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 있을 밍키와 지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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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0 10,647 2013-08-20 17:12



지나야..
6년전 먼저 하늘나라로 간 밍키에 이어 너도 올해 여름을 넘기지못하고 그만 우리 가족 곁을 떠나고 말았구나.
17년을 살았으니 수명을 다 누린 셈이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이 너무 아프다.

지난 97년 동생이 울산 진하해수욕장에 놀러갔다가 해변의 한 슈퍼마켓 앞 평상에 묶여있던 널 보고 주인의 허락을 받고 데려왔었지. 진하해수욕장에서 데려왔다해서 수컷이지만 지나로 이름붙였어. 앞 주인에게 제대로 사랑받지못한 탓에 우리 집에 와서도 쉽사리 잘 안기지않았고 계단 하나도 못올라갈만큼 약해서 늘 신경이 쓰였던 너.

한 7년전인가 아버지가 아침에 너와 밍키를 데리고 산책나가셨다가 그만 널 잃어버렸던 기억이 나네. 어머니는 아버지가 산책 후 밍키만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시는 걸 보시곤 기겁을 하셨고 난 급히 아버지가 지나를 잃어버렸던 곳에 달려가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어. 오래 걷지도 못하는 너라서 어디 차에 치이지는 않았을까 또는 나쁜 사람이 데리고 가지않았을까 하는 걱정에 나도 어쩔 줄을 몰랐었고.. 소식을 들은 동생은 급히 부산 집으로 내려오고.. 아버지는 어머니와 동생의 원망에 괴로워하셨지. 급히 벽보를 만들어 동네에 붙여서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다음 날 연락이 와서 널 찾을 수가 있었다. 예전에 밍키도 너도 한번씩 잃어버렸다가 용케도 찾았었는데 이렇게 무심하게 우리 곁을 떠나다니..

너의 유골은 기장 임랑 해변에 뿌렸다. 납골을 할까 했지만 찾아가긴 어려울 것 같아 그리 했다.
지나야..
너의 육신은 없어졌지만 영혼만은 살아서 이승에 있는 우리 가족과 늘 함께 했으면 해.
그리고 우리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하늘나라에선 부디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