 엄마에게 남겨준 추억들. 죄책감들. 모두모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니 하루하루를 더 잘 살아내게 되더라. 이랑아~ 우리가 함께 하지 못했던 많은 아쉬운 것들. 동군이오빠와 함게 나누고 있어. 이랑이가 있어서. 엄마에게 와 주어서. 엄마 기억 속에서 생생하게 남아 있어 줘서. 무척 고마워... 어느날 갑자기 사고로 이랑이를 잃었다거나 이랑이를 잃어버렸다면 더 많이 슬퍼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래도 이랑이는 투병 생활을 했고 누구보다 상태가 위중했기에 더 많은 애정으로 보살필 수 있었어. 이랑아~ 참 많이 고마워~ 앞으로의 시간들도 우리와 함께 하자. 언젠가 동군이 오빠를 보내고 이 곳에 글을 남기는 날이 오게 되겠지만 그떈 덜 힘들 수 있도록 오늘 최선을 다할께...
myj4528
17-03-14 23:12  
이랑아~이랑이를 잃은 슬픔을 걱정해 주는 분들이 아직도 많이 계셔. 남은 동군이 오빠의 건강도 조심스레 묻고... 우리 이랑이는 엄마 곁에 있을 때보다 하늘나라 가서 더 많은 사람들이 추억하는 것 같아. 이랑이가 엄마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주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을 공유했는지를 잘 알기에 이랑이가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강아지인지 직접 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겠다고 하더구나. 그럴 때마다 엄마는 이랑이가 고개를 살짝 돌려서 갸우뚱하는 모습으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엄마를 쳐다 보는 핸드폰 바탕 화면의 사진을 보여준단다. 이랑이가 난소암과 자궁암 수술을 받은 후 많이 좋아졌을 때의 모습이야... 핸드폰은 이랑이가 보고싶을 때 그냥 덮개를 열어서 이랑이 사진을 볼 수 있어 좋고, 컴퓨터 배경화면은 늘 그렇게 켜져 있으니 이랑이와 함께라는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 이랑아~ 공기 중에서 우리와 호흡하고 있는 이랑아~ 사랑해~~~
myj4528
17-03-15 21:56  
이랑아~오늘은 아침에 학교 가려고 나오는데 동군이 오빠가 기를 쓰고 따라 나오려고 하는 거야. 현관문을 닫기도 전에 빛의 속도로 뛰어 가더니 현관 앞에서 진을 치고 시위를 하더라. 간식으로 유인해서 거실로 보내보려고 해도 간식까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대문에 두 발을 긁어댄다... 혼자 있는 시간이 벌써 6개월이야. 이랑이가 병치레 하면서 입원해 있던 시간까지 합치면 거의 1년을 혼자 지내고 있는거지. 혼자 있는 게 얼마나 쓸쓸하고 싫었으면 그럴까 싶어 짠하더라. 결국 동군이 오빠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강제로 거실 안으로 밀어넣다시피 하고 나왔어. 낑깡대는 소리, 늑대처럼 울부짖는 소리가 엘리베이터까지 들려 오는데... 정말 못할 짓이다 싶어. 이랑아~ 봄이 되니 동군이 오빠가 외로움을 더 타는 것 같기도 해. 가끔 꿈에라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myj4528
17-03-16 20:33  
이랑아~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길에 산책 나온 강아지들이 많이 보여. 오늘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기 말티즈 둘이 엄마와 산책하는 모습을 봤어. 너무 아기강아지라서 중성화수술도 안 한 모양인데 전봇대마다 들러서 영역표시를 하는 게 어찌나 귀엽든지... 우리 동군이, 이랑이 아기때 모습이 그렇게 생각나더라. 저멀리 눈 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부러워하면서 쳐다봤어. 그리고 집에 와서 동군이 오빠와 아파트 한바퀴를 하는데, 오늘따라 동군이오빠는 정말 훨훨 날아다니더라. 점프하면 안되는데 얼마나 점프를 하며 달리든지... 두 귀가 펄럭이는거야. 엄마는 도무지 따라잡기가 힘들어서 혼났어. 아마 이랑이가 그 옆에 있었다면 서로 먼저 가려고 더 열심히 달렸겠지. 그리고는 안나달라고 엄마에게 두 다리를 뻗었을 우리 이랑이인데... 이랑이와의 마지막 뜀박질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게 너무 안타까워...
myj4528
17-03-17 22:06  
이랑아~오늘 햇볕이 참 좋았어. 그래서인지 빨랫줄에 빨래를 널어 놓은 집들이 많이 보였어. 그런데말야. 어느 집 빨랫줄에 강아지옷들이 4-5벌 걸려 있더라. 그 중에 땡땡이 후드티와 미키마우스 원피스. 우리 이랑이와 똑같은 옷이었어. 여러번 세탁을 해서 보풀이 군데군데 일었는 것도 똑같고 무엇보다 사이즈도 우리 이랑이 사이즈더라. 혹시 그 집 강아지가 나올까 머뭇머뭇 그 길을 천천히 걸었는데 강아지 소리는 나지 않더라. 잠시 산책을 나간건지도 모를 일이지. 이랑이는 파스텔 톤의 옷이 참 잘 어울렸지. 똑같은 디자인의 분홍색과 하늘색을 사다가 분홍색은 이랑이, 하늘색은 동군이 오빠를 입히곤 했었는데... 이랑이 하늘나라 갈 때도 베이지 색 미리 주문해둔 수의 원피스 말고 분홍색으로 입혀 보낼 걸... 장례식장 마칠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해서 수의도 급하게 입히느라 손을 다 넣지도 못하고 리본으로 매듭 지은 거... 발싸게도 정성스레 하나하나 이쁘게 여러번 싸매었어야 하는데 대충 묶어 버린 거. 그게 두고두고 후회가 되더라. 이삼분만 더 들였으면 될 일을 그땐 뭐가 그리 바빴을까...
myj4528
17-03-18 21:17  
이랑아~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너무 많이 짖는 강아지들 얘기가 나오더라. 사실 짖는 거로 치면 우리 이랑이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강아지였지. 신촌에 살 때 엄마가 학교 가고 나면 우리 동군이, 이랑이가 얼마나 짖어 댔는지 늘 대문에 개 짖는 소리때문에 살 수가 없다는 이웃들의 쪽지가 붙어 있었지. 당시엔 성대 수술을 할까도 고민도 했었지만 수술을 하고서도 일부 강아지들은 여전히 소리나게 짖는다는 얘기도 있고, 오히려 쉰 목소리로 짖는 게 더 거술린다는 사람도잇었어. 그래서 전기충격기를 사서 동군, 이랑 목에 채웠었지. 전기 충격이 오는데도 짖는 이랑이였어. 전기충격이 오는데도 짖어 대니 그게 살을 파고 들었는지 어느날은 집에 오니 목 둘레에 피범벅이 되어 있었던 날도 있었어. 당시에는 참 무지했었어. 그러다가 우리 동군이, 이랑이가 마음대로 짖을 수 있고 뛰놀 수 있도록 시골에 가서 살자싶어 서천에 땅도 샀었는데 갑자기 부산으로 오게 되어 그 꿈음 이루지 못했어. 만약 부산으로 오지 않고 원래 계획대로 서천에 가서 살았더라면 우리 이랑이, 공기 좋은 곳에서 신나게 뛰놀아 암에 걸리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그러다가 하늘 나라 갔을 수도 있었겠지... 지나고나서보니 어느게 더 옳았던 건지 모르겠네...
myj4528
17-03-20 01:33  
이랑아~엄마가 오늘도 조금 늦었지. 우리 이랑이도 잘 알잖아. 엄마가 항상 3월 이맘때 정신없이 바쁜 거... 그래서 이랑이를 엄마 등뒤에 앉혀 놓고 있으면 엄마가 자리를 뜨지 않으면 몇시간째 이랑이가 쉬를 참았었지. 그러다가 도저히 못 참겠으면 의자에서 점프해서 뛰어내려서는 혼자 쉬하고 왔었잖아. 이랑이가 걷지 못하게 되면서는 의자에 앉히지 않았었어. 한 번 앉혔다가 이랑이가 예전 생각하고 점프를 시도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뼈가 으스러질뻔하였어 그치. 그 날부터 엄마는 앉은뱅이 책상을 사서 바닥에 앉아서 생활하기 시작했었고... 불과 얼마전의 일인데 그 사이 엄마는 앉은뱅이 책상이 아닌 일반 책상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네. 그리고 이랑이가 앉던 엄마 등뒤의 자리는 동군이 오빠 차지가 되었고... 그런데 동군이 오빠는 분리불안이 심해서 엄마와 안 떨어지려고 해. 그래서 의자 위에서 그냥 소변을 보는 일이 자꾸 생겨...이랑아~ 아무리 바빠도 이랑이 만나는 일은 소홀히 하면 안되는데 정말 미안... 대신 내일은 조금 만나자~
myj4528
17-03-20 19:47  
이랑아~오늘 집에 와서 동군이 오빠 간식을 챙겨 주고 나니 와작와작 사료씹는 소리가 나더라. 알고 보니 간식 먹고 나서 갑자기 배가 고픈 걸 느낀 동군이 오빠가 사료를 먹고 있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어. 저녁 챙겨줄 시간이 되어서 사료를 먹었으니 베네풀은 안줘도 될까 궁금하더라. 그래서 사료통을 보니 꽤 많은 양이 없어져 있길래 기분이 좋았어. 한동안 사료를 먹지 않아 걱정했었으니까... 그런데 문득 보니 동군이 오빠 앞니가 하나가 안보이는거야. 흔들거리는 앞니가 기어코 빠져버린거야. 사료 먹으로면 삼켜버렸는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네. 우리 이랑이는 난소암, 자궁암 수술하는 사이 담당 선생님이 이빨을 거의 20개 가까이 빼버린 바람에 충격 그 자체였었기 때문에 동군이 오빠는 디스크 수술 받을 때 치아 건드리지도 말라고 신신당부했었잖아. 그런데 오늘 이렇게 자연스럽게 치아가 하나 빠져 주니 얼마나 고맙든지... 피도 안 났는지 입안 요리 살펴 봐도 잇몸이 깔끔하네... 우리 이랑인 잇몸도 많이 약했었지. 독한 약을 계속 먹어대니 점점 약해져 갔었고... 동군이를 보면 이랑이와 다른 점을 차 많이 찾게되네...
myj4528
17-03-21 22:36  
이랑아~날이 따뜻하니 이랑이 생각이 더 많이 나. 건강할 때 더 많이 산책해 둘 걸 하는 아쉬움. 이쁠 때 더 많이 봐 둘 걸 하는 아쉬움. 장난칠 때 더 많이 이뻐해 줄 걸 하는 아쉬움.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때라도 덜 혼내킬 걸 하는 아쉬움. 쓸쓸하게 집에 있는 시간을 너무 많이 준 것 같은 아쉬움. 넘치도록 잘 해 준 것보다 항상 아쉬움만 남는구나. 이랑아~ 엄마에게 다시 한번 더 찾아와 준다면 엄마는 정말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myj4528
17-03-22 21:57  
이랑아~오늘 학교 가기 전에 동군이 오빠랑 아파트 한바퀴하는데 이랑이 친구 야옹이가 햇볕이 좋아서인지 차 위에 앉아 있더라. 그런데 조금 가니까 또 다른 야옹이가 있는거야. 날이 따뜻해지니 우리 아파트 야옹이들 총출동했는지 5마리가 나란히 앉아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어. 동군이 오빠와 눈싸움을 한참 하다가 동군이 오빠가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니 여기저기 숨어버렸어. 동군이 오빠는 차 사이사이로 야옹이들을 찾으러 다니고... 동군이 오빠는 정말 신나 보였어. 집에서 숨바꼭질 놀이 하면서 베란다 창고에 한번 숨었더니 엄마가 아예 살진줄 알고 얼마나 불안해하던지... 이제 숨바꼭질을 하지도 못해... 눈앞에 안 보이면 엄마가 사라진줄 알고 겁을 먹으니까 말야. 이랑아~ 우린 하루하루 새로운 얘깃거리들이 이렇게 늘어가는데 우리 이랑이의 시간은 9월 14일에 멈춰 있으니 그게 참 속상하다...
