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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0 8,427 2014-05-14 21:11


고등학교를 다니고 나니까 봐줄 시간이 없어 외할머니집에 널 보냈는데, 그 가까운곳을 나는 왜 자주 가지 않았을까. 니가 6월에 우리집에 며칠 묵게 된대서 쓸데없이 안심했나보다. 네군대나 수술하고 숨소리가 안 좋아진 너를 보면서 어렴풋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지만, 갑자기 이렇게 갑작스럽게 여섯살밖에 안되서 떠날줄은 몰랐다. 어버이날에 한번만 찾아갈걸 너는 나를 기다렸겠지. 언니가 육년전에 너를 데려올때만 해도 니가 너무 작아서 언니가 널 안는게 힘들었어. 근데 이제 떠나고 남은 뼈들이 너무 작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안는게 힘들구나. 눈 앞에 있을 땐 기억도 안나던 소소한 일들이 너랑 싸울때도 있었고, 산책을 하기도 했었고, 우리 같이 여행도 다녔었는데. 내가 힘이들고 아플땐 항상 니가 내 옆에 딱 붙어서 가만히 있어줬는데.. 니가 아프고 힘이들때 나는 너를 보지도 못했어. 나는 참 한심하고 못난 주인이라서 니가 가니까 못해준거 밖에 생각이 안나. 마지막까지 나는 정말 못났나보다.

너무 보고싶어서 매일 니가 남긴 목줄만 붙잡고 우는데 아직 거기서 니 냄새가 난다.
장례를 치르는 니 사진들은 눈을 감고있지 않아서 내가 눈을 감겨주고 싶었다.
너무 미안해 이제서야 니 소중함을 깨달아 버렸어.

말을 못하지만 니가 내는 모든 소리들로 나는 니가 하는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고, 눈을 보고 행동만 봐도 우린 서로 통했었는데.
언니가 정말 한번만 찾아갈걸 ..
매일 꿈에 나오더니 이제는 왜 나오질 않니.

폰 언니가 많이 미안해 그리고 진짜많이 사랑해