myj4528
17-03-23 22:52  
이랑아~ 오늘 길가에 벚꽃이 펴서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걸 봤어. 아직 아파트 마당 앞의 커다란 벚꽃나무에 꽃이 피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햇볕이 잘 드는 곳의 나무는 벌써 꽃잎이 날리고 있어. 우리 이랑이는 산책하다가도 벚꽃잎이 바람에 날리면 그걸 깡총깡총하며 쫓아다니길 좋아했어. 그래서 엄마가 일부러 꽃잎을 손바닥 가득 모아서 이랑이 머리 위로 뿌려 주기도 했지. 그럼 신나서 꽃잎을 맞으려고 더 열심히 점프를 하면 뛰었는데... 간혹 꽆잎이 어떤 맛인지 궁금했는지 입속에 낼름 삼켜 보다가도 이내 뱉어버리기도 하고...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비가 오면 비를, 그리고 꽃잎이 날리면 그 꽃잎을 맞는 걸 그리도 좋아하던 우리 이랑이. 이제 앞마당 벚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얼마나 또 생각날까...
myj4528
17-03-24 19:16  
이랑아~ 집에 오는 길에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공인중개사 사무실 안에 하얀 말티즈 한마리가 너무나도 큰 소리로 짖고 있더라. 보호자가 사무실에서 키우는 강아지인 모양인데, 잠시 외출했는지 혼자서 불안해서 어찌나 짖어대든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전에 애견호텔에 동군, 이랑이를 맡겼을 때를 떠올려 보면 거긴 병원이 아니었기에 밤이 되면 직원이 퇴근을 했을텐데 깜깜한 그 곳에서 낯선 강아지들과 함께 철망에 갇혀있었을 거란 생각에 너무나 소름이 돋아. 몇번 그렇게 맡겨 보니 우리 이랑이가 평소 안하던 피똥도 싸고 해서 그 다음부터는 안 맡겼었어. 스트레스에 취약한 이랑이인 걸 몰랐을 때 일이야. 그 후에는 작은 방 안에 동군이, 이랑이를 가둬 놓고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었어. 짖는 소리가 새어나갈까 하여 창문까지 꼭꼭 잠그고 갔었는데, 그 좁은 곳에서 둘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벽지를 다 뜯어 놓은 적도 있었지. 지나고 생각하면 엄마의 무지함이 이랑이를 힘들게 한 거였어. 이랑아~ 아기때의 그런 일들은 다 잊고, 아픈 우리 이랑이 잘 간호해 주던 엄마를 기억해야 해. 알았지?
myj4528
17-03-26 12:42  
이랑아~ 엄마는 어제 필사단 워크숍을 다녀왔어. 우리 이랑이를 보내고 슬픔을 가눌 수 없을 대, 책 한권을 필사하는 모임에 신청을 햇고 선정이 되었었어. 이랑이 생각을 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필사를 하다 보니 어느새 책 한권 필사를 마치게 되더라. 어제 그 필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필사를 하게 된 이유, 방법 등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었어. 1박 2일의 일정이지만 엄마는 지벵 혼자 남은 동군이 오빠를 생각해서 당일 일정만 참석하고 왔어. 가 보니 엄마처럼 강아지를 잃은 슬픔에 필사를 하게 된 사람이 또 있더구나. 자그마치 18년을 함께 한 강아지를 잃었다고... 엄마는 누구보다 그 슬픔을 잘 알겠더라. 우리 이랑이~ 엄마에게 참 많은 걸 주고 가는구나. 지금 이 순간도 많이 사랑하고 고마워~
myj4528
17-03-27 19:39  
이랑아~이 곳 파트라슈 사이트에는 우리 이랑이처럼 엄마 사랑을 듬뿍 듬뿍 받다가 하늘나라로 떠난 강아지들이 많이 있어. 그런데 유독 시츄 강아지들이 눈에 많이 띄네. 우리 이랑이 아파서 병원 갔을 때는 시츄 강아지는 많이 없었는데 그치. 이랑이는 말티즈 친구들이랑 가갑게 지냈는데, 하늘나라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는지 모르겠다. 이랑이는 좋아서도 깡깡거리는데 혹여 이랑이가 싫어서 그러는줄 오해하는 강아지들이 없었으면 해. 우리 이랑이는 기분이 좋아도 깡깡, 기분 나빠도 깡깡, 낯선 사람을 만나도 깡깡, 아는 사람을 만나 반가워도 깡깡거렸지. 모르는 사람들은 이랑이가 까탈스럽다 할지도 모르겠지만, 엄마는 그 미묘한 짖음 소리를 다 감별할 수 있었어... 이랑아~ 너무 많이 짖어 목이 쉬어 있던 이랑이가 생각나. 하늘나라에서는 많이 짖지 말고 강아지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렴~~~
myj4528
17-03-28 21:08  
이랑아~ 봄이 되어서인지 길을 떠도는 야옹이들이 너무 많이 보여. 길 건너 주택가 야옹이들은 주택을 허물고 원룸이 들어서면서 삶의 터전을 잃고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말야. 많은 사람들이 야옹이를 염려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야옹이에게 밥을 주는 걸 뭐라 하기도 하고... 동군이 오빠를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조차 눈치를 보게 되네. 우리 이랑이는 엘리베이터 타는 걸 무서워해서 늘 안아달라고 보채어서 문제가 없었는데, 동군이오빠는 자기가 직접 걷겠다고 안기지도 않아. 그래서 관리실에 택배를 탖으러 갈 때도 이랑이는 품 안에 쏙 넣어서 갔다 오곤 했었잖아. 동군이 오빠는 그 사이 집에서 기다리면서 늑대처럼 울부짖고... 이제는 그런 시간들이 다 추억처럼 느껴져. 동군, 이랑이 둘을 동시에 안고 일어설 때의 그 묵직함도 무척 그립네... 동군이 오빠가 베란다 창문을 열고 공기를 마시면, 절대로 이랑이를 잊지 말라고 당부한단다. 이랑아~ 나중에 아주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동군이 오빠를 만나거든 이랑이가 먼저 인사 건네주렴~ 너무나 오랜 시간 혼자서 쓸쓸히 보내고 있는 동군이 오빠를 위해...
myj4528
17-03-29 22:43  
이랑아~오늘 아침에 학교를 가는데 터널 안에 야옹이가 차에 치어 있더라. 어제 비가 와서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 야옹이가 추위를 피해 터널 안으로 들어간 모양인데 미처 갓길로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나봐. 하루종일 그 모습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아 무척 힘들었어. 집으로 오는 길에도 야옹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더라. 아무래도 터널 안이라 치우기가 쉽지 않았나 봐. 내일 아침 학교 가는 길에도 야옹이가 그대로 있으면 어쩌지... 길을 떠돌아다니는 힘든 생활을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서도 길에서 생명 줄을 놓은 야옹이가 너무 안되었다 싶어. 우리 이랑이는 엄마와 함께 있다 하늘 나라 간 거니까 행운인가 싶기도 하고...엄마가 학교가 있을 땐ㄴ 하늘나라 가지 말고 기다리란 말, 아무리힘들어도 엄마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엄마 보는 앞에서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하늘나라 가자는 그 말, 우리 이랑이는 정말 약속을 잘 지켜줬어. 힘들었을텐데 버티고 버텨준 이랑아~ 참 많이 고마워...
myj4528
17-03-30 19:57  
이랑아~아파트 앞마당에 벚곷이 정말 예쁘게 피었네. 동군이 오빠는 데리고 산책 갔다 오는데 바람이 안 불어 조금 아쉬웠어. 바람이 불어 벚꽃이 날리면 더 좋았을텐데... 이번 주말이 지나고 나면 이 꽃잎들도 다 떨어지고 말텐데 아쉬워... 동군이를 번쩍 안아서 나뭇가지 근처에 얼굴을 가져다 주고서는 우리 이랑이가 좋아하는 이랑이 곷이라고 했더니 동군이 오빠가 코를 씰룩거려. 참 귀엽고 사랑스러워. 우리 이랑이가 있었더라면 이 시간들이 더 행복가득할텐데... 이랑아~계절이 바뀌고 세간이 흘러도 엄마 마음 속에는우리 이랑이가 떠나지 않아...
myj4528
17-03-31 21:29  
이랑아~오늘은 금요일이라서 동군이 오빠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일직 집에 왔어.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핸드폰이 없는거야. 학교 화장실에 두고 온 게 생각나 얼마나 놀랐는지... 다시 학교로 가는 길에 제발 핸드폰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길 얼마나 바랐는지... 핸드폰 속에 우리 이랑이의 마지막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옛날 사진은 복구가 안되어 이랑이 아픈 이후이 사진들만 있는데... CCTV 캡처한 사진들.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이랑이의 온 몸을 알코올로 깨끗이 닦은 사진들. 수의 입은 모습, 화장을 하고 난 가루, 스톤으로 만들고 난 뒤, 마지막으로 종이함에 담아 낙동강에 보내기 직전의 모습들... 정말 핸드폰마저 잃어버리면 정말 큰일 나는데 싶어서 달리고 달렸어. 20-30분이 지나고 난뒤라서 누가 가져갔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든지... 더군다나 로비층에 위치한 화장실이라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이다 보니 걱정이 더 컸어. 그런데 우리 이랑이가 도운 걸까? 너무나 거짓말처럼 그 자리에 핸드폰이 그대로 있더구나... 가슴을 얼마나 쓸어 내렸는지 몰라. 이랑아~ 이랑이 사진 잘 정리해서 따로 잘 둘께. 엄마는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다는 점때문에 핸드폰에 저장해 둔 거였는데 생각이 짧았어. 핸드폰 속 사진첩에서라도 이랑이를 볼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myj4528
17-04-01 16:02  
이랑아~갑자기 봄비가 또 내려. 벚꽃이 다 질 것 같아 걱정이야. 주말인데도 비가 오니 동군이 오빠 산책도 못하고 참 아쉬워. 봄이 되면 아파트의 산책나온 강아지들 존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아쉬워라. 간간히 들려오는 강아지의 짖는 소리. 우리 이랑이와 짖는 목소리가 비슷한 맞은 편 동의 말티즈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예전에도 이랑이가 짖으면 따라 짖고, 그 소리에 이랑이도 짖고. 마치 둘이서 대화라도 나누는 것처럼 신기하게도 주고 받으면서 짖던 그 강아지. 우리 이랑이의 짖는 소리가 안 들려서인지 그 강아지 역시 목소리 듣기가 어려워. 가끔 짖는 소리에 우리 이랑이같아서 반가웠는데... 유기견 동물 보호소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공고중이거나 보호중인 강아지들 상당수가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되어 있어. 그중 입양할까를 고민하며 사이트를 자주 찾아 살피던 말티즈는 안락사 당했어. 또 한 마리는 자연사했다고 나오네. 마치 오래도록 알고 있던 강아지를 잃은 것처럼 마음이 아프네. 이랑아~ 엄마를 잃고 떠돌다가 하늘나라로 간 강아지들을 만나면 더 잘해주렴~이랑이는 엄마 사랑을 오래도록 받았으니 그 사랑을 나눠 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myj4528
17-04-02 17:47  
이랑아~오늘 동물동장에서는 분리불안을 겪는 강아지들이 많이 나왔어. 우리 이랑이도 엄마랑 떨어져 있으면 스트레스를 참 많이 받았지. 아기때는 출장갈 때, 동물병원이나 애견샵에 맡기곤 했었는데, 출장에서 다녀오면 이랑이 꼬리가 한없이 말려 들어가 있고, 피똥도 싸고 그랬었지. 한참 크고 나서는 이랑이 발톱 깎을 일이 없었어. 두발로 사정없이 벽지를 뜯어서 드러난 시멘트를 다시 두 앞발로 긁어대기 일쑤였으니까. 엄만 그걸 한참 후에야 알았지. 책상 밑이나 아주 구석진 곳을 그렇게 해놔서 몰랐던 거야. 지금 책상 밑과 냉장고 틈 사이에는 이랑이가 갉아 놓은 흔적이 그대로 보여. 화장실 문도 얼마나 긁어댔는지 이랑이가 긁은 자국이 선명해. 그렇게 떨어지기 싫어하던 엄마를 벌써 6개월 넘게 떨어져 하늘나라에 있는데 우리 이랑이 잘 지내고 있는 걸까...
myj4528
17-04-03 19:46  
이랑아~엄마가 동군이 오빠 간식을 한가득 인터넷으로 구매했더니 반려견 전용 상품 구매 안내 메일이 왔어. 가만히 보니 노령견을 위한 유모차도 있네. 가격대가 40만원대인데 엄마는 이랑이에게 휠체어를 태울 생각만 했지 유모차 태울 생각을 미처 못했어. 날씨가 좋은 좀, 가을이 아닌 무덥고 무더운 한 여름에 우리 이랑이는 아프기 시작했으니 욕창이 생길까 걱정도 되고, 잘 먹지도 못하는 이랑이를 무더운 땡볕에 데리고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 그렇다 하더라도 아파트 복도를 거닐거나 하다못해 집 거실과 베란다라도 오갔으면 우리 이랑이가 두세달을 그렇게 무기력하게 방안에만 있지는 않았을텐데... 그래서인지 다른 강아지들은 병원 가기를 그렇게 싫어한다는데 우리 이랑이는 유일한 외출이 하루에 한번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는 거였으니. 이랑아~ 엄마가 우리 이랑이에게 해주지 못한것 들. 나중에 동군이 오빠에게는 하나하나 해 주려는 데 그래도 괜찮지?
myj4528
17-04-04 21:08  
이랑아~날이 다뜻해지다 못해 더워지려해. 동군이 오빠는 이제 옷을 안 입고 지내. 하얀 털을 휘말리며 거실을 누비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끼다가도 거실 한켠에 이랑이 햇빛 보라고 놓아둔 분홍색 방석을 보면 마음 한 켠이 허전하네. 이랑이가 하늘나라 간지 6개월이 지났어도 분홍색 방석은 아직 세탁하지 않고 그대로 뒀어. 이랑이가 한번밖에 앉아 있지 않았어도 행여나이랑이 체취가 남아 있을까 하여 외로운 동군이가 안식처로 삼을 수 있게 뒀던 거야. 그런데 동군이오빠는 분홍색 방석에 잘 안 앉아 있네. 동군이 방석인 하늘색 방석에만 앉아 있고... 하늘색 방석에 가만히 앉아 있는 동군이의 모습을 보면 분홍색 방석에 앉아 있던 이랑이 모습이 떠올라. 이랑아~ 벚곷잎이 휘날릴수록 이랑이를 향한 엄마의 그리움은 더해만 간단다. 엄마는 이제 벚꽃을 이랑이꽃이라고 불러. 우리 이랑이가 귀를 펄럭이며 꽃잎을 쫓아가던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그리워서야. 이랑아~ 봄의 정취를 느끼면서 하늘나라 생활 잘 하고 있어~~
myj4528
17-04-05 23:01  
이랑아~봄비가 촉촉히 내렸어. 이랑이꽃은 바람에 다 떨어졌고... 이러다 무더운 여름이 오려나봐...작년 이맘때 우린 참 행복했었지. 그때는 행복한줄도 모르고 그냥 일상을 보내었는데 그 봄이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쉽게 시간을 흘려 보내지 않았을텐데. 지나간 시간들이 참 야속하네. 이랑이가 남겨준 우유, 동군이 오빠가 잘 먹고 있어. 이랑이 덕에 세산에는 강아지를 위해 준비된 간식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 이랑아~엄마 의자의 뒷자리는 동군이 오빠 차지이지만 엄마의 마음 속엔 항상 우리 이랑이 자리를 남겨놓고 있단다. 이랑이가 늘 앉아 있던 테이블도 그대로고, 이랑이를 위해 쳐둔 울타리도 그냥 그대로 두었어. 하나하나 치워야지 하면서도 그러기가 참 쉽지 않네...
myj4528
17-04-06 16:35  
이랑아~파트라슈 사이트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나봐. 우리 이랑이 인터넷 분향소에 헌화한 갯수를 봐도 그래. 우리 이랑이를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아직 이랑이를 안부를 물어와. 이제 나이가 제법 되었을텐데라고... 엄마가 SNS를 안하니 우리 귀여운 아기 강아지 이랑이가 하늘나라로 떠난 줄을 모르는 사람들도 아직 제법된단다. 일부러 소문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이랑이를 모르는 참 많은 사람들이 이랑이가 좋은 곳에 가 있을 거라고 응원을 해주니 참 고마운 분들이시지 그치. 우리 이랑이는 동물병원에서도 참 이쁨 많이 받았은데... 쬐그만 강아지가 휠체어를 타고 진료실을 누비는 모습을 보며 기특하다고 동양상 촬영을 하는 분들도 계셨었어. 그분들의 응원덕에 어쩜 우리 이랑이가 엄마 곁에 조금 더 있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야. 이랑아~ 하늘나라에서 이곳을 내려다 보거든 많은 이들의 행복을 기원해 주렴~~
myj4528
17-04-07 22:41  
이랑아~오늘은 연수가 있어서 이기대공원을 다녀왔어. 연수 후 광안리로 이동하였는데, 날씨가 좋아서인지 정말 많은 강아지들이 산책을 하고 있더라. 모래사장 위를 거니는 강아지도 있었어. 관절에 무리가 갈텐데 얼마나 좋았는지 모래위에서 몸을 뒤집어 애교를 부리기도 하더라. 우리 이랑이는 14년을 살면서 바닷가를 한번도 못 갔잖아. 물을 무서워해서 목욕할 때도 꼬리를 싹 내리고 으르렁대기 일쑤였는데, 그 점이 참 아쉬워. 이랑아~ 엄마에게 다시 올 기회가 있으면 그땐 아스팔트길 산책은 그만하고 산으로 들로 바다로 많이 놀러 다니자~
myj4528
17-04-08 21:51  
이랑아~동군이 오빠와 아파트 한 바퀴 돌다가 산책 나온 닥스훈트를 만났어. 처음엔 서로 꼬리를 흔들면서 반기길래 도금 가까이 갔더니 둘이서 서열 정리하겟다고 으르렁대는 게 얼마나 귀엽던지... 서열싸움하면 우리 이랑이도 한 몫했었는데 그치... 이랑이는 꼬리 흔드는 속도도 정말 빨라서 눈에보이지 않을 정도였어. 동군이 오빠는 살랑살랑 흔드는데 이랑이는 무슨 스피드게임이라도 하듯이 격렬하게흔들어댔었어... 이랑이가 두발 들고 안아 달라고 조르던 모습부터 간식 준비한다고 씽크대 앞에 서 있으면 얼른 달라고 한 바퀴를 돌고 도 한 바퀴를 돌고 애교를 부리던 모습이 그립다. 동군이오빠 건강이 나날이 좋아지는 건 우리 이랑이가 엄마와 한 약속. 동군이 오빠를 지켜 달라는 말, 조금 더 있게 해 달라는 말. 이랑이가 그 약속 지켜내는 것만 같아 더 고마워...
myj4528
17-04-09 17:12  
이랑아~날이 이제 많이 따뜻해져서 겨울옷을 다 넣고 봄옷을 꺼내려고 하다가 이랑이가 뜯어 먹다 남은 레깅스 바지를 찾아냈어. 우리 이랑이는 엄마가 외출하고 나면 엄마의 냄새를 찾아다니곤 했었지. 그러다 엄마 옷을 발견하면 처음에는 그 위에 또아리를 틀고 살포시 앉아 잇다가 낮잠을 자기도 하고, 그렇게 한참을 지나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옷을 달근잘근 뜯어 먹는 버릇이 있었어. 청바지 양쪽 무릎이 없어져 있는 옷들도 꽤 되었어.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는 그런 습관이 많이 없어졌는데, 그러다가도 여러날을 집을 비우면 곡 옷 한두개가 뜯겨져 있었어. 우리 이랑이 흔적 추억하려고 이 옷은 버리지 않고 두려 해. 이랑아~ 이랑이의 추억 한 자락이라도 잡고 싶은 엄마 맘 이해하지?
myj4528
17-04-10 20:52  
이랑아~ 하늘나라에서는 마음것 스트레칭도 하고 꼬리도 흔들고 그러니? 우리 이랑이는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스트레칭부터 했었는데, 하반신 마비가 오고나서는 스트레칭을 할 수가 없었어. 앞발로 몸을 지탱해서 바닥을 기어다니다 보니 두 앞다리는 하중을 이겨내지 못하고 점점 벌어져갔어. 그때문에 척추에 더 무리가 갔는지도 몰라. 그 과정에서 척수액이 타고 흘러 찌릿한 느낌도 왔을테고 때로는 목이 돌아가서 뻣뻣해지며 고통에 몸부림쳤었어. 처음 하반신마비가 왔을 때 우리 이랑이는 너무 놀랐나봐.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대소변을 보기도 했었어. 그러다 어느 순간 꼬리가 90도로 올라가면 우리 이랑이가 응아 하고 싶은 줄 알고 엄마는 꼬리를 90도로 더 꺾어줬어. 그럼 이랑이는 변을 봤었지. 그런 지난 날들이 불과 엊그제같은데 벌써 7개월이 다되어 간다니... 우리 이랑이에게 하루 한번씩 이렇게 글을 남긴지도 꽤 되었네. 이랑아~ 이랑이를 간병하면서 겪었던 많은 일들은 잊혀지지도 않네. 세상의 많은 일들은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인데 말야. 동군이 오빠가 두 다리를 곧게 뻗고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이랑이를 추억해 본다.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7-04-11 19:48  
이랑아~오늘 인터넷 기사에는 키우던 강아지가 병들어 아프자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 묶은 후 길에 내다버린 보호자의 이야기가 있어. 강아지에게 학대를 가했는지 뒷다리를 못 쓰고 있는데다, 살아 있는 강아지를 봉투에 넣어 묶었으니 호흡도 어려워져 예후가 안 좋은가봐. 인터넷에는 강아지 사진도 올라와 있었는데, 사진 속 강아지는 마치 우리 이랑이가 마지막 숨을 쉬고 더이상 숨을 쉬지 않아 하늘나라 갔나보다 하고 슬퍼하다 파트라슈 운구 박스에 넣어 장례식장에 도착한 후 그 박스를 열었을 때를 떠올리게 했어. 숨을 거둔 이랑이를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 보려 하니 이랑이가 쉬를 했어. 할아버지는 그런 이랑이를 보며 노폐물이 더 흘러나올 수 있다며 수건으로 감싸서 비닐봉투에 넣어 운구박스에 넣으라 했지. 당시에 엄마는 너무나 경황이 없어서 그래야 하는줄 알았어. 장례식장 도착해서 운구 박스를 열어 보니 우리 이랑이의 몸은 이미 빳뻣하게 굳어 있었고, 할아버지 말처럼 노폐물이 더 흘러나왔는지 수건의 색도 바래 있더라. 그 장면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었는데 엄마는 아마 떠올리기 고통스러웠다봐... 잊고 있던 그 장면을 오늘 쓰레기 봉투에 담겨 유기된 강아지 사연과 사진을 보니 생각이 나는거야. 당시엔 장례식장으로 가면서도 혹시나 이랑이 심장이 다시 뛰고 호흡이 돌아왔는데 봉투가 묶여서 살아나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상상마저 했드랬지... 이랑아~ 헤어지고 싶지 않은 엄마 맘 기억하지? 마지막을 더 평안하게 해 주지 못한 죄책감에 엄마가 힘들어한 것도 알지? 콩콩콩 이랑아~
myj4528
17-04-12 23:10  
이랑아~오늘 아파트 분리수거하는 날이어서 할아버지가 분리수거 해 주시려고 집에 오셨어. 아파트 현관에 안전바를 쳐 두어서 할아버지가 문을 못 열고 벨을 누르니 동군이 오빠는 컹컹 짖더라. 문을 여니 동군이를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는 동군이의 건강해짐에 입을 다물지 못하셨어. 컹컹 짖는 소리, 그리고 90도로 세워 흔드는 꼬리, 초롱초롱한 눈, 소리를 들으려고 이따금씩 쫑긋거리는 두 귀... 예전 동군이오빠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 그런데 요즘 초코 강아지 건강이 안좋은가봐. 예전 동군이 오빠처럼 귀도 잘 안들리고 백내장도 심해지고 사료도 잘 안 먹으려한다는구나. 동군이 오빠처럼 액티베이트를 먹여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병원도 데려 가보라 했는데... 우리 이랑이가 하늘나라에서 잘 지켜주니 동군이 오빠는 나날이 건강해지고 굽은 척추도 많이 펴진듯하고, 이젠 산책하면 달리기도 잘해. 엄마보다 앞서서 뛰어가니 이젠 일부러 못 뛰게 할 정도란다. 하늘나라의 이랑이에게 보란 듯이 배를 보이며 애교를 부리는 동군이 오빠를 보면 우리 이랑이의 배가 문득 그립기도 하지만, 이처럼 건강을 되찾은 동군이를 보면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게 되... 이랑아~ 초코 강아지 건강이 안좋다하니 한 가지 더 부탁할께. 이랑이 떠날 때 마지막 인사 정겹게 나누었잖아. 초코의 건강도 지켜주렴~~~
myj4528
17-04-13 21:42  
이랑아~요즘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엄마는 외출하고 돌아오면 목이 너무 아프네. 그렇다고 이 좋은 봄날 동군이 오빠를 집안에만 가둬둘 수도 없고... 베란다 창문을 한번 열어 얼굴만 내밀게 해줘도 너무 좋아하던 동군이 오빠는 대채기도 하곤해... 그만큼 먼지가 많다는 거겠지. 그래서 급기야 공기청정기를 샀어. 처음엔 동군이 오빠도 파란색 램프가 들어오니 신기해하더니 이내 익숙해진 듯해. 처음엔 낯선 물건에 다리를 들고 영역표시를 하면 어쩌나 했는데 그러진 않아. 이랑이가 없으니 모든 게 다 자기꺼라 생각하는지 마루의 데크에도 다리를 안 든지 꽤 되었어. 마약방석도 두면 꼭 찔끔 영역표시를 하곤했는데 이젠 늘 상쾌한 향이 나네. 이랑이거가 없어지는 건 아쉽지만 동군이 오빠가 점점 안정적으로 변해가니 참 다행이다 싶어. 그렇다고 우리가 이랑일 잊은 건 아니니 염려하지말고~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7-04-14 21:27  
이랑아~동군이 오빠의 발바닥 패드의 굳은 살을 보고 있노라면 새까만 우리 이랑이의 도톰한 발바닥 패드가 생각나. 동군이 오빠 발바닥은 이제 색이 점점 바래지고 있어. 동군이 오바는 코 색깔이 변하더니 이제 발바닥 패드 색도 변하네. 우리 이랑이는 눈, 코, 발바닥 패드까지 정말 새까만 색이었는데 말야. 이랑이 눈은 하도 새까마니까 햇볕 아래 있지 않으면 이제 한두살 아기 강아지처럼 느껴졌을 정도였어. 팔다리도 참 가늘도 발톱도 참 날카로왔지. 그때문에 엄마는 이랑이 발톱에 참 많이 할큄을 당했어. 이랑이가 엄마네게 남겨준 영광의 상처들이 엄마의 팔, 다리에는 가득하지... 이랑이는 발톱이 뾰족하게 자랐으니까... 그에 비해 동군이 오빠의 발톱은 참 뭉툭해서 긁혀도 그리 아프지도 않았었어. 그런데 요즘은 매일 산책을 해서인지 발톱이 아스팔트 표면에 닳아서 발톱을 자르려 샵에 갈 일도 없어. 우리 이랑이는 산책을 자주 안 시켜서인지 이랑이가 스스로 벽에다 발톱을 갉아대는 일이 많았는데 말야. 이랑아~ 우리 이랑이의 새까만 눈, 촉촉한 코가 참 그립네~
myj4528
17-04-15 23:38  
이랑아~우리 이랑이 가방을 내려다가 동군이 오빠에게 가져다 줬더니 킁킁하며 냄새를 한참 맡네. 동군이 오빠는 깊은 호흡을 들이마시기도 하고 내뱉기도 하며 한참을 가방 곁을 떠나지 않았어. 이랑이 가방이라는 걸 알기라도 하듯 선뜻 가방 안에 들어가지도 않아. 예전같으면 가방 안에 들어가 자리를 떡하니 잡고서는 어딘가에 데려가 주길 기다렸을텐데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이랑이 냄새가 반가웠는지 그렇지 않으면 이랑이 가방이라는 걸 알고는 들어가지 않으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어. 이랑이 휠체어도 끄집어 내서 동군이 오빠 곁에 가져다 웠어. 이랑이 뒷다리를 메달던 고리에 특히 코를 오래 파묻는 걸 보면 아직 이랑이 냄새가 남아 있나봐. 엄마는  맡지 못하겠는데 말야. 이랑아~ 시간이 흘러가면서 우린 일상으로 잘 돌아와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그러다가도 동물농장이나 세나개와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면 여지없이 이랑이가 생각나 눈물을 흘리기도 해. 동군이 오빠도 같은 마음이겠지...
myj4528
17-04-16 22:44  
이랑아~오늘은 올해 들어 가장 무더운 날이었어. 할어버지 생신이기도 하고 부활절이기도 했지. 삼락생태공원 유채꽃 구경을 하러 갔는데, 우리 이랑이처럼 휠체어를 타고 소풍 나온 비글 강아지가 있더라. 우리 이랑이는 뒷다리가 아예 주저않아 버려서 휠체어에 뒷다리는 매달고 앞다리로만 다녔었는데, 오늘 만난 비글 강아지는 척추수술을 하고 회복중이라 그런지 휠체어에 타고 있었지만 뒷다리도 걸을 수 있더라.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하면서 비글을 쳐다봐주니 비글 강아지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꼬리를 90도로 세워서 흔들어대기도 했어. 비글을 보며 엄마는 이랑이 생각을 했지. 우리 이랑이는 휠체어 타고 거실과 병원 대기실만 다녔지 막상 외출은 한번도 하지 않았었지. 당시 너무 무더운 날씨여서 바닥이 뜨겁기도 했었고, 우리 이랑이가 걷기엔 아스팔트는 너무 위태로워보였거든. 공원에 산책나온 강아지들이 어찌나 많든지 동군이를 데려가지 않은게 못내 아쉽더라. 어떤 경험이든 함께 하고 싶은데 말야... 이래저래 아쉬움이 남네...
myj4528
17-04-17 20:02  
이랑아~베네풀 사료 기억하지? 이랑이가 도통 아무 것도 먹지 않으려해서 펫월드 사장님께 추천받은 간식... 유기농 고구마 말랭이부터 강아지 전용 우유, 각종 고기류 등등 다 안 먹으려해서 마지막으로 도전한 게 베네풀 치킨 스튜였어. 그런데 우리 이랑인 그것조차 먹지 않더라. 얼마나 많이 아팟으면 약이 얼마나 입에 썼으면 늘 고개를 싹 돌리고 먹는 걸 거부했어. 덕분에 남은 간식은 모두 동군이오빠 차지가 되었지. 그중에서 동군이 오빠는 베네풀을 너무 좋아했어. 원래 먹던 사료가 단종되고 동군이 오빠마저 아무 것도 먹지 않으려 할 때, 만난 게 바로 베네풀이었어. 이젠 매일 아침, 자녁으로 먹게 되었을 정도야. 그런데 할머니댁 초코 강아지도 요즘 사료를 안 먹으려 한다네. 박내장도 많이 십해지고 귀도 안 들리고... 그래서 동군아오빠 먹는 베네풀 한통을 전했더니 초코 역시 베네풀을 잘 막나봐. 사료를 살짝 섞어주면 그렇게 잘 먹는다고... 우리 이랑이 덕에 주위 많은 강아지들이 도움을 받네~ 이랑아~~~ 하늘나라 가서도 이쁜 행동 많이 하네~
myj4528
17-04-18 21:12  
이랑아~이랑이가 동군이 오빠에게 남겨준 간식 있지. 오늘 닭가슴살을 끝으로 다 먹었어... 우리 이랑이를 위해 엄마가 얼마나 많은 간식을 준비했는지 잘 알겠지. 마지막 간식까지 동군이가 맛있게 먹는 걸 보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이랑이가 남긴 마지막 간식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참 싱숭생숭해... 이랑이의 흔적들이 하나씩 둘씩 없어지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하다가 그만큼 추억은 더 새록새록 생각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러네. 이랑아~이젠 동군이 오빠 간식을 새로 주문해야 할까봐~ 이랑이에게 못해준거 동군이 오빠에게 다 해주는 거라 생각하고 질투하기 없기다~~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7-04-19 22:25  
이랑아~오늘 창녕 출장을 다녀왔어. 거기 공무원들이 이랑이 안부를 묻더라... 작년 여름에 회의할 때 동군이 오빠는 척추디스크 수술 받고 입원해 있고, 아픈 이랑이를 집에 혼자 둘 수가 없어서 회의때 데려 갔었지. 이랑이 가방 안에 넣어서 무릎에 앉혀 놓고 회의를 진행하니 참석자들이 다들 놀라기도 하고 뭐 저렇게까지 하나 했었어 그치... 그때 일이 기억났는지 오늘 이랑이 안부를 묻는데, 우리 이랑이가 무지개 다리 건넜다고 하니 다들 안타까워 하더라. 건강한 강아지 새로 데려와서 키우라는 얘기도 하고...이제 시간이 꽤 흐르기도 했고 왠만큼 아는 사람들은 다 아니까 이랑이 얘길 꺼내는 사람이 없는데, 오늘은 타지 출장을 가다 보니 이랑이 얘길 나누게 되었네. 이랑아~ 참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이랑이를 기억하고 있지? 그런 강아지도 많지 않을거야.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에서도 사랑 많이 받으렴~ 이다음에 엄마 만나면 그땐 더 많은 사랑 줄께~~
myj4528
17-04-20 22:36  
이랑아~ 요즘 엄마가 조금 바빠서 이번 주 들어서는 동군이 오빠 산책을 시켜주질 못했어. 오늘은 마침 저녁 수업만 있어서 낮에 동군이 오빠 데리고 산책을 했어. 그런데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서 동군이도 엄마도 재채기만 하다 아파트 한 바퀴만 쌩~ 돌고 얼른 집으로 왔어. 예쁘게 목욕시켜 놓으니 백옥같은 털이 더 하얗게 보이네. 우리 이랑이는 목욕 시켜 놓으면 정말 쬐그만했는데... 평소 털에 가려져 있던 작은 얼굴도 도드라지고 그치. 그렇게 목욕 시켜 놓고 학교 다녀와서 동군이오빠를 얼른 안고 베란다 문을 열고 하늘을 향해 이랑이에게 인사를 하여고 하니 동군이 오빠가 쏜살같이 달려가 물을 한참동안 찹찹찹~하고 마시더디 패드에 쉬~~~를 해. 어쩜 우리 이랑이가 하던 행동과 똑같을까. 우리 이랑인 엄마가 올 때까지 물도 안 마시고 사료도 안 먹고 쉬도 안하고 기다리던 강아지였지. 엄마가 집에 오면 그제서야 안심을 하고 물을 마시고 사료를 먹고 그리고 쉬를 했어... 동군이 오빠는 예전에 없던 행동들, 우리 이랑이가 보이던 행동들을 해. 너무너무 신기하네. 우리 이랑이가 엄마 곁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서 더더더 보고싶구나...
myj4528
17-04-21 19:55  
이랑아~ 이곳 파트라슈 사이트에 들어와서 이랑이에게 글을 남기려고 인터넷 분향소 창에 들어오면 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들의 사진이 하나둘 올라와 있어. 대부분  시츄 강아지들이라 말트즈가 눈에 안 띄어 좀 아쉽다가도 말티즈 강아지들은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서 파트라슈를 안 오는 건가 싶기도 해. 그래도 우리 이랑이처럼 이름이 예쁜 강아지는 안보이네~ 이랑아~ 혹자들은 우리 이랑이를 아랑이라고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동군이 오빠를 동건이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지만, 초롱초롱한 눈, 하얀 털, 그리고 귀여운 얼굴을 다들 기억하고 있단다.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에 올라와 있던 그 사진들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야. 엄마가 학교에도 데리고 다녔으니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지. 낙성대 공원, 보라매 공원 산책하며 만났던 사람들도 우리 이랑이를 기억하겠지. 이랑이를 오래도록 치료해 주신 동물병원 선생님들도 우리 이랑이를 기억하실거야. 그 짧은 시간에 유방암, 난소암, 자궁암, 골육종 투병을 하고, 그렇게 빨리 암이 간, 폐, 위, 신장, 비장까지 전이된 강아지는 잘 못 보셨다 하셨으니까 말이야. 그와중에도 우리 이랑이는 너무나 치료를 잘 견뎌주었고, 이랑이가 고생한 거 잘 알아주셨으니 말야. 동군이 오빠가 건강히 잘 지내니까 인사드리러 한번 갈까 싶기도 해. 동군이 오빠를 보면 다들 깜짝 놀랄거야.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동군이 오빠가 펄펄 날아다니니까 말야^^ 이랑아~ 늘 엄마의 마음 속에 서열 1순위인 우리 이랑이~ 사랑해~~~~
myj4528
17-04-22 21:34  
이랑아~동군이 오빠는 기지개를 참 많이 펴~ 동군이 오빠는 척추 디스크가 있으니 기지개를 펴는 건 나름 척추 스트레칭에 도움이 되니까 좋거든. 그덕분인지 휘어진 척추가 점점 펴지는 것 같기도 해. 우리 이랑인 뒷다리가 주저앉아서 앞발로 몸을 지탱해서 질즐 끌고 다니느라 두 앞다리의 간격이 점점 벌어졌잖아. 그러니 앞다리 관절에 정말 많은 무리가 갔을거야. 나날이 살은 빠지고 그러다 보니 두 앞다리 간격이 너무나 벌어져서 엄마는 정말 걱정이 많았었어. 그런데 동군이 오빠는 스트레칭을 많이 하면서부터 점점 벌어진 두 앞다리 간격이 좁혀지고 있어. 이 또한 좋은 징조야~~~ 이랑아~ 공군이 오빠는 엄마가 외출한 사이 마약 방석에 올라가 잠을 자기도 하고, 정해진 장소에 가서 쉬도 하고, 사료도 먹고 정말 일상으로 잘 돌아왔어. 우리 이랑이가 동군이 오빠 제대로 지켜 주고 있는 것 같아서 참 든든해. 동군이 오빠에게도 늘 얘기해. 우리 이랑이가 지켜주고 있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랑아~ 늘 고맙고 사랑해~~~
myj4528
17-04-23 20:45  
이랑아~늘 엄마 베개를 같이 나누어 쓰던 우리 아기 강아지. 동군이 오빠는 이불 위에서 엄마 발 아래에서 자고 우리 이랑인 엄마 팔베게를 하고 늘 이불 속에 쏙 들어가서 잤었지. 이제 이랑이가 없으니 이랑이 자리를 동군이가 차지하게 되었어. 엄마는 동군이 오빠가 팔베게 하는 거도 싫어하고 베개 베고 자는 거도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이랑이가 없으니 자연스레 이랑이처럼 행동해. 어쩌면 그동안 우리 이랑이에게 보든 걸 양보한 것인지도 몰라. 밥을 먹을 때도 이랑이가 먼저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대니 저 멀리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이랑이가 다 먹고 나면 동군이 오빠가 먹었지. 그마저도 이랑이는 입 한 가득 가료를 머금고 방으로 와서 다세 뱉어낸 다음 그걸 다시 하나하나 꼭꼭 씹어 먹는 강아지였어. 나름 이랑이가 서열이 위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기때처럼 빨강, 파랑으로 사료통을 나누어둘 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들어... 이랑이가 없으니 동군이 오빠는 더이상 서열 다투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서 마음이 더 편해진 것도 있겠지만 그마늠 외로움도 따라 커져가고 있겠지. 이랑아~ 동군이 오빠에게 그랬어. 나중에 하늘나라 가서 이랑이 만나거든 이랑이가 먼저 달려오기 전에 먼저 달려가서 이랑이를 알아 보라고 말야...
myj4528
17-04-24 21:37  
이랑아~ 오늘은 낮데 동군이 오빠와 산책하다가 외출하는 스피츠 강아지를 만났어. 두 강아지가 한참을 서로를 향해 눈빛만 교환하다가 서로 가까이 다가가서 냄새를 킁킁 맡더라고. 그렇게 탐색이 끝나고 나니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멍멍 짖어대는거야. 그제서야 서열다툼을 하려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뭔가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 몰라도 말야. 스피츠는 동군이와 더 있으려고 발길을 떼지 않고, 동군이 역시 그런 스피츠에게 자꾸 다가가려고 하니 아파트가 떠나가겠더라고... 오랜만에 만난 강아지가 반가웠을까? 늘 동군, 이랑 함게 지내다 혼자 지내야 하는 동군이가 낯선 강아지에 호기심이 생긴 모양이야. 이랑이 냄새 잊지 말라고 가끔씩 이랑이가 사용하던 넥칼라와 방석, 휠체어 냄새 맡게 해주는 데 그거로는 어림도 없었나보다... 이랑이 발가락 사이의 땀냄새가 그립네...
myj4528
17-04-25 20:36  
이랑아~하루종일 집에 있는 동군이 오빠는 척추 디스크 수술 이후 기력이 많이 쇠해져서 한동안 짖지 않았는데 말야. 오늘 산책하다 만난 야옹이를 보고 얼마나 짖어 대던지 아파트 단지가 쩌렁쩌렁 울리는거야. 그렇게 큰 목소리는 정말 오랜만에 들어봤어. 동군이 오빠는 이제 귀도 잘 들리고 앞도 잘 보고 거기다 목청도 좋아졌나봐~ 지난 번에 신촌 애견샵 아저씨가 동군이 오빠를 보고 걱정 안해도 되겠다 하셨을 때 아직 모른다고 했었거든. 그땐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는데 정말 그 아저씨 말이 맞았어. 요즘 같으면 동군이 오빤 나날이 회춘을 하는 듯해. 우리 이랑이가 엄마 곁을 빨리 떠난만큼 동군이 오빤 그 몫만큼 더 오래 엄마 곁에 있으려나봐~~~ 아기때도 사랑스러웠는데 나날이 더 사랑스럽네...우리 이랑이 사진도 보면 아픈 강아지 같지 않게 눈망울이 너무너무 초롱초롱하고 가끔 찡긋 거리는 눈도 윙크 하는 것처럼 예뻐보여. 이랑아~ 엄만 아직도 이쁜 우리 이랑이 얼굴이 떠올라. 엄마 기억 속에서 영영 잊혀지지마~~~~
myj4528
17-04-26 22:11  
이랑아~ 엄마 학교 앞에 애견샵이 새로 생겼는데, 지나가면서 보니 이제 겨우 눈을 뗐을 것 같은 아기 말티즈, 스피츠들이 투명 유리 안에서 입양갈 가정을 찾고 있더라. 그중 한 마리가 몸을 동그랗게 말고 고개를 파묻고는 눈을 동구랗게 떠서 위로 올려다 보는데, 우리 이랑이가 털을 깎고 와서 부끄럽다고 몸을 움츠리고 있는 모습이랑 어쩜 그리 닮았든지... 그리고 눈을 위로 뜨니 그 동그란 눈의 흰자위가 보이는 게 영락없는 이랑이의 모습이었어. 말티즈는 아기 때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다고 하지만 엄만 아니었거든. 우리 이랑이는 정말 달랐단 말이야. 오늘 지나가면서 만난 그 아기 말티즈는 이랑이와 너무 많이 닮아서 마음이 얼마나 쿵쾅거리든지... 이랑아~ 이렇게라도 우리 이랑이를 추억할 수 있음에 감사해... 보고 싶다...
myj4528
17-04-27 23:58  
이랑아~ 오늘 조금 걱정스런 소식이 있어... 우리 이랑이 친구 노랑 야옹이 기억하지? 아파트 산책하다 가끔씩 마주하는 세 마리 고양이 중 우리 이랑이가 특히 좋아했던 야옹이 말야. 요즘 동군이 오빠와 아파트 산책을 하다보면 늘 정해진 곳에서 마주하게 되는데, 오늘은 그 담장위에 보이지 않길래 그런가보고 하고 지나갔어. 오늘은 동군이 오빠 컨디션이 좋아 보이고, 또 엄마가 내일은 지방 출장을 가야해서 산책을 못하니까 아파트를 두 바퀴 돌았거든. 그런데 두 바퀴째 돌려고 보니까 이랑이 친구 노란 야옹이가 담장 위로 뛰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는거야. 동군이도 반가웠는지 꼬리를 흔들고... 엄마가 한참을 쳐다봤어. 그런데 발가락에 피가 묻어 있는거야. 깨진 유리라도 밟은 건가 싶어 걱정스런 마음에 보고 있노라니 야옹이가 고개를 왼쪽으로 싹 돌리더라. 그런데... 야옹이의 오른쪽 귀부터 얼굴까지 피가 철철... 그 피가 흐르다 못해 발가락까지 묻은거였어. 교통사고를 당한건지 맹수에게 물린 건지 걱정스러워서 관리실에 뛰어가서 구청 유기견, 유기묘센터에 신고해서 구조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지... 그 사이에 엄만 동군이 데리고 집으로 올라와서 동군이 오빠 비상 시 먹이려고 챙겨둔 진통제, 소염제, 시저 간식을 들고 그 자리로 갔어. 그런데 그사이에 야옹이는 사라지고 없더라. 한참을 찾았는데 보이지 않았어. 간식은 챙겨 두고 왔는데 출혈이 심해서 무슨 일 나는 거 아닌가 자꾸 걱정이 되네. 별일 없어야 할텐데... 야옹이 만날 때마다 우리 이랑이는 하늘나라 가서 없다고 매번 얘기하면서 대신 동군이와 잘 놀자고 했는데. 무척 마음이 안 좋아... 이랑아~ 혹시 하늘나라에서 그 야옹이 만나게 되면 우리 이랑이가 늘 그랬듯 야옹이 잘 챙겨주렴~
myj4528
17-04-29 00:31  
이랑아~오늘은 엄마가 좀 늦었지? 군산 출장 다녀오느라 이제 막 집에 왔어. 집에 오는 길에 예전에 이랑이, 동군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간호사님들이 입원실 사진 문자메시지로 보내 준 거 하나하나 보면서 왔어. 사진 속 우리 이랑이는 때로는 컨디션이 좋아보이다가도 때로는 너무 아파 보이기도 하고 그렇더라.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가기 이틀 전 입원해 있을 때 사진에서도 눈망울이 참 초롱초롱했었는데, 수혈 부작용이 우리 이랑이의 목숨을 너무 빨리 앗아간 것 같아 너무너무 속상했어. 이틀 전만 해도 눈이 말똥말똥한 게 엄마 곁에 오래 있을 것 같더라... 휠체어를 씽씩하게 타고 있는 사진 속 이랑이를 보니 마치 이랑이가 아직 엄마 곁에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였어. 이랑아~ 아픈 이랑이 모습 말고 엄마 곁에서 밝고 활기찼던 그 시절 이랑이로 오래도록 기억할께~~ 사랑한다~
myj4528
17-04-29 22:46  
이랑아~ 어떡하지... 핸드폰이 문제가 생겼는지 갑자기 사진 폴더의 사진이 다 사라지고 한 장도 없어... 예전에도 한번 그래서 우리 동군이, 이랑이 사진 다 사라졌잖아. 그래서 엄만 이랑이 아프고나서의 사진들만 가지고 있었는데 그나마 그것도 다 사라졌어... 다행인건 우리 이랑이 사진으로 사진첩 만드느라고 이랑이 사진은 따로 정리해 두었다는거야. 그런데 이제 동군이 오빠 사진이 하나도 없어...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나서 동군이 오빠도 많이 아팠기에 혹시 또 이랑이처럼 하늘나라 가게될까봐 사진 많이 찍었는데... 동군이 오빠가 차츰차츰 건강해지는 그 모습들이 없다니... 오늘부터 한장씩 새로 찍어야지... 핸드폰이 자꾸 문제가 생기니 이젠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야하나 싶어... 이랑아~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걸까. 정 떼라고 그러는거 아니였으면 해...
myj4528
17-04-30 22:34  
이랑아~오늘은 날씨가 참 무덥더라. 동군이 오빠가 좋아하는 파란 이불을 이제 넣어야 할까봐... 파란 이불은 우리 이랑이라 하늘나라 가기 전 마지막으로 누워 있던 이불인데... 분홍색 이불도 있는데 동군이 오빠는 늘 파란 이불 위에만 있었어. 엄마도 왠지 파란 이불 위에 있으면 잠이 더 잘 오는 것 같기도 했고...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도 한동안 빨지 못하던 그 이불이었잖아. 이제 날이 무더우니 파란 이불을 넣고 까슬까슬한 이불을 꺼냈는데, 이 역시 우리 이랑이와의 추억이 깃든 이불이지... 세탁을 하면 금방 마르는 재질이어서 하루에도 수십 번을 이불에 오줌을 싸는 이랑이때문에 그 이불은 얼마나 자주 이용했는지. 아침에 빨고 말리고, 또 저녁때 빨았는데... 이불 하나만 봐도 우리 이랑이가 누워 있던 모습, 쉬하던 모습. 그리고 콩콩거리며 힘겹게 옆으로 이동하던 모습이 다 생각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강렬한 인상으로 남는 것만 같아. 이랑아~ 엄마의 추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으렴~~~
myj4528
17-05-01 22:40  
이랑아~새벽에 잠을 자는데 동군이 오빠가 구토하는 소리가 나더라. 엄마는 한번 잠들면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하는데 희안하게 동군, 이랑 구토하는 소리는 얼른 알아차리지... 예전에 이랑이도 속이 안 좋으면 일부러 거실까지 나가서 구토를 하고 방으로 돌아오곤 했지. 엄만 잠결에도 그 소리를 듣고 얼른 깨서 토한 입가를 다 씻기고 배도 살살 만져 주고 따뜻한 물을 손가락으로 찍어 입을 적셔주었는데 기억나니. 우리 이랑인 엄마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구토를 하기도 했었는데... 노란 거품 가득한 구토물을 보면 걱정이 많이 되서 배에 귀를 가져다 대면 꼬르륵 소리가 났어.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가던 그날 새벽에 그렇게 이랑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더라. 위장이 꼬인건지 무척 주기적으로 소리가 났었어... 일주일 넘게 빈속에 진통제만 먹었으니 위가 꼬여도 단단히 꼬였겠다 싶었고, 그 속이 얼마나 쓰렸을까 싶기도 했었어. 동군이 오빠는 토마토를 먹어서 그런가봐. 엄마가 방울토마토를 먹다가 조금 떼어내서 줬더니 그걸 그렇게 씹지도 않고 받아 먹더니, 평소 잘 안 먹던 걸 먹어서 그랬나봐... 새벽에 엄만 얼마나 놀랐든지... 이랑아~ 동군이 오빠 잘 지켜줘~~~
myj4528
17-05-02 22:35  
이랑아~요즘 동군이 오빠는 하울링을 부쩍 자주해. 한동안 안들리는 소리였는데, 하루종일 혼자 있는게 이젠 많이 힘든가봐. 세상의 소리 들으라고 베란다 창문도 열어 놓고 거실 문도 열어 놓고 가는데, 다녀와서 보면 씽크대 위의 생수병도 다 내려 놓고, 문 손잡이에 걸어둔 수건도 바닥에 다 끄집어 내려놔... 두발로 서서 낑낑대느라 허리 많이 아팠을텐데 말야... 우리 이랑이가 비록 움직이지는 못했고, 각자의 케이지 안에 따로 있었지만 곁에 있던 그 시절들이 동군이 오빠는 많이 그리울거야. 이젠 컴퓨터 바탕화면의 이랑이 사진을 빤히 쳐다보는 일도 없어졌거든... 이랑아~ 엄마 꿈에도 한번 다녀가고 동군이 오빠 꿈에도 한번 다녀가주렴~ 하얀 두 귀를 쓸어내리고도 싶고, 촉촉한 코도 한번 만져 보고 싶네~ 우리 이랑이....
myj4528
17-05-04 00:01  
이랑아~연휴라서 동군이 오빠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 우리 이랑이, 몸은 곁에 없지만 늘 우리와 함께라는 거 알아~~ 동군이 오빠는 이제 백내장도 많이 좋아져서 눈동자도 예전처럼 흐리지 않고 까맣게 보여. 우리 이랑이가 하늘나라에서 지켜 주고 있는 거 다 알아. 이랑아~ 엄마와 동군이오빠가 우리 이랑이 많이 그리워하고 있단다. 사랑해~
myj4528
17-05-04 21:24  
이랑아~ 코카스파니엘 수리와 가든이 강아지 기억하니? 우리 동군이, 이랑이 산책 가다가 알게 된 강아지들... 수리는 일아이와도 친하게 지냈었잖아. 한동안 안보여서 이사갔나 했더니 오늘 산책 나온 걸 봤어. 이제 2살이 되었다는구나. 우리 이랑이 2살때는 정말 장난꾸러기였는데, 수리와 가든이도 혈기왕성하더라. 동군이가 건강히 잘 있다고 소식 전했더니 우리 이랑이가 먼저 가면서 동군이를 지켜주는거라고 하시더구나. 다들 우리 이랑이를 착한 강아지로 기억하는거야... 이랑아~ 피흘리던 우리 아파트 야옹이는 오늘도 보이지 않네. 길목에 간식 챙겨주고 왔는데, 몰래 먹고 갔는지도 모를 일이야. 이랑아~ 사람들이 강아지를 많이 키우는만큼 힘든 일을 겪는 강아지들도 많아질거야. 하늘나라에서 만나는 강아지들 무슨 사연있는지 잘 들어주렴~ 나중에 엄마가 이랑이 만나면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느라 짖무른 우리 이랑이 엉덩이 토닥토닥해줄께~
myj4528
17-05-05 21:53  
이랑아~오늘은 어린이날이야. 할머니가 어린이날이라고 동군이 데리고 놀러 오라고 하시네. 동군이는 이제 어린이가 아니라 할아버지라고 어버이날에 놀러가겠다했어. 동군이, 이랑이는 아기때부터 너무 어른스러워서 엄마가 강아지를 키우는게 아니라 강아지들이 엄마를 키우는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 산책도 엄마보다 앞서 가기도 했고... 엄마가 안 좋은 일이 있어 속상해하면 이랑이는 조심스레 다가와서 빤히 쳐다보다가 앞발로 툭 한번 건드려보기도 하고, 빙그레 웃어주면 꼬리치며 달려오곤했었지. 엄마가 오랫동안 집을 비우면 알아서 밥도 잘 챙겨 먹다가도 아파서 갑자기 입원을 하게 되어 집을 비우는 날이면 밥 안먹고 기다리기도 했었어. 예전엔 어린이날이라고 이랑이에게 예쁜 옷도 사주고 그랬는데 기억나니?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에서도 신나게 뛰놀아~~
myj4528
17-05-06 20:27  
이랑아~연휴라서 인터넷으로 이것 저것 검색해 보다가 "지금 당신은 개보다 행복한가요-개에게 배우는 삶의 소박한 지혜와 행복"이라는 책을 발견해서 주문했단다. 책 소개에서 개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고 나와 있네. 정말 이랑이는 엄마의 표정, 몸짓, 입는 옷, 들고 나가는 가방, 외출하는 시간에 따라 때로는 으르렁대기도 하고 때로는 먼발치에서 고개를 싹 돌리기도 했었지. 아침에 출근할 때는 헤어지는 뒷모습을 보여 주기 싫었는지 테이블 밑으로 쏙 들어가 내다 보지도 않다가도 퇴근 후 택배 가지러 관리실에 잠깐 나가려고 하면 그렇게 따라나오고 싶어서 안달이었어. 그 차이를 어떻게 알아채는지... 평일 출근할 때와 주말에 출근할 때도 다른 모습이었어. 그때문에 엄마는 이랑이와 헤어지는 게 싫어서 몇번을 들어오고 나가고를 했었어. 이랑아~ 헤어지고 나니 소중함을 더 느껴. 동군이오빠보고 이랑이처럼 사라지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하며 하루를 보냈네. 이랑아가 보고 싶지 않냐고 동군이에게도 말 걸면서 말이야...
myj4528
17-05-07 23:07  
이랑아~ 오늘은 동물농장하는 날이야. 오늘 방송된 강아지 사연은 우리 이랑이를 생각나게 했어. 백구라는 강아지가 주인이 떠난 자리를 오래도록 지키다 주민이 동물농장에 신고를 하였어. 그런데 백구의 배가 많이 불러서 새끼를 가진건가해서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종양이 발견되었더구나. 그것도 골육종... 우리 이랑이조 처음에 걷지 못하게 되어 스테로이드 치료도 해보고 온갖 검사를 다 했지만 결국은 골육종으로  판명이 났지. 여러가지 종양 중 예후가 가장 안 좋다는 종양... 우리 이랑이는 그래도 수술은 시도했었는데, 방송의 백구는 수술조차하지 못할 정도로 강의 90퍼센트가 종양이라고 하더구나. 우리 이랑이도 하늘나라 가기 직전에는 종양으로 내장기관이 가득찼었는데... 이랑이는 항암제도 사용하고 온갖 진통제도 사용했었는데, 방송에 나온 백구는 너무 늦게 발견한 것 같더라... 백구를 보면서 우리 이랑이는 그래도 치료기회가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도 했어. 마지막까지 치료에 임해준 이랑이였기에 더 고마웠고... 이랑아~엄마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하늘나라로 먼 길을 떠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랑이와 함께 치료받으러 병원 다녔던 하루하루가 생각나. 안락사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 이랑아~ 언젠가 만날 때까지 잘 있어~
myj4528
17-05-08 22:15  
이랑아~ 오늘 어버이날이라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초코 강아지 건강이 많이 안좋다고 해.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 이랑이가 많이  아플 때의 모습인 것 같은데... 늘 누워만 있고 겨우 고개를 들고, 배는 불러 오고 말야.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좋으련만 정말 큰 병이 있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걱정이 되서 병원도 안 가고 있나봐... 초코 강아지도 동군이 오빠만큼 나이가 많은데... 초코는 출산 경험도 있어서 건강할거라 믿었는데 갑자기 안 좋아졌다니 걱정이 되네... 할아버지는 우리 이랑이 뿌려준 강가에 가서 이랑이 생각도 하셨다는데... 이랑아~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하게 오래오래 있다가 하늘나라 갔으면 해... 이랑이가 지켜줘야 할 강아지가 참 많네... 동군이오빠와 초코 강아지는 꼭 지켜줘~~~
myj4528
17-05-10 04:40  
이랑아~엄마가 보고서를 쓰느라 그만 이랑이에게 글 남기는 걸 잊어버렸네... 동군이 오빠 저녁 챙겨 주고 이랑이에게 글 쓰려고 하다가 대통령 선거 결과에 관해 문자 메시지 주고받느라 타이밍을 놓쳤네. 그리고 바로 보고서를 쓰느라 시간이 이리되버렸어. 이제 다 마무리하고 컴퓨터를 끄려다 이랑이 생각이... 예전에 우리 이랑이 있을 때도 엄마가 가끔 밤을 새면 이랑이는 의자 뒤에 앉아 있다가 어느 순간 바닥으로 폴짝 뛰어내려 가서는 화장실 앞에 가서 쉬를 하고 왔었어. 그리고는 다시 의자에 앞발을 가져다 대고 다시 의자 위로 올려달라고 했었지. 동군이 오빠는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 있긴 힘든가봐. 의자위에 올로 오고 싶다는 의사도 적극적으로 나타내지는 않고 그냥 책상 아래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정도란다.  의자 위에 올려 주면 곧 내려 가고 싶어하기도 해. 동군이 오빠는 이랑이와 성격이 다르니까... 이랑아~엄마가 열중하느라 잠시 이랑이를 잊었지만 서운해 하지 말길 바래~~~
myj4528
17-05-10 22:44  
이랑아~오늘 집에 오니 주문해두었던 대형패드가 도착해있네. 2003년, 욕창이 있는 와상환자의 베드 밑에 까는 용도로 개발되었던 패드를 사서 우리 강아지들 배변 패드로 사용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때 그 사장님께 건의해서 겉표지를 애견용이라 바꾸면 장사가 잘 될거라 했더니 정말이지 그 사장님은 대박이 나셨지... 그렇게 사용해 온 패드. 이랑이 떠나고 나서는 하루에 패드 1장이면 족하였는데 이제 그 패드도 바닥을 드러내었어. 늘 주문할 때면 대형 200매짜리를 주문했는데, 이번에 주문하면서 무척 고민이 되더라. 우리 동군이가 엄마 곁에 얼마나 오래 있을지 몰라서... 그치면 꿈과 희망을 가지고 200매를 주문했었어. 앞으로 200일은 커녕 몇년은 거뜬히 엄마 곁에 있어줄거란 기대를 갖고 말야. 미세먼지때문에 산책을 못 시키니 동물병원에 전화를 걸어 강아지용 미세먼지 마스크가 있냐고 물었어, 그런데 강아지용은 아직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다네. 그러면서 동군이 잘 잇다는 소식도 전했어.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처음 전화 통화한 거라 간호사님들도 많이 궁금했었나봐. 혹시 동군이 오빠 건강이 안 좋아져서 전화한 걸줄 알고 말야... 우리 이랑이가 하늘나라에서 잘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해. 사랑한다 이랑아~~~
myj4528
17-05-11 23:13  
이랑아~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니? 엄만 여전히 이랑이가 매일 매일 보고 싶어. 동군이 오빠와 엄마는 이랑이가 없어 허전한 마음이 크지만 잘 지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어. 가급적 매일 아파트 한 바퀴를 돌려고 노력하고 있고, 베란다와 복도 산책은 매일 빠짐없이 하고 있어. 우리 이랑이가 누리지 못했던 호사를 동군이 오빠는 누리고 있어. 하늘나라에서 내려다 보면 질투심 많은 이랑이가 속상하겠지만 우리 이랑이 살아있을 때 엄마 사랑 독차지 했으니 동군이 오빠에게 기회를 조금 주렴~동군이 오빠는 나날이 귀여움을 더해가. 15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야. 여기서 행복한 시간 많이 많이 보내다가 이랑이 곁으로 보낼께~ 앞으로 몇년 더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단다...
myj4528
17-05-12 23:36  
이랑아~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와서 동군이와 산책을 나가지 못했어. 베란다 창문을 열고 동군이 오빠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줬더니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데도 고개를 들어 빗방울을 맞으려하더라. 예전에 우리 이랑이처럼... 이랑이에게 비가 뭔지 알려 주려고 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 우리 이랑이도 고개를 들어 비를 쳐다보려 하다가 빗물이 콧잔등에 떨어지니 재채기를 했었어. 빗방물이 코 언저리 털에 방울방울 맺히는 게 참 귀여웠는데... 오늘 동군이 오빠가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 참 신기하게도. 예전엔 비가 오면 이랑이가 우리 보고 싶어서 우는 거라고 말해줬는데, 오늘은 이랑이가 동군이에게도 빗방울 맞는 경험을 해보라고 그런 것 같다고 말했어. 이랑아~ 항상 우린 널 그리워하고 있어...
myj4528
17-05-13 21:50  
이랑아~ 동군이 오빠는 아침과저녁엔 베네풀, 낮엔 고구마나 비스킷 간식을 먹고 가끔은 오리고기나 북어를 주고 있어. 엄마가 외출한 사이 배가 고프면 사료를 먹을 수 있도록 사료통에 사료도 가득 담아 놓고... 예전엔 사료만 먹여야 하는 줄 알고 13년동안 이랑이에게 사료만 먹였네... 하늘나라 가던 14살때가 되어서야 간식을 맛보게 했어... 그 점에 얼마나 미안한지 몰라... 세상에는 강아지가 먹어도 되는 간식들이 많이 있는데 말야. 나중에 이랑이가입맛을 잃어 아무 것도 먹지 않으려 할 때 마지막에 그나마 먹던 게 육포였잖아. 소화가 안될 것 같아 조심스러웠지만 하늘나라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먹고 싶어 하는 것 먹게 해주라 했을 때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 그래서 동군이오빠에게만큼은 똑같은 실수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 이랑아~ 하늘나라엔 맛있는 거 많지? 걱정 말고 맛있게 많이 먹으렴~
myj4528
17-05-14 20:35  
이랑아~동군이 오빠가 오늘따라 무기력해 보이길래 오랜만에 노즈워크 놀이를 했어. 노즈워크 담요를 펼쳐 놓고 간식을 숨겨 놓고 방으로 들어와 몰래 지켜봤더니 코를 갖다 대고 킁킁 거리며 정말 잘 찾아 먹는거야. 다 찾아 먹고나서 더 이상 간식이 나오지 않으니 성질이 났는지 노즈워크 담요 위에 오줌을 싸버리네... 노즈워크 이후에는 확실히 운동량도 많아지고 활발해졌어. 노즈워크라는 것도 우리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 우리 강아지들은 워낙 똑똑하니 인터넷으로 그런 거를 찾아볼 생각조차 못했었는데, 혼자 남은 동군이 걱정에 인터넷을 찾다 보니 이런게 있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어. 우리 이랑이도 노즈워크놀이를 했더라면 하늘나라 가기전 한 두달을 무기력하게 이불 위에서 시간만 보내진 않았을텐데... 움직이지는 못해도 제자리에서 코를 이용하며 노즈워크 놀이라도 했더라면 긴긴 시간 지루하게 엄마만 기다리는 일따윈 없었을텐데 뒤늦게 후히가 밀려오네...
myj4528
17-05-15 23:57  
이랑아~ 오늘은 랜섬웨어 감염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했어. 엄마는 올해 초 이미 감염되어서 우리 이쁜 이랑이 사진을 다 잃었던 터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어. 그냥 오늘은 스승의 날이구나 하는 생각이었어. 엄마에게 가장 큰 스승이 이랑이였다는 걸 안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네. 이랑이는 아기 강아지처럼 늘 작고 귀여웠지만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큰 가르침을 주었단다. 이랑이가 하늘나라 가고 없는 지금조차 엄마에게 많은 개달음을 주고 있는 우리 이랑이. 이랑이에게 에쁜 카네이션을 선물하고 싶다...
myj4528
17-05-16 22:33  
이랑아~요즘은 동군이 오빠와 밤 9시 전후로 산책을 한단다. 낮시간에는 산책할 시간이 없기도 하려니와 산책을 다녀오면 동군이오빠가 피곤해하니까 낮잠을 자게 되면 밤에 잠을 잘 못자게 되어 그래. 그래서 퇴근을 하고 저녁때 산책을 하고, 다녀와서 발을 씻고 저녁을 챙겨주는데, 그리고나서 드라이를 해주면 동군이 오빠는 잠에 곯아떨어져. 물론 산책가서는 야옹이를 찾느라고 지하주차장이며 주차장이며 이곳저곳을 사정없이 누비지. 이렇게 잠들면 아침가지 잘 자는 것 같아. 나이가 많으니 고단함도 빨리 찾아오나봐. 우리 이랑이도 산책하고나면 그날 밤은 정말 쌔근새근 잘 잤었는데... 아프고나서부터는 운동량이 전혀 없고 하루종일 누워만 있으니 깊은 잠에 못 들고 잠깐잠깐식 졸기만 했으니 얼마나 피곤하고 고단했을까. 10분을 자더라도 깊이 자야 하는데, 엄마는 이랑이 욕창 생길까봐 5분, 10분 단위로 계속 자세를 바꿔줬으니 지나고나서보니 부질없는 행동이었다 싶어. 어떤 게 이랑이를 위하는 건지 모르고 그냥 간병인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데 급급했었나봐. 그리고 힘들다고 투정부리고... 이랑이에게 잘 해주려 한 행동들이 이렇게 또 후회를 하게 하네. 보고 싶은 우리 이랑이...
myj4528
17-05-17 23:22  
이랑아~파트라슈 사이트에 보니 요키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갔나봐. 시츄, 요키 강아지들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니? 우리 이랑이는 덩치가 큰 강아지들은 무서워했어도 덩치가 비슷한 강아지 만나면 으르렁대면서 서열 다툼 잘했었는데 그치. 동군이 오빠는 하루종일 집에 있는 거에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집에 오니 사료통을 다 엎어놨어. 예전에도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사료통 다 엎어놓고 거기에 오줌도 싸고 그랬었잖아. 욕구불만때문에... 매일 산책은 시켜주는 데 엄마가 외출해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그런가봐. 동군이 오빠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 저녁 챙겨줬더니 억지로 토하려고도 해. 관심끄려고 말야. 우리 이랑이가 예전에 하던 행동들이잖아. 아파서일 때도 있었지만 관심받고 싶어서 그런 경우가 더 많았던 이랑아~ 이랑이 하늘나라 가 있어도 엄마는 늘 이랑이 생각하고 관심가지니 염려 놓으렴~
myj4528
17-05-18 22:34  
이랑아~ 동군이 오빠는 또 탈모가 시작되었어. 지난 주말부터 너무 너무 바빠서 신경을 많이 못 써줬더니 역시나 욕구불만이 생겼는지 엉덩이쪽 털이 빠져 있네... 이랑이 하늘나라 가고 동군이오빠에게 전념하느라 출근해서 하루에도 여러번 집에 왓다 갔다 했었는데, 이번 학기 들어서 동군이 오빠가 많이 건강해져서 조금 방심했더니 바로 표가 난다. 우리 이랑이는 스트레스 받으면 엄마에게 매달려서 몰랐는데, 동군이 오빠는 혼자 끙끙대고 속으로 삭히다 보니 이렇게 신체 반응으로 나타나네. 내일은 온종일 신나게 놀아줘야지. 우리 이랑이~ 엄마 꿈에 나타나면 엄마가 신나게 놀아줄 준비 되어 있으니까 언제든 꿈에 다녀가렴~ 우리 이랑이가 산책하다가도 안아달라고 보채던 그 시절도 그립고, 동물병원 가서오 엄마와 1센티도 안 떨어지려고 해서 사람들이 놀라워 하던 그 시절도 그리워. 우리 귀염이 이랑이 닮은 강아지는 세상에 한 명도 없다고 얘기한 거 기억하지? 다른 강아지로는 대체할 수 없는 우리 이랑이, 참 보고싶네...
myj4528
17-05-19 16:35  
이랑아~ 일주일 내내 스트레스에 힘들어 했던 동군이 오빠가 오늘 엄마가 하루종일 곁에 있어 주니 잠만 쿨쿨 자네. 밤새 한번도 안 깨고 자더니 아침 먹고 곯아 떨어지다 점심 간식 먹고 또 곯아 떨어졌어. 엄마가 외출해서 CCTV를 살펴 보면 낮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거실과 베란다를 분주하게 다니며 엄마를 찾는 모습이었는데 말야. 일주일동안 나름 피곰했으니 오늘 하루종일 잠에 빠져 들었나 봐. 우리 이랑이도 그랬을까? 엄마가 출장 다녀와서 놀아주려고 하면 귀찮다는듯이 엄마를 피했었잖아. 엄마가 와서 너무 좋은데 긴장도 풀리고 몸도 고단하니 그냥 쉬고 싶었던 걸까. 이랑이가 하늘나라 가기 며칠 전의 일들은 아직도 후회가 되는 대목이야. 이랑이와 함께 있어 주지 못한 그 시간들은 엄마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란다...
myj4528
17-05-20 21:45  
이랑아~ 강아지 이름을 부를 때는 길게 빼지말고 명확하게 불러야 한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엄마가 우리 이랑이더러 이랑아~라고 부른 적도 있지만 이랑!이라고 부른 적도 많이 있었다는 거야. 신경질적인 강아지, 산책하기 싫어하는 강아지도 있는데 우리 이랑인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 오히려 엄마의 짜증도 다 받아주고, 산책은 누구보다 좋아해서 산책이라는 단어만 내뱉어도 목줄 걸린 곳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얼른 가자고 했을 정도니까... 그런 모습이 귀여워서 산책하지도 않을 거면서 산책이라는 단어를 외치는 바람에 이랑이 속이 많이 상했을거야 그치. 일이십분만 시간 내면 되는 것을 그게 뭐라고... 동군이 오빠는 조금 전에 산책하고 왔는데, 경비 아저씨가 동군이오빠더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강아지라고 하네... 우리 이랑이는 동물병원에서 그런 소리 많이 들었었는데... 이랑아~ 이젠 하늘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강아지되거라~
myj4528
17-05-21 21:33  
이랑아~이제 날이 많이 무더워졌어. 여름 날씨같아. 작년 여름 무척 더웠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더우려나 걱정이야. 다행히 오늘은 미세먼지도 없고해서 집에 있는 모든 창문을 열어 두었어. 엄마는 밀린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안자 있었더니 엉덩이가 아프려고까지 해. 동군이 오빠는 엄마가 놀아주니 않으니 속상했는지 혼자서 베란다로 나가서는 두 발을 깡총하고 엄마를 빼꼼히 보네. 나 여기있어요~~라고 하듯 말야. 엄마는 맞장구치면서 동군이 거기 있었냐고 놀라는 척 해줬어. 그랫떠니 방안으로 쏜살같이 달려와서 배를 드러내면서 애교를 마구 떨어. 엄마 사랑을 갈구하는 건 우리 이랑이같아. 엄마 사랑 받으려고 온갖 문제행동도 서슴지 않았던 아기 강아지. 엄마가 가장 바쁠 때 엄마에게 와서 엄마와 여유있는 시간도 많이 못 가지고 떠난 우리 이랑이. 이다음에 만나게 되면 정말 원없이 신나게 놀아줄께. 꼭 놀아주지 않더라도 이랑이와 영원히 함께 할께~~
myj4528
17-05-22 21:01  
이랑아~ 동군이 오빠는 거실을 바라보며 엎드려 있어. 우리 이랑이가 그랬듯이... 날이 아무리 더워도 거실쪽에는 바람이 느껴지니 그런거겠지. 엄마는 집에 오면 늘 방안에서 주로 생활을 해서 거실에 그렇게 바람이 잘 부는지도 몰랐었어. 우리 이랑이가 하늘나라 가고 나서 이랑이가 그리운 마음에 이랑이가 아픈 몸을 이끌고 그렇게 나가고 싶어했던 거실의 그 자리에 누워 보니 바람이 느껴지더라. 그제서야 왜 우리 이랑이가 걷지도 못하는 몸을 이끌고 콩콩 뛰면서 관절이 바닥에 부딪히는 고통을 감수해 가며 한 시간에 걸쳐 방에서 거실로 나간지 알게 되었단다. 오늘은 동군이 오빠가 그 자세를 하고 있어. 가끔 동군이의 얼굴에서 이랑이가 보여. 덩치도 다르고 피부색, 털색, 코 색깔도 다르지만 어쩜 그리 닮았을까. 우리 동군, 이랑...
myj4528
17-05-23 23:35  
이랑아~ 날씨가 무더워지니 동군이 오빠는 조금만 움직여도 헥헥대네. 산책 나가려고 옷을 입히는데 갑자기 앞발을 내놓지 않는거야. 몇번 시도했는데도 도저히 안되겠더라. 먼지가 많은데 옷 안 입히고 산책 나갔다가는 먼지를 다 뒤집어 쓰고 올테니 늘 옷을 입히고 나갔는데, 오늘은 어디가 아픈건지 앞발을 내놓지 않으려 하더라. 엄마는 얼마나 놀랐는지... 그러고 보니 날이 더워 헥헥거리는게 아니라 몸 어딘가 아파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들더라. 우리 이랑이가 어느날 갑자기 못 걷게 된 그 날 밤처럼...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너무 잘 걷고 뛰고 놀던 아이가 갑자기 뒷다리에 힘이 풀리고 다리가 꼬이기 시작하더니 헥헥거리며 온 거실을 불안하게 배회하던 그 날 밤. 걱정이 되어 에어컨도 켜고 선풍기도 켜고 방 안 온도를 떨어뜨렸더니 다행히 헥헥대는 행동은 사라졌어. 한동안 안심하고 있었더니 엄마가 너무 방심한 걸까? 우리 이랑이가 동군이 오빠 잘 지켜봐줘~~
myj4528
17-05-24 22:30  
이랑아~오늘 삽살개 복제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봤어. 오래전 줄기세포 연구가 한창일 때 우리 동군이, 이랑이를 계속 볼 수 있는 길이 열릴까하는 생각을 잠깐 한적도 있었었는데... 그러다 엄마는 우리 이랑이가 뱃속에 아기를 가져서 이랑이와 동군이를 반씩 똑닮은 아기 강아지를 엄마에게 안겨주리라 기대하며 중성화 수술도 안시켰었어. 우리 이랑이는 믿기지 않게도 평생을 아가씨로 살다가 하늘나라로 갔지. 이랑이 닮은 아기 강아지 한명 낳아주고 떠났으면 좋았을 걸. 그랬으면 그렇게 많이 아프지도 않았을 것을 하는 후회도 많이 했단다. 이랑아~ 너무 소중한 우리 아기 강아지. 닮은 강아지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오늘따라 참 보고 싶네...
myj4528
17-05-25 22:44  
이랑~올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더울 거라는 소식이 들려오네. 작년에 그리 더웠는데 올해는 또 어찌 보내누... 그래도 동군이오빠 산책은 시켜야겠지? 날이 덥다는 이유로 비가 온다는 이유로 내가 피곤하다는 이유로 함께하지 못했던 그 시간들이 이토록 후회가 되는데... 이랑아~ 동군이오빠는 털이 많이 자라서 바야바가 되었어. 털이 자라면 동군이오빠는 더 귀여워지는 것 같아. 이랑이도 그랬었지. 하늘나라 가 몇달 전엔 엄마가 가위로 조금식 조금씩 털을 잘라줬었는데, 그래도 얼굴은 건드리지 못해 몸은 털이 조금밖에 없었어도 얼굴은 동그랗게 참 귀여웠어. 언제든 우리 곁에 있는 이랑아~ 올 여름 무덥다고 하니 하늘나라에서도 조심하렴~
myj4528
17-05-27 01:41  
이랑아~엄마가 오늘도 늦어버렸네. 보고서 다 쓰고나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버렸네... 아까 낮에 동군이 오빠랑 산책하고나서 동군이 오빠 미용을 해줬는데, 그때 이랑이에게 글남기러 들어올걸... 동군이 오빠는 바야바 수준이 되어서 얼굴부터 꼬리까지 엄마가 미용을 해 줬어. 예전엔 얼굴과 꼬리는 겁이 나서 하지 못했는데, 날이 너무 더우니까 한번 시도해봤지. 아무리 봐도 너무 잘 한 것 같아... 화장실에 동군이 오빠 눕혀놓고 요리조리 털을 깎았는데, 엄마가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한 시간이 넘게 걸렸어. 그런데 하고나서 보니 훨씬 동안이되었네. 우리 이랑인 미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귀염많은 깍쟁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순둥순둥 강아지가 되기도 했는데... 엄마가 그때는 처음이라 이랑이 털을 예쁘게 잘라주지 못했어. 듬성듬성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말야... 이랑아~ 시간이 지나니 이젠 뭐든 잘 할 수 있게 되었어. 이젠 짜증내지 않고 간병도 잘 할 것 같은데... 이랑이가 엄마 곁에 없네. 이랑이가 참 많이 보고 싶은데.
myj4528
17-05-28 00:17  
이랑아~ 한동안 보이지 않던 야옹이들이 날이 더우니 차량 밑 그늘에서 쉬고 있더라. 이랑이 친구 야옹이와 성격 괴폭한 가만 야옹이. 둘을 동시네 본 날이었어. 동군이 오빠와 야옹이들은 한참을 경계하듯 눈을 마주하다가도 마치 서로 눈으로라도 대화를 나누는듯한 모습을 보이더라. 동군이 오빠는 산책할 때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야옹이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는지 아파트를 몇 바퀴 돌지 않아도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응시하더라. 가뜩이나 날이 무더워 산책을 오래하지는 못했어. 날이 더우니 이랑이 텐트에 동군이 오빠가 들어가 있어. 우리 이랑이 주려고 산 텐트에 이랑이는 몇번 들어가 보지도 못했었는데... 사방이 망사로 뚫려 있고 바닥도 차가워서 답답한 이랑이에게 딱일 것 같아 구입했는데 이랑이는 잘 들어가려 하지 않았지. 엄마가 억지로 두어번 넣었는데도 어느새 낑낑대며 나와 있기 일쑤였어. 그렇게라도 이랑이 체취가 묻어 있어서인지 동군이오빠는 그 텐트의 방석은 발톱으로 다 헤집어 놨어. 영역 표시를 하려는건지 이랑이 내새가 나서인지는 모르겠어. 이랑아~ 날이 무더우니 작년 이맘때가 자꾸 생각나려 해...
myj4528
17-05-2